마포구에 거주하는 회사원 김모 부장은 최근 동네에서 '지방은행'을 발견하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K씨는 "외환위기 이후 잘 보이지 않던 지방은행들이 서울의 동네 깊숙이 진출하고 있다는 것이 놀랍다"고 말했다.
최근 지방은행들이 서울에 다시금 입성하고 있다. 광주은행은 지난 3월18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 마포금융센터지점 문을 열었다. 서울영업부를 시작으로 강남지점, 여의도지점 등 총 6곳의 서울 점포를 운영해 지방은행 중 서울영업점을 가장 많이 보유하게 됐다.
전북은행의 기세도 무섭다. 지난해 서울 강남지점과 여의도지점을 잇따라 개설한 데 이어 3월28일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에 위치한 대륭서초타워에 서초지점을 오픈했다. 대구은행도 서울영업부(소공동)와 강남영업부(삼성동)에 이어 지난해 여의도지점을 신설해 총 3개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이와 같은 지방은행들의 서울 진출은 한차례 아픔을 거친 것이기에 더욱 눈에 띈다. 외환위기 이후 서울 점포를 철수시켰던 지방은행들은 절치부심 끝에 약 10여 년 만에 재도전하는 것.
지방은행의 서울 진출은 역외자금의 원활한 확보와 직결된다. 지방 인구는 감소되고 노령화돼 지역경제가 답보상태인 만큼 자본이 풍부한 서울에서 수익을 끌어내는 것이 절실히 요구되기 때문이다. 김한 전북은행장은 서초지점 개점식에서 "수도권의 풍부한 자금을 도내 중소기업은 물론 주민에게 지원하는 등 지역은행의 역할을 더욱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진출 포부를 밝혔다.
주요 공략지는 강남과 여의도다. 전북은행, 제주은행, 경남은행, 부산은행, 광주은행, 대구은행 등 6개 지방은행이 모두 강남지역에 진출했고, 제주은행을 제외한 5곳이 여의도에 점포를 냈다.
이러한 서울 중심부 공략 전략은 일단 성공적. 이미 서울에 진출한 영업점의 실적들이 탄탄하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보통 은행권에서는 3년 정도 지나야 손익분기점을 넘어서게 되는데 지난 4월에 개점한 여의도지점은 개설 첫해 흑자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또한 140여곳의 점포를 거느린 광주은행의 2010년 말 기준 총 수신고는 12조3610억원. 이 중 1/4에 해당하는 3조1830억원을 5곳에 불과한 서울지역 점포에서 올렸다.
이러한 지방은행의 주요 전략은 '선택과 집중'. 점포 수 등에서 비교가 안 되는 시중은행과 서울에서 정면 승부하는 대신 애향심(愛鄕心)과 중소기업인들을 공략하는 타깃 전략을 펴고 있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지방은행이 서울에서 밀착영업을 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지방 출신 고객들을 위주로 애향심을 고취하는 전략으로 서울을 뚫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은행 관계자 또한 "고작 몇개의 점포로는 시중은행에 맞서 개인고객들을 붙잡는 것이 쉽지 않다"며 "제2금융권의 금리에 부담을 느끼는 중소기업인들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디지털산단1단지 중심사거리에, 상암DMC 등이 조성 중인 마포지역에 광주은행이 문을 연 까닭이기도 하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