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우승비결은 드라이버 때문일까? 많은 분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이야기이지만, 절대 아니다. 그의 드라이버 평균거리는 277.7야드다. 이 부분에는 186명의 선수기록이 올라와 있는데 루크 도널드는 그중 163등이다. 100명 중에 87등에 해당하는 순위다. 277야드(약 250m)정도의 드라이버를 날리는 주말골퍼들을 종종 봤다. 누가 뭐래도 세계 1위 루크 도널드는 PGA Tour에서 절대로 장타자가 아니다.
그럼 드라이버 거리가 짧으니 드라이버의 정확성이라도 높을까? 이 부분에서는 186명 중 33등이다. 100명 중에 18등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나쁜 것은 아니지만 세계 1등을 만들 만큼 탁월한 수준은 아닌 것 같다. 기록은 65.4%다. 드라이버 3번 치면 2번은 페어웨이에 공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주말골퍼들도 연습하면 이 정도는 할 수 있다. 주변에 누군가 드라이버로 250m 정도를 치면서 3번 치면 2번은 페어웨이로 떨어드리는 사람을 생각해 보라. 그 사람 정도의 드라이버실력이라고 보면 된다.
드라이버가 탁월한 것이 아니라면 아이언이 너무 좋아서 칠 때마다 공이 그린 위에 떨어지는 것이 아닐까? PGA Tour 기록 중에 GIR(Green In Regulation)이라는 것이 있다. 우리말로는 주로 ‘그린적중율’로 번역되는 항목이다. 파3에서 1번, 파4에서 2번, 파5에서 3번 이하로 공이 그린에 올라가면 GIR로 인정받는다. 아이언의 정확도를 평가하는 좋은 지표 중 하나이며, 선수의 스윙능력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 중의 하나다. 야구로 치면 타자의 타율에 해당하는 항목이다.
루크 도널드는 GIR 부분에서 186명 중 43등을 기록하고 있다. 100명 중 23등. 66.67%. 18홀을 플레이하면, 정확하게 12개가 그린에 올라간다는 의미이다. 주변에 그 정도 플레이를 하는 사람이 있지 않는가? 기본은 하고 있으나 여전히 세계 1등을 할 만큼 탁월한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그럼 뭘까? 루크 도널드가 PGA Tour의 기술통계분야에서 3위를 기록하는 부분이 하나 있다. 스크램블링(Scrambling)이다. GIR이 실패한 홀에서 파를 잡는 능력. 그냥 편하게 쉽게 하는 말로 '3학년1반'이다. 어프로치로 붙여서 한번의 퍼팅으로 파를 잡는 능력. 그린주변 30야드 이내에서 어프로치하면 홀컵에서 평균 1.9m에 붙인다. 그리고 퍼팅을 성공시킨다. 한라운드에 아이언으로 그린에 올라가지 못한 6개홀 중, 4개홀에서 그런 식으로 파를 기록한다.
이렇게 웨지를 잘 사용하다 보니 덤으로 좋은 것이 하나 있다. 바로 Top10 비율이다. 올 시즌 들어서 8번 대회를 참가했고, 그중 7번을 10등 안에서 끝냈다. 아무리 샷이 흔들려도 계속 파를 기록하고 있으니 점수가 좋아질 수밖에 없고, 꾸준한 성적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어쩌면 이 꾸준함이 세계 1위의 힘인지도 모른다.
웨지와 퍼터가 세계 1위의 힘일까? 최소한 루크 도널드에게는 그렇다. 스윙의 안정으로 약점을 없애고, 웨지의 강점으로 1위의 저력을 만든다. 그리고 꾸준함을 유지한다. 그러면 세계 1위가 될 수 있다. 루크 도널드라는 1인기업 CEO가 보여주는 1등 전략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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