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증권사가 남다른 이력이 있는 경영인을 대표이사로 선임해 눈길을 끈다. 증권업에 몸담았던 정통 증권맨 출신이 아닌 IT업계에서 대부분의 경력을 쌓아온 경영인이기 때문이다. 특히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 긴급 투입됐다는 점이 이번 대표이사 선임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다.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은 지난달 27일 열린 주주총회를 통해 골든브릿지투자증권 경영개선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고 있는 남궁정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출했다. 주총 시즌이 되면 으레 있는 대표이사 선임이겠지만, 남궁 대표의 특별한 이력은 증권업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기 충분하다.
남궁 대표는 골든브릿지증권의 대표가 되기 전까지 골든브릿지정보통신의 대표이사를 지낸 바 있다. 그 전에도 아이콜스 부사장, 지비정보기술 대표, 오롬정보 대표를 역임하는 등 IT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경영인이다. 학력 역시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했으며, 삼성SDS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한 경력도 있다.
 
이처럼 증권 및 금융업계 출신이 아닌 인물이 증권사 대표직을 맡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모기업인 골든브릿지그룹이나 남궁 대표 본인 역시 일반적인 증권사 경영인들의 이력과 비교했을 때 특별하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렇지만 골든브릿지정보통신 대표를 지내면서 증권업계 업무도 충분히 익혔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물론 남궁 대표의 경영 능력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이유가 단지 독특한 이력 때문만은 아니다. 남궁 대표는 올해 초 회사에 발생한 큰 손실을 만회하고, 회사의 이미지까지 제고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지고 투입된 구원투수이기 때문이다.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은 지난 1월13일 코스피200 주가지수 선물옵션거래 주문착오를 낸 바 있다. 이로 발생한 손실은 무려 268억원 수준. 결국 지난 사업기 결산(2011년 3월 결산)에서 영업적자는 93억원, 순손실은 57억원을 기록했다.
 
이 일로 인해 강성두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전 대표는 책임을 지고 임기가 1년 남은 시점에서 대표직을 사임했다. 모든 신임대표가 나름대로 중요한 임무를 지고 있겠지만, 남궁 대표는 시기적으로 특별히 중요한 시점에서 한 회사의 수장이 된 것이다.
 
한 증권업 관계자는 "정통 증권맨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증권사의 대표로 선임됐다면 그만큼 경영 능력을 충분히 인정받았다는 뜻 아니겠냐"며 "바로 몇달 전 큰 사고가 발생한 후이므로 주주들도 심사숙고해 적임자를 선임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주문착오 사고가 있었다는 점에서 인적 개편뿐 아니라 시스템에 대한 개선도 필요한 만큼 IT분야까지 능통한 경영인만의 메리트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