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T코리아 측은 이번 담뱃값 인상을 원자재값 상승과 물가인상률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다. 2005년 대비 잎담배 가격이 60%, 인건비가 30% 가량 상승하면서 최근 2년간 영업이익이 34%나 감소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한국금연연구소는 BAT코리아의 담뱃값 인상 요인에 대해 '연매출이 현금거래로 1조원이 넘는 회사가 자금난에 시달리는 것은 억지'라는 논평을 내고 BAT코리아의 주장을 일축했다. 실제 금융감독원의 자료에 따르면 수익성이 악화됐다면서도 지난해 BAT코리아의 당기순이익 122억원이 이 회사의 지분 100%를 갖고 있는 영국 본사에 배당금으로 지불됐다.
원재료값 상승 때문?…"영업손실 소비자에 전가"
이를 두고 엽연초생산협동조합중앙회의 한 관계자는 "이번 인상은 영업손실에 대한 부담을 소비자에게만 전가하는 것"이라며 "담배 수익금은 고스란히 로열티로 빠져나갈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 "수익성 악화라니 말도 안 된다"며 "BAT코리아는 최근 공시한 재무제표를 통해 지난해 총 587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1105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고 밝혔는데 국내외 담배회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20~30%임을 고려할 때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재무제표에도 의혹을 제기했다.
정부도 이번 BAT코리아의 갑작스러운 인상에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정부가 서민물가 안정을 위해 담뱃값을 올리지 말 것을 당부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담배 가격은 대체로 제조업체 출하가격 29%, 담뱃세 53%, 부가가치세 8%, 소매업자 마진 10% 등으로 구성된다. 그만큼 담배사업자가 스스로 가격을 올리고 내리기가 쉽지 않다. 그동안 정부 당국이 세금을 인상하면 이를 계기로 담배회사가 담뱃값을 올렸던 것도 이 때문이다.
담배는 소비자물가지수 산정품목에 포함돼 있어 담뱃값이 인상되면 그대로 물가지수 상승에 반영된다. 실제로 2009년 정부가 담배 부담금 인상을 추진하다가 담뱃값이 서민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을 우려해 포기한 적이 있다.
담배가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8%로, 489개 소비자 물가품목 가운데 14번째를 차지할 정도로 높다. 이는 0.11%인 소주에 비해 10배 이상 높은 수치다. 한국금연연구소측은 "외국계 담배회사의 이번 담뱃값 인상은 끊임없는 탐욕의 소치"라며 강도높게 비난했다.
국산재료 사용 약속, 결국 '공수표'
BAT코리아는 2001년 사천공장을 설립하면서 향후 10년간 한국경제에 1조4000억원을 투자키로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실 투자액은 이에 훨씬 못 미치는 100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1000억원은 토지구입비, 기계장치 구입 등의 비용일 뿐 현지화를 위한 고용창출과 신규투자는 거의 없었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엽연초중앙회 관계자는 "명백한 약속 위반"이라며 "2004년에도 약속 이행(국내산 잎담배를 쓸 것)을 요구하며 공장 앞에서 시위했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엽연초중앙회는 최근 성명을 내고 "외국담배 점유율은 점점 높아져 40%에 달하고 있는데 국내 잎담배 생산 농가는 기름값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농가의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생산 포기농가가 속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BAT코리아 측은 원료는 전량 국내산 잎담배를 사용하며 권련지 등 부재료는 최대한 국산을 사용할 것을 약속했으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다른 외국계 담배업체도 마찬가지다. 말보로, 팔라먼트, 버지니아슬림 등을 생산하는 필립모리스코리아 역시 원료는 전량 국내산 잎담배를 사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지키지 않고 있다.
사회환원은 '쥐꼬리'
외국계 담배회사들의 사회환원도 문제시되고 있다. 국내에서 18%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BAT코리아의 2009년 사회공헌 기부금은 2억7694만원. 당시 매출액이 6004억원인 것을 감안했을 때 0.04%에 불과하다.
그동안 환경보전, 청소년흡연예방, 자원봉사, 사회적기업 지원 등을 통해 사회공원에 앞장서고 있다고 홍보해 왔지만 실제 지출 내용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필립모리스코리아와 JTI코리아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필립모리스코리아는 2009년 8843만원, JTI코리아는 아예 기부금 지출이 없었다. 국내 담배회사인 KT&G가 2009년 426억원을 기부한 것과 대조적이다. KT&G는 매년 매출의 2%를 사회공헌활동에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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