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 개에 1만5000원인데 웃돈 주고 겨우 구입했어요."
 
주부 A씨는 어린이날을 맞아 4살아들이 좋아하는 <로보카 폴리> 주인공 4개를 세트로 사줄 계획이었다. 어린이날 사흘 전, 온라인 쇼핑몰로 주문을 하려 했지만 구한 것은 3개뿐이다. "'엠버'는 결국 구하지 못했어요. 나머지 3개도 2만원을 주고서야 살 수 있었죠."
 
로보카 폴리를 구하기 위해 발을 동동 구르는 주부들은 A씨뿐만이 아니다. 로보카 폴리 완구공장은 밤낮없이 공장을 풀 가동 중이다.
 
 #2. 주부 B씨는 매일 아침 <부릉부릉! 브루미즈>를 틀어주며 자는 아이를 깨운다. 그러다가 어느 샌가 자신도 함께 브루미즈를 보게 됐다. 브루미즈 캐릭터들이 좌충우돌하면서 성장하는 모습이 아이들에게도 도움이 될 거 같다는 생각이다. B씨는 "어린 시절 어머니께서 저 때문에 '빨간머리 앤'을 보셨다고 하는데 이제 그 말이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
 
젊은 주부들 사이에서는 "뽀로로가 우리 아이를 키웠다"고 말할 정도로 애니메이션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하지만 뽀로로만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 뽀로로의 뒤를 이어 '어린이 대통령'이 될 만한 후보 역시 즐비하다. 포스트 뽀로로는 어떤 게 있을까?


 
◆ 캐릭터계의 소녀시대, <캐니멀>
 
<캐니멀>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한껏 자극한다. 캔 속에서 튀어나오는 동물들은 현실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기 때문이다. 자판기를 통해 세상에 온 캐니멀들은 종류도 다양하다. 고양이와 개를 기본으로 토끼, 부엉이, 펭귄, 카멜레온 등 여러 동물로 확장된다.
김유경 부즈클럽 대표는 캐니멀을 '캐릭터계의 소녀시대'에 비유한다. 모든 캐릭터가 좋지만 각각 뜯어봐도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캐니멀의 타깃 층은 6~8세로 조금 높은 편. 캐니멀을 제작한 부즈클럽은 2011년 3월 EBS의 캐니멀 방영과 동시에 캐릭터 라이선싱을 구축했다. 온라인게임, 스마트폰 게임, 웹 애니메이션, 출판, 문구, 완구 등 다양한 사업을 동시에 진행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애니메이션이 성공한 후에 캐릭터 라이선싱이 확대되는 것과 차별화된 행보다.
 
캐니멀이 상품화한 것 만해도 20가지가 넘는다. 문구와 인형은 물론 스낵에서부터 어린이 도시락, 그릇 등 주방 용품과 팬시, 가방, USB메모리까지 라이선싱을 확장했다.
 
김 대표는 "캐니멀의 외형을 규격화 한 게 상품화에 도움이 됐다"며 "'캔 속에 들어있는 동물'이라는 콘셉트는 캐니멀을 대표하는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캐니멀에 등장하는 여러 동물들은 수집욕구를 자극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캐니멀은 3년 이상의 사전 준비 작업을 거쳐 탄생했다. 5분 분량의 짧은 에피소드들에는 각 캐니멀의 개성을 드러냈다. 캐니멀은 실사를 배경으로 만들어진다. 집과 동네, 학교, 공원, 슈퍼마켓 등의 장소가 캐니멀의 주 무대.
 
스페인의 BRB프로덕션이 해외배급을, '월레스와 그로밋' '치킨런'을 만든 영국의 아드만(Aardman)이 극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공동 제작했다.
 
EBS <딩동댕 유치원> 이후 방영되는 <안녕! 캐니멀>은 방영 한달 만에 EBS 시청률 1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 동물과 자동차의 절묘한 조화, <부르미즈>
 
<부릉부릉! 브루미즈>의 캐릭터는 특정 타깃 없이 남아, 여아가 모두 선호한다. 브루미즈는 남아가 좋아하는 로봇과 자동차에 여아가 좋아하는 동물봉제완구가 결합됐다. 화려한 컬러와 역동성 있는 움직임은 아이들의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요소다.
 
특히 브루미즈는 자동차와 결합된 치타(스피더), 원송이(번지), 팬더(피티), 사슴(페라), 기린(제리) 등 다섯 주인공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며 매회 주어진 미션을 해결한다.
 
