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연일 전인미답(前人未踏)의 길을 가고 있다.
 
일본 대지진과 원전 사고의 여파로 지난 3월15일 장중 1882.09까지 내려간 이후 2231.47이라는 역사적 고점을 찍을 때(4월27일)까지 채 두달이 걸리지 않았다. '골디락스'(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상승세가 지속되는 장세)라는 표현은 너무 겸손하다. 말 그대로  강세장이다.

이번 강세장의 배경은 우선 미국과 중국의 경기 회복세 전망과 2분기 이후 기업실적에 대한 기대치 상승이다. 또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반사이익으로 화학주와 자동차주가 연이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한 이유다.
 
그러나 마음 한구석이 편하지만은 않다. 가격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다. 자동차와 화학 등 최근 주도주들은 올 들어 제대로 된 조정 한번 없이 연일 상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에서 양적완화 종료 여부에 대한 논란도 들려오고 유럽 재정위기 등도 심상치 않게 흘러가고 있다.
 
◆변동성 확대된 자동차·화학株


그간 증시를 이끌어온 '쌍두마차' 자동차와 화학주는 최근 변동성이 확대됐다. 현대차는 지난달 27일 하루에만 4.7% 빠졌다. 그 다음날엔 8.4% 상승했다. SK이노베이션도 지난달 29일 7.2% 하락한 채로 거래를 마치기도 했다.

특히 4월 미국 자동차 판매가 양호했다는 소식에도 자동차주는 탄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변동성이 높아졌다는 것은 투자심리가 뭔가 불안해졌다는 것이다. 실제 이번 상승장을 이끌어온 대형 투자자문사 가운데 한곳이 자동차와 화학주를 팔았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그러나 증권업계는 자동차주와 화학주의 변동성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자체가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라는 데 대부분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4월 말 코스피지수가 2200을 돌파했을 당시에도 주가수익배율(PER)은 10배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지수는 3월 말 2106.7에서 99.6포인트(4.72%) 상승한 2206.3포인트가 됐지만 주가수익배율은 3월 말 10.00배에서 10.17배로 0.17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시장을 이끌어온 자동차와 화학만 상승하고 나머지 업종의 상승폭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그래서 그동안의 업종 편중 현상은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종목별 순환매 장세가 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5월 달에는 자동차나 화학과 같은 섹터에 편중된 전략보다는 확산 국면에 대비하는 전략을 추천한다"며 "조정 이후에는 지수보다는 종목을 산다는 관점에서 투자하는 자세가 좋다"고 말했다.
 

◆강세장 속 순환매…투자전략은?
 
증권가에서는 시장 전망이 나쁘지 않은 가운데 자동차와 화학 업종 이외의 순환매가 진행된다면 우선 IT주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추천한다. IT 대표주인 삼성전자의 경우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박스권에서 움직이고 있지만 2분기 이후 실적 모멘텀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이상원 연구원은 "향후 2분기 실적이 호전되는 업종과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데 해당 업종은 IT와 금융업종이 될 것"이라며 "기존 주도업종의 이익이 견조한 가운데 새롭게 이익 모멘텀이 부각되는 IT와 금융업종의 가세는 상승업종의 다변화와 증시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수주와 가치주가 주목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김세중 센터장은 "하반기에는 원화강세에 따라 물가가 하락안정하게 될 것"이라며 "물가가 4% 이하로 안정될 경우 내수주와 가치주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지진 복구의 반사이익이 예상되는 종목을 추천하기도 했다. 심재엽 연구원은 "일본은 현재 전력난으로 제한송전을 실시 중이며 올해 연말까지 지속될 예정"이라며 "생산시설이 밀집되어 있고 도시지역과 습도와 열기가 높은 일본의 여름철 중 전력수급 불안은 일본의 경제 회복에 최대 장애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 연구원은 "일본발 수혜 업종이 어디까지 확대될지 추정하면 기존에는 정유 화학 자동차 등이 주류를 이루었지만 향후 소매 철강 음식료 기계조선까지 확대될 것"이라며 "정유는 국제유가 상승과 일본 업체들의 정제기능 축소와 전력난으로 5월에도 계속적으로 봐야 할 섹터"라고 말했다.
G2 성장세 더욱 강해질 것
 
증권가에서는 거시 경제환경은 시장에 불리할 것이 없다고 보고 있다. 우선 미국은 분기 기준 경제성장률이 1분기를 저점으로 2분기부터 확대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고용이 점진적인 확장세를 보이고 있어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상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난 2008년과 달리 고유가로 인한 소비위축이 제한적인 가운데 기업재고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향후 확장될 수요에 대비해 재고를 쌓아야 하는 수요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그동안 골치를 썩였던 인플레이션이 2분기 이후 어느 정도 안정세로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의 긴축강도도 완화되고 향후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경기 모멘텀도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임노중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국내 경제 성장률이 전기대비 1.4% 상승했고, 4월에도 수출호조가 지속된 가운데 소비와 투자도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다만 국제 유가 상승세가 2분기 경제성장률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는 지켜봐야한다는 분석이다. 임노중 연구원은 "아직 국제유가 상승이 중국경제에 크게 부정적으로 작용하지는 않고 있다"며 "그러나 미국의 경우 1분기에는 국제유가 상승이 개인소비지출에 악영향을 주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의 재정위기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리스의 경우 올해 국채만기가 돌아오는 86.4억유로 중 28%가 5월에 몰려있고, 스페인도 5월 만기도래 금액이 전체 중 28%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가장 무난한 시나리오는 스페인의 구제금융 화살이 여타 국가로 넘어가지 않고 그리스 채무조정도 채권자와 원만한 합의를 통해 만기 연장 정도로 마무리되는 것"이라며 "이 경우 글로벌 증시의 상승추세는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