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렇게 받아들이기에는 그들 기업이 실수가 너무 중차대했다. 현대캐피탈은 해킹을 당해 42만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신용사업을 분리해 출범을 앞두고 있던 농협은 전산장애가 발생해 일주일 내내 이용에 불편을 겪었다. 또 호텔신라는 한복을 입었다는 이유만으로 고객을 내쫓았다. 하나같이 우리나라 최고의 기업들이다. 그래서 믿고 이용해 온 만큼 배신감도 크다. 다시는 이들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모든 기업이 고개를 숙이는 일이 절대로 없었으면 좋겠다.
먹통 농협
국내 금융권 사상 최악의 농협 금융전산장애는 '피해도 수습도 모두 최악'이라는 지탄을 받고 있다. 11일 발생된 전산장애는 나흘이 지난 15일까지도 완전복구되지 못했다.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이 대국민 공식사과를 하고 나섰지만, 처리과정을 보면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노트북 달랑 한대 때문에 서버가 다운댔고, 최 회장은 보고조차 받지 못했다며 자신도 당했다는 말을 했다. 완전히 떠넘기기다. 전산만 먹통이 된 것이 아니라 관리체계도 먹통인 농협의 재발견이다.
145년만의 귀환
외규장각 의궤가 돌아왔다. 프랑스에 약탈된 지 145년 만이다. 근래 들어 가장 반가운 소식 중 하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매우 아쉽다. '환수'가 아닌 '대여'이기 대문이다. 우리의 문화재이지만 소유권은 원칙적으로 프랑스에 있다. 정부와 프랑스 측은 수용가능한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평가했지만 아쉬운 마음을 지울 수 없다. 우리 문화재가 아닌 프랑스의 유물을 빌려온 것이로 취급되기 때문이다. 우리 것이 진짜 우리 것이 되는 날이 오리라 믿는다.
은퇴 기로 고리원전 1호기
고리원전 1호기가 지난 12일 전원차단기의 내부손상으로 운영이 정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가뜩이나 일본 발 방사능 오염에 걱정하던 중이었는데 우리나라의 고리원전 고장 소식에 국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고리원전의 재가동 여부도 시비를 가리고 있다. 원전 자체의 수명을 이미 연장한 노후문제라는 주장과 일부 부품이 불량할 뿐이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무엇보다 철저한 조사가 선행되야 할 것이다. 원전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이미 간접적으로 체험했기 때문이다.
손잡은 다음-네이트
2등과 3등이 손을 잡고 1등 타도에 나섰다. 다음과 네이트가 연합동맹을 선언했다. 포털사이트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다음과 네이트 어디로 접속하더라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것은 기본. 무엇보다 ‘검색광고’를 한데 묶은 것이 파격적이다. 이제 광고주가 어느 한쪽에만 광고를 집행해도, 양쪽에 노출되는 2배의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 셈이다. ‘적의 적은 동지’라더니 네이트와 다음이 ‘적과의 동침’으로 ‘공공의 적’ 네이버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까?
위기의 박찬구
금호아시아나그룹과의 계열분리를 착착 진행해 오던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때아닌 검찰의 비자금 수사에 난처해졌다. 지난 12일 검찰은 금호석유화학과 협력업체 등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박 회장이 지인과 처남이 운영하는 협력업체와의 거래에서 대금을 부풀려 차액을 돌려받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의 수사배경과 관련해 형인 박삼구 회장과의 갈등설도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니, 박찬구 회장으로선 이래저래 곤혹스럽다.
한복 벗긴 호텔신라
‘국내 특1급 호텔에 한복이 출입 금지?’ 호텔신라 뷔페 레스토랑에서 한복 차림의 이혜순 디자이너가 입장을 거부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네티즌들이 단단히 뿔이 났다. 한복 출입금지의 이유가 가관이다. 옷의 부피가 커서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가 되는 위험한 의상이라는 것이다. 이부진 사장까지 직접 나서 사과의 뜻을 전했지만, 전통을 거부 당한(?) 네티즌들의 화가 쉽게 가라앉지 않는 건 당연지사. 급기야 올 연말 호텔 등급 재심사에서 ‘특1급’을 빼앗길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불거지고 있다. 글로벌기업 삼성가에서 한복을 위험하게 여긴대서야, 국위선양(國威宣揚)의 뜻을 제대로 알고 있긴 한 걸까?
뉴타운 철회
서울시 뉴타운정책이 사라진다. 뉴타운 개발은 도심 속 낙후지역을 재정비하기 위해 지난 2002년 서울시가 도입한 정책으로, 투기 조장 등으로 부동산시장을 교란시키기도 했다. 결국 서울시가 정책의 문제를 인정하고 기존에 뉴타운으로 지정됐던 지역을 제외하고는 추가 지정은 없다고 밝혔다. 문제가 많은 정책은 당연히 수정하거나 철회해야겠지만, 뉴타운정책 철회가 또 한번 부동산시장에 혼란을 야기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그런데 달면 삼키고 쓰면 뱉을 뿐 뉴타운정책 시행 및 철회로 인해 발생한 문제에 대해 서울시의 책임은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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