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의 상흔이 아직까지 고스란히 남아있는 양구의 명소들은 대부분 '민족의 화합, 조국의 평화통일'을 상징한다. 그렇지만 비무장지대에 있는 두타연은 여기에 생태가 추가된다. 즉 두타연은 '평화 지향의 생명지대'라는 PLZ(Peace&Life Zone)에 속한다.
이는 비무장지대(DMZ)와 민통선 인접지역을 모두 포괄하는 비무장지대의 발전적 개념. 남한지역에서 PLZ의 대표 지역으로 꼽히는 양구는 산양 멧돼지 노루 너구리 등 동물과 금강초롱 제비동자꽃 비로용담 끈끈이주걱 개느삼 등 희귀식물이 다양하게 서식 분포하고 있어 학자들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렇듯 양구는 국토의 중심일 뿐만 아니라 남북 생태계의 중심지로서도 커다란 의미가 있다.
강원도 특유의 깨끗함이 있는 곳
'양구에 오면 10년은 젊어진다!' 생태적으로 보면 양구군의 이 슬로건은 과장이 아니다. 양구 산천은 강원도 특유의 깨끗함을 자랑한다. 전국이 개발의 강풍에 휩쓸릴 때도 교통 불편한 접경지역인 이곳은 눈길조차 받지 못했다. 덕분에 강원도의 여느 고장과 비교해도 파괴가 훨씬 덜 됐다. 당연히 물과 공기의 순도는 우리나라 최고 수준이다. 그중에서도 두타연은 친환경 생태관광의 표준 모델이 된다.
양구 두타연을 출입하려면 최소 하루 전에 양구군청을 통해 신청해야 한다. 이후 군부대의 신분 조회를 거쳐 출입 허가가 떨어지면 신청한 날짜와 시간에 맞춰 양구읍사무소 근처 양구명품관으로 가야 한다. 이곳에서 두타연 출입서약서를 작성하고 입장권을 받은 뒤 자신의 승용차를 타고 군청 직원이 선도하는 차량을 따라 두타연 주차장까지 30분 정도 따라간다. 방산 군부대 초소에서 신분증 제출 후 민통선 철책을 통과한 뒤 울창한 숲 사이로 뻗은 비포장도로를 4km 정도 달리면 두타연 주차장에 닿는다. 동행한 문화관광해설사의 간단한 해설을 들은 뒤에는 각자 두타연 일대를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두타연 생태 탐방로는 두타연과 두타폭포를 중심으로 계곡 양쪽을 따라 길쭉하게 조성돼 있다. 전체 거리는 2km로 예쁘게 조성된 산책코스를 따라 걷기만 한다면 한바퀴 도는 데 1시간이면 넉넉하지만, 중간중간 마련된 쉼터의 나무의자나 바위 턱에 앉아 즐기면서 걷다보면 2시간도 짧다.
두타연 주차장에서 계곡 쪽으로 10m쯤 내려서면 폭포소리가 세차다. 두타연이다. 양구 8경 중 제1경이기도 한 두타연은 북한 내금강에서 발원해 흐르는 수입천 두타폭포 아래 형성된 넓은 소(沼)다. 부드럽게 흘러내리던 수입천 물줄기가 높이 20~30m 정도 되는 바위 사이를 지나면서 폭포를 이루고, 폭포 아래에는 수심 20m 정도의 널따란 소가 형성돼 있다. 폭포 우측의 바위벽에는 사람이 좌선할 수 있을 만큼 큼직한 동굴이 입을 벌리고 있어 신비로운 계곡에 들어선 느낌이다.
