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 2010회계연도 연도대상 점포영업부문 대상을 차지한 부산진지역단 도경대리점 김애숙(42) FC의 '애송이' 시절 일화다. 2010년 한해 (월납초회보험료) 실적이 약 21억원, 1000명이 넘는 고객들을 관리하는 지금의 김 FC를 떠올리면 웃음이 나는 얘기다.
그녀는 1987년 동양화재(메리츠화재의 전신) 영업점 총무직원으로 입사해 보험과 인연을 맺은 '사원 출신 보험왕'이다. 2005년부터 실시된 메리츠화재 연도대상에서 동상, 은상, 금상을 차례로 수상하다 마침내 2010년 대상을 거머쥐었다.
이제 "보험 판매는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이라고 말하는 김 FC. "팔목의 힘이 약해 어디 가서 설거지도 제대로 못할 나에게 보험 판매는 천직"이라며 웃는다. 그토록 가녀린 애송이 보험설계사가 어떻게 강인한 보험의 여왕으로 거듭날 수 있었을까.
◆대안 없어 계속한 보험영업
동양화재 시절 총무로 6년간 근무하다 결혼과 함께 퇴사할 때만 해도 그녀는 "보험사 쪽으로는 고개도 안 돌릴 것"이라고 다짐할 정도로 업무에 회의를 느꼈던 상태였다. "결혼은 퇴사를 위한 일종의 돌파구였다"고 털어놓는다.
그러나 알 수 없는 것이 삶. 가정주부가 되고 나자 다시 일을 하고 싶어졌다. 마침 총무시절 그녀와 함께 근무했던 지점장이 보험영업을 제의해왔다. 밝은 성격에 사람들을 좋아하는 그녀에게 잘 맞는 일이라는 것이었다. 그녀도 용기를 냈다.
"총무로 일하면서 자연스레 쌓은 상품 지식도 있고, 쟁쟁한 선배들이 영업하는 것을 오랫동안 지켜봤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 빨리 영업 현장에 적응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하지만 역시 간접 경험해온 것과 직접 뛰어든 영업현장은 너무도 달랐다. 마침 새로 생긴 지하상가의 문을 두드렸는데 접근조차 쉽지 않았다. "이야기 한번 제대로 붙이기 어려웠고 눈을 마주치기도 힘들었죠. 이러한 보험 영업을 계속 해야 하나 고민에 빠졌어요."
그런 그녀가 보험 영업을 계속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단 하나. 다른 대안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종갓집 며느리라 매월 제사를 지내야 하고 시부모님은 오후 5시까지는 집에 들어오라고 했어요. 또 어린아이까지 있었기 때문에 그러한 환경에 맞출 만한 일은 아무리 찾아봐도 보험밖에는 없더군요."
이를 악물고 공장지역 개척에 나섰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운이 좋았어요. 자동차보험의 만기를 묻고 다녔는데 그땐 보험사들이 제대로 관리를 안 하던 시절이어서 자동차보험 만기를 놓친 경우가 꽤 많았어요. 하루 3~4건씩 계약이 성사됐죠."
그렇게 한 공장을 뚫고 나니 또 다른 공장이 연결되며 고객이 하나둘 늘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일어난 공장지역 화재가 김 FC에게 또 다른 날개를 달아줬다. 계약 건과 상관없이 매일 성실하게 공장을 방문하던 그녀에게 화재보험 계약이 밀려들기 시작한 것이다.
"어느 대표가 지인을 통해 화재보험에 들어뒀는데 불이 나자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위기에 처했어요. 관리가 안 됐기 때문이죠. 그당시 제가 자동차보험으로 신의를 쌓았기 때문인지 화재보험 가입을 위해서 저를 찾는 고객들이 늘어났죠."
김 FC는 "보험의 본질은 보상"이라고 믿는다. 그런 만큼 사고가 나면 보험금 지급 자료를 즉시 뽑아 보상을 속전속결로 처리한다. 영업을 잘하는 특별한 비결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작은 것도 소홀히 하지 않는 성실함이 고객들이 그녀를 찾게 하는 비결 아닌 비결이라는 것이다.
이때부터 10여년 이상 신뢰를 쌓아온 공장지역 사람들과의 인연은 오늘날 김 FC가 보험왕에 오를 수 있었던 근간. 김 FC는 "정말 감사한 것은 그당시 구멍가게 수준이었던 업체들이 지금은 이름만 대면 알 만한 곳들로 성장했다는 점"이라며 "고객이 크면서 함께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작은 것이라도 절대 소홀히 하지 말라." 김 FC가 후배들에게 항상 당부하는 말이다.
'중고차 매매, 부채 상담, 이혼서류까지…'. 김 FC는 보험 문제가 아니더라도 고객이 어려움을 호소하면 어디든지 달려간다. 부동산 및 펀드 등 투자 컨설팅까지 종합 자산관리도 필수. 전문 재무설계사가 되기 위해 다양한 금융교육을 받고 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도 이수했다.
1000명이 넘는 고객을 관리하면서도 그는 항상 작은 정성을 표하는데 관심을 갖는다. 생일을 맞은 고객에게는 아침 일찍 밥상이 그려진 축하 메시지를 보내고, 휴가를 가는 회사에는 아이스박스에 아이스크림과 음료수를 가득 담아서 선물하는 식이다. "얼마 전에는 이사를 간 고객에게 부자되라고 휴지를 선물로 보냈는데 너무 좋아하시더군요. 영업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챙기는 소소한 것들이겠지만 이러한 작은 정성에 의외로 고객들이 감동을 받는 경우가 많아요." 김 FC는 "보험설계사는 고객과 함께 삶의 희노애락을 나누는 동반자이자 일종의 집사"라며 스스로를 낮췄다.
◆4년간 꿈꿔온 연도대상…"★은 이뤄진다"
김애숙 FC가 대상을 수상한 메리츠화재의 이번 2010년 연도대상 시상식 행사는 6월1일부터 4박5일간 홍콩과 마카오에서 열렸다. 연도대상 수상자와 가족이 함께 성대한 파티를 가진 것. 김 FC는 기쁨과 함께 아쉬움도 전한다.
"2006년 연도대상 시상식에 간 적이 있었어요. 그때 비로소 제 눈이 띄었죠. 당시는 부산에서만 인정 받고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전국 대상을 받는 모습을 목격하면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됐어요."
김 FC는 그때 마음속으로 '나도 꼭 저 위에 서서 많은 사람들에게 박수 받는 사람이 되겠다'라고 결심했다. 그래서 앞으로는 국내에서 시상식이 열려 좀 더 많은 동료 후배 FC들에게 그러한 꿈을 나눠주고 싶다는 게 그녀의 생각이다.
"멀리 가려면 같이 가야한다고 하잖아요. 많은 동료·후배들이 함께 꿈을 꿀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녀가 마침내 대상을 이루고 새롭게 꾸는 꿈은 사회복지사업. 김애숙 FC는 "내가 힘들었을 때, 나를 도와주었던 사람들을 생각하며 나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살고 싶다"며 "사회복지관을 설립하는 것이 앞으로의 꿈"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성공하는 FC가 되려면 일과 가정의 균형잡힌 조화도 중요하다고 당부한다. 보험왕이라면 매일 늦도록 일에 파묻혀 살 것 같지만, 김 FC는 "저녁 6~7시이면 어김없이 집으로 돌아간다"며 "행복한 가정을 위해 일을 하는 것이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그래서인지 보험일 하면 '바람 나서 망할 운명'이라던 점괘는 빗나갔다. 김 FC는 운명이든 꿈이든 자신이 원하는 대로 개척해나가는 것이라고 믿는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