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바구니가 있다. 하나는 진짜 생화이고, 다른 하나는 조화다. 만지지 않고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솔로몬 왕은 두개의 꽃바구니를 정원에 두도록 하고, 벌과 나비가 모인 쪽을 지목했다. 아무리 조화가 진짜 꽃 같아도 향기까지 같을 수는 없는 법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금융상품의 '생화'와 '조화'는 어떻게 가려야할까. 금리인상기를 맞아 재테크시장에서도 스마트한 선택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쉽게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품들이 서로 손짓한다면 어떤 기준으로 금융상품을 고르는 것이 현명할까.

'솔로몬왕의 지혜'를 대신해 국민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 주요 4대 은행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어봤다. 예금·대출·채권 등 '금리인상기' 운용의 묘를 살릴 수 있는 재테크전략의 지혜를 엿본다. 

◆예금 /"하반기 경제상황 불안하다면 1년짜리, 금리인상 욕심낸다면 3개월 단기로'


'이거 금리인상 맞아?'

기준금리가 오르고 있음에도 시중은행의 예금금리는 미적대고 있다. 조금이라도 높은 금리를 기대해볼 수 있는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며 선택의 폭은 더욱 좁아졌다.

그렇다면 예금을 3개월, 6개월 등 단기로 운용하며 때를 기다려야 할까? 아니면 최소 1년제 정기예금으로 안정적인 금리를 챙기는 것이 더 실속이 있을까.

공교롭게도 4대 은행 전문가들의 선택은 2대2로 엇갈렸다. 관건은 추가 금리인상이 언제 얼마큼 이뤄질 것인가라는 점이다.

올 초 전문가들은 대체로 올해 기준금리가 3.5%또는 3.75%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기준금리가 3.25%까지 올라온 상태다.

김원기 신한은행 WM사업부 부부장은 "연초 예측대로라면 하반기 0.25~0.5%포인트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있는 셈"이라며 "인상 시점이 3개월 후가 될지 4개월 후 정도가 될지는 알 수 없으나, 3개월짜리 단기예금으로 굴리다가 3분기나 4분기쯤 1년제 예금으로 갈아타는 전략이 유리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정걸 국민은행 WM사업부 팀장도 "1년제 보다는 3개월 또는 6개월 단위로 쪼개서 운용하고, 시중금리에 연동하는 '금리연동형' 예금도 고려해 볼만하다"고 말했다. 비단 은행의 MMF나 증권사 CMA를 통해 단기자금을 운용하며 때를 기다리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3개월이나 6개월 등 단기예금보다 1년제 정기예금을 추천하는 전문가들은 현재 단기와 장기예금의 금리 차이를 주목하고 있다. 은행이나 상품마다 다르지만, 3개월짜리와 1년짜리 정기예금의 금리는 대략 0.5%포인트 내외의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정병민 우리은행 목동남지점장은 "향후 3개월간 0.5%포인트 이상 금리가 급격히 올라갈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1년제 정기예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특히 공동구매나 문화행사 등과 연계한 특판 예금의 경우 4%초중반의 금리를 받을 수 있어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강홍규 하나은행 선릉역 골드클럽 센터장도 "지난 1년간 0.25%포인트씩 4차례 금리인상이 이어지며 기준금리가 총 1%포인트 올랐기 때문에 이미 많이 올랐다고 볼 수 있다"며 "당장 거래은행의 예금 금리인상이 확정된 경우가 아니라면 불투명한 상황에서 막연히 추가 인상을 기다리지 말 것"을 권했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 예금 활용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강홍규 센터장은 "저축은행에 관한 불안심리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시중은행에 비해 1%포인트 정도의 금리를 더 받기 위해 그러한 리스크를 감내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대출 /금리인상기 이론은 '고정금리', 현실은 변동금리 중 '코픽스 잔액'
 
금리 인상은 대출자들에게는 '호환마마'보다 무서운 소식일 수 있다. 이렇게 상승하는 대출 이자를 잡으려면 금리를 묶어두는 고정금리 선택이 '대출의 정석'이다. 그러나 전문가 4인은 이러한 이론과는 달리 변동금리 선택에 몰표를 던졌다. 
 
변동금리와 고정금리의 차이가 일반적으로 약 1%~1.5%수준으로 변동금리대출이 약 5%수준일 경우 고정금리대출은 약 6~6.5%정도이기 때문에 덥석 고정금리로 묶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병민 지점장은 "오는 8월부터 내년까지 금리인상으로 가장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서민들의 대출 상환계획이 몰려있기 때문에 당국이 갑자기 0.5%포인트 혹은 1%포인트씩 금리를 올리기 어려울 것"이라며 "대출금리가 낮으면서도 금리인상에 대한 변동폭이 작은 코픽스(잔액기준) 선택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이정걸 팀장도 "주기적인 대출상환이 가능하고 단기대출이라면 금리 상승 추세라고 하더라도 고정금리보다는 변동금리가 유리할 수 있다"며 "이를테면 주택금융공사의 '금리설계 보금자리론'의 경우에는 변동금리를 적용받다가 필요시 고정금리로 전환할 수 있는 조건이 있으므로 향후 금리상승폭이 커질 때 고정금리로 전환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채권 /금리인상기 찬밥 신세라지만, '국채' 인