주변의 바위와 어우러진 두타연 경치는 빼어나다. 1급수 맑은 계류에서 풍기는 물비린내도 가슴을 뛰게 한다. 강원도 특유의 짙은 숲 내음, 그리고 상류에 오염원이 전혀 없어 바닥이 훤히 보일 정도로 맑고 깨끗한 이곳은 천연기념물인 열목어 최대 서식지로 꼽힌다. 그뿐 아니다. 꺽지, 쉬리 등 1급수에만 사는 물고기들이 자유롭게 헤엄치고 있다. 그 옛날 금강산 가는 길목이었으니 당시 나그네들은 이곳서 또 얼마나 마음을 빼앗겼을까.
짙은 숲 내음 일품인 두타연 생태 탐방로
탐방로 군데군데에는 포탄피, 탄피, 녹슨철모 등 전쟁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쇳조각들을 한데 모아 놓았다. 모두 이 주변에서 거둬들인 것들이다. '지뢰'라는 글귀도 선명하다. 여기서는 절대로 길을 벗어나면 안 된다. 길 바깥쪽에는 미처 발견하지 못한 지뢰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두타연 하류에 걸린 출렁다리인 두타교를 건너면 길은 계류를 따라 위쪽으로 이어진다. 험하지 않고 부드러운 길이라 걷는 데 부담이 전혀 없다. 숲도 짙고 아늑해 걷는 맛도 좋다. 분단의 긴장감이 팽팽한 곳임에도 역설적이게도 자연은 너무나 평화롭다. 이렇게 10분쯤 오르면 계류를 건너는 징검다리가 보인다.
징검다리를 건너면 길은 다시 두타연으로 이어진다. 도중에 생태탐방로를 잠시 벗어나면 잔디공원에 들를 수 있다. 이곳에는 한국전 당시 양구지구 전투에서 장렬히 산화한 국군과 미군 용사들을 위한 위령비가 세워져 있다. 잔디공원 한쪽에는 전시용 탱크도 보인다.
두타폭포 위쪽에는 나무로 만든 전망대가 있다. 폭포수는 계류에 의해 오랜 세월 다듬어진 바위 협곡으로 여러번 용틀임하며 힘차게 쏟아진다. 시작할 때 들렀던 두타연 아래쪽에선 느낄 수 없던 웅장함이 바로 눈앞에서 연출되는 것이다. 두타폭포로 흘러들기 직전의 계류는 수량이 풍부할 땐 마치 통일을 열망하듯 한반도 형태를 이루기도 한다. 그래서 모두들 여기서는 깊은 생각에 빠진다. 조국의 평화통일을 간절히 기원하는.
두타연은 민간인 출입통제선 안쪽에 위치하기 때문에 출입 허가를 받아야 한다. 평일은 최소한 출입 하루 전날 정오 전에, 주말은 금요일 정오 전에 전화나 팩스, 인터넷으로 양구군청 경제관광과에 신청하면 된다. 신청한 날짜와 시간(10:00, 14:00)에 양구명품관에서 서약서를 작성하고 입장료를 납부한 뒤 군청 직원의 안내로 출발한다. 입장료는 어른 2000원, 초등학생 1000원, 주차료는 없다. 매주 월요일은 휴무. 전화 033-480-2251, 팩스 033-480-2522
여행수첩
●교통 서울춘천고속도로→춘천분기점→중앙고속도로→춘천 나들목→46번 국도(인제·양구 방면)→양구→양구명품관 <수도권 기준 2시간 30분 소요>
●숙박 KCP호텔(033-482-7700)은 양구읍 서천 변에 자리 잡고 있는 1급 호텔이다. 두타연과 가까운 방산면 송현리에는 귀빈장여관(033-481-5348), 두타연펜션(033-481-5249), 사랑채펜션(019-322-3017) 등의 숙소가 있다.
●별미 읍내에서 승용차로 10~15분 거리에 있는 학조리의 '양구재래식 손두부(033-482-4475)'는 순두부 요리 전문점. 양구에서 생산한 국산 콩만을 고집해 장작불로 직접 순두부를 빚는다. 순두부, 모두부, 들기름두부구이, 두부전골, 청국장 각각 6000원.
●참조 양구군청 대표전화 033-481-2191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