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이 심플하지만 아직도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를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시크릿 가든>의 현빈 같은 사람을 만나 둘 다 선택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현빈 같은 캐릭터를 만나기란 하늘에 별 따기이므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둘 사이에서 적당히 타협하며 상대방을 고른다. 현실 속 사랑과 다이아몬드 사이엔 극단적인 선택이 아니라 개인적인 우선순위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나 영화와 드라마는 다르다. 중간도 없고 타협도 없다. 가난하지만 진정으로 사랑하는 이를 고르던지 아니면 앞날이 보장된 재벌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그 선택의 결과가 만들어 내는 갈등을 보여줘야만 재미있어 지니까 말이다. 그러나 이럴 경우는 있다. 지금 당장의 처지는 힘들지만 나아질 기미가 보인다면? 지금은 2등이지만 1등이 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아 정말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랑과 돈 사이에 매리가 선택한 것은
작년 말 KBS에서 방영된 <메리는 외박중>이란 드라마는 이런 고민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한사람을 놓고 하는 고민이 아니라 두사람을 동시에 비교하는 이중결혼을 통해 사랑과 조건 두가지를 모두 체험해 보는 것이다.
현실 속 캐릭터라기보다는 만화 속(실제 만화가 원작이기는 하다)에서 방금 튀어나온 듯한 마냥 사랑스럽기만 한 주인공 ‘매리’는 위험하지만 매력적이고 가수로써의 끼가 충만한 인디그룹의 리더 ‘무결’과 재력가로 태어나 가난을 모르는 도도함과 여유로움이 몸에 밴 재벌2세 ‘정인’ 사이에서 100일간의 이중결혼생활을 하게 된다.
홍대에서 보헤미안의 삶도 살아보고 청담동에서의 럭셔리한 삶도 살아 보면서 사랑과 조건이 주는 달콤함을 몸소 체험해 보는 것이다. 그렇게 100일이 지나고 매리는 누구를 선택했을까? 드라마를 봤던 안 봤던 짐작 할 수 있겠지만 매리는 조건이 아니라 사랑을 골랐다. 왜 그랬을까? 물론 사랑하는 마음이 가장 컸겠지만 이와 더불어 지금은 고군분투하는 무결이지만 멀지 않은 미래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이 아닐까?
◆성장 가능성 더 높은 2등 기업 '다음'
이러한 상황을 주식시장으로 그대로 가져와보자. 포털 업계에서 NHN은 그야말로 1등 공룡기업이다. 검색분야에서는 따라 올 자가 없다. 모든 것을 다 찾을 수 있고 어떤 궁금증이라도 해결할 수 있는 문자그대로의 포털(portal, 정문)이 된 셈이다. 이런 NHN의 뒤를 맹추격하고 있는 기업이 바로 다음이다.
검색분야에서는 아직도 밀리고 있지만 아고라를 통한 여론 형성의 기능과 경쟁사 대비 한발 앞선 지도서비스, 그리고 한발이 아니라 두발은 앞서가고 있는 모바일시장에서의 위상은 점점 커지고 있다. 물론 이렇다고 해도 규모적인 면에서 NHN을 이길 수는 지만 향후 성정 가능성에 배팅한다면 다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동안 정체되어 있었던 다음의 변화된 모습을 살펴보자. 가장 뚜렷한 변화는 성장세다. 본사 기준으로 분기별 매출액을 보면 NHN은 작년 4분기 매출액은 1분기보다 2% 늘어나는 데 그치며 성장세가 주춤한 반면에 다음은 40% 넘게 성장했다. 검색건수가 증가하고 배너광고 단가도 오르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되었다는 평가다. NHN이 오버츄어와 결별함에 따라 다음의 상대적 타격이 클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무색하게 만든 것이다. 시가총액 측면에서 다음은 NHN 대비 8분의 1에 불과하지만 매출액만 보면 5분의 1 수준이다.
수익성도 그러하다. LIG투자증권의 분석자료를 보면 다음의 페이지뷰당 디스플레이매출이 NHN을 앞서기 시작한 것을 알 수 있다. 2010년 상반기에 쇼핑박스 가격 인상을 시작으로 4분기는 디스플레이, 올 1분기에는 쇼핑하우, 썸네일 광고가격 인상에도 Booking Rate를 안정적으로 유지해 수익성이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NHN과 다음에 대해 대부분 buy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참고로 12개월 예상실적 기준 PER이 NHN은 17배 수준, 다음은 13배 수준이라는 것도 알아두자.
다음과 NHN을 비교할 때는 안정된 1위 기업이냐 아니면 도전하는 2위 기업이냐에 초점을 맞추면 된다. 사실 다음에 대한 이번 글은 첫번째는 아니다. 이미 작년 8월 초에 영화 <이끼>를 소개하면서 다음을 관심주로 소개한 바 있다. 당시에도 모바일 환경에서 앞서나가고 있고, 각종 콘텐츠에 대한 열정을 높이 산다고 언급했었다. 그 이후 약 9개월 동안의 성적표를 보면 찬란하다. 같은 기간에 종합주가지수는 약 20% 남짓 오른 반면에 다음은 30% 이상 수익이 났고 자타공인 업계 1위인 NHN은 겨우 1% 남짓 올랐음을 알 수 있다.
필자의 결론은 매우 심플하다. NHN인지 다음인지 선택은 독자의 몫이지만, 중요한 건 다음의 주가는 아직 배가 고프다는 것이고 드라마 속 매리는 세상 모든 엄마의 바람과는 달리 모든 것을 갖춘 1등 신랑감이 아닌 고군분투하는 2등 신랑감을 선택해서도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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