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의 능력과 덕목에 관해서 참 많은 이야기들이 오간다. 미래를 보는 통찰력, 경쟁을 이해하는 전략적 마인드,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리더쉽, 자금의 흐름을 꿰뚫는 현실적 감각 등…. 곤혹스러운 것은 이 모든 역량이 CEO에게 동시에 요구된다는 점이다. 통찰, 전략과 같이 큰 그림에 강한 사람들은 현실감이 약하고, 한푼한푼 따지는 성격의 사람에게는 전략이 잘 보이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느 것이 더 필요할까? 비즈니스의 발전 상태와 조직의 역량에 따라 당연히 달라질 것이다. 그래도 비즈니스의 가장 큰 목적이 이윤과 생존이라면 일단 자금흐름과 관련된 현실적인 감각은 필수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 위에 전략적인 능력이 더해지면 지속적인 생존과 이윤창출이 가능할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비즈니스에서 숫자에 능하면 그 숫자를 통해서 전략을 파악할 수도 있으며, 미래의 일들에 대한 예측도 가능하다는 점이다. 비즈니스상의 모든 전략과 행동은 숫자로 표현되기 때문이다.
 
골프도 어차피 숫자싸움이다. 모든 것이 숫자로 기록된다. 그리고 그 숫자를 잘 읽을 수 있다면 그 속에 담겨진 골프발전의 전략이 보이기도 한다. 골프와 관련된 숫자들에 관해서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골프에 관련된 숫자는 과연 뭐가 있을까? PGA Tour(www.pgatour.com/r/stats) 사이트에 가보자. PGA Tour선수들의 경기에 관련된 숫자들이 잘 정리되어 있다. 최경주, 양용은, 강성훈, 김비오. 이름 옆에 태극마크가 그려진 한국국적 선수들의 숫자들도 보인다. 반갑다. 그리고 처음 가본 사람들이라면 조금은 놀랄 수도 있다. 골프와 관련된 통계가 이렇게 많았던가…. 기업의 회계가 발전해왔고, 훈련되지 않은 사람이 기업재무제표를 보면 기가 죽듯이, PGA Tour도 자기나름의 분석기법을 오랜 시간 발전시켜왔음에 틀림이 없다.
 
그 많은 통계들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무엇을 뽑아야 할까? 이 질문을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일 먼저 드라이버 거리부터 떠 올린다. 그런데 드라이버 거리가 제일 중요할까? 아니면 퍼팅일까? 아이언일까? 투어에서 직접 플레이를 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물어보면 의외로 모든 선수가 단 한가지만 중요하다고 말한다. 바로 상금순위. 돈을 목적으로 골프를 하는 직업인들이니까 어쩌면 당연하다. 그들에게는 골프가 바로 사업이고, 스스로 1인기업이기 때문이다.
 
상금순위를 보자. 2011시즌에서 5월23일을 기준으로 1위 루크 도널드(Luke Donald), 2위 부바왓슨(Bubba Watson), 3위 최경주(K.J. Choi)의 이름이 보인다. 환율을 1100원으로 가정해보면 상반기가 채 끝나지도 않은 시점에서 루크 도널드가 36억원, 부바왓슨과 최경주 선수가 33억원 정도의 상금을 챙긴 셈이다. 1인기업의 상반기 공식매출로서 나쁘지 않다.
 
그런데 이 세 사람은 어떻게 상반기 상금순위 1, 2, 3위에 올랐을까? 통계에 나와 있는 여러 가지 숫자들을 조합하다 보니, 확연히 구분되는 이유로 1등기업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음 주에는 이들의 1등 전략을 살펴보려고 한다. 그 사이에 최경주 선수의 순위가 올라가기를 바로고 있는 것을 보면, 어쩔 수 없는 한국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