김중대 삼지애니메이션 마케팅 본부장은 "상대방의 의사를 존중하며 사회성이 길러지고 정답이 없는 가운데 엉뚱한 상상력이 창의성을 키운다"고 말했다.
 
브루미즈는 수준 높은 3D 애니메이션이 특징. 에미상(Emmy Award)에 빛나는 릭 티커슨과 지기매로우가 함께 음악 작업에 나섰고, 스토리 디즈니의 아트디렉터가 참여했다. EBS와 재능TV 방영에서는 삼지애니메이션이 국내 정서에 맞게 각색한다.
 
브루미즈는 2010년 7월14일 EBS 첫방영 이후 신발, 완구, 출판, 침구류 등 170개 품목의 라이선싱 계약을 체결했다. 브루미즈를 개발한 삼지애니메이션은 2012년 로열티 매출 목표를 50억원 이상으로 잡았다.
 
방영 2개월 만에 시즌2 제작에 합의해 2012년 3월에는 브루미즈 시즌2를 만날 수 있다.
 
경쟁 애니메이션에 대해 삼지애니메이션 측은 "삼지는 모든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다"며 "모든 애니메이션이 우리의 경쟁상대"라고 답했다.

◆ 어린이용 트랜스포머, <로보카 폴리>
 
<로보카 폴리>는 뽀로로를 위협할 만한 가장 강력한 애니메이션이다. 지난 3월 방영을 시작한 이래 완구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슈퍼 로보카 구조대인 경찰차 폴리, 소방차 로이, 구급차 앰버, 헬리콥터 헬리가 똘똘 뭉쳐 위기에 빠진 이들을 구한다는 내용이다.
 
홍콩의 완구회사인 실버릿과 라이선싱 계약을 체결해 완성도 높은 변신 로보트를 만들었는데, 애니메이션의 흥행과 함께 완구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로보카 폴리는 단순한 재미를 넘어선다. 로보카 구조대의 구조과정을 보며 일상생활의 안전수칙, 교통안전 메시지를 배울 수 있다.
 
로보카 폴리는 현대자동차의 홍보대사 및 전략적 제휴 파트너로도 활동 중이다. 지난 4월에는 서울 모터쇼에서 어린이 관람객을 위한 4D 애니메이션 관을 설치해 큰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애니메이션의 인기에 비해 라이선싱 체결은 이제 시작하는 단계다. 제작사인 로이비쥬얼 측은 "여러 업체들과 라이선싱을 협의 또는 진행 중"이라며 "출판 업체와 제휴해 5~6월에는 출판관련 상품들이 출시된다. 같은 시기 EBS를 통해 DVD도 발매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로보카 폴리는 4~7세 아이들에게 교훈적이면서도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을 보여주고자 기획됐다. 기획 후 제작까지는 7년이 걸렸다. 그동안 수없이 많은 시나리오, 캐릭터·애니메이션 콘셉트가 수정됐다.


  
"컵라면, 참치 캔 먹다 캐니멀 개발" 
김유경 부즈클럽 대표 인터뷰 
 
캐니멀을 개발한 김유경 부즈클럽 대표는 캐릭터 개발 전문가다. 캐니멀을 만들기에 앞서 그가 제작한건 세계적으로도 인기 있는 '뿌까'다. 형인 김부경 대표가 뿌까를 제작한 ㈜부즈를 맡고, 동생인 김 대표가 캐니멀을 개발하기 위해 ㈜부즈클럽을 따로 차렸다.
 
"독자적인 캐릭터 개발을 하다 보니 뿌까와 동시에 진행하기 어려웠습니다. 뿌까의 노하우를 이용했고 캐니멀의 개발이 시작됐죠."
 
김 대표가 캐니멀을 기획하고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기까지는 3년이 걸렸다. 평범한 동물을 넘어선 특징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10달이 넘게 연구하고 고민한 끝에 드디어 정형화할 틀을 찾았다고 한다. 직원들과 함께 컵라면과 참치 캔을 사다 먹다가 발견하게 됐다는 것이다.


"동물들을 캡슐에 넣어볼까, 박스에 넣을까 고민하다가 마지막에 생각한 게 참치 캔이었어요. 그 이후에는 작업이 착착 진행됐죠."
 
김 대표가 애니메이션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시절부터다. 게임을 좋아하는 형과 함께 캐릭터 회사를 차리게 된 것도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어릴 적부터 애니메이션 광팬이었어요. 지금도 매일 캐릭터 개발 일에 몰두하지만 여전히 지겹다는 느낌은 전혀 없어요. 캐릭터가 달라지면 제 성격도 따라 달라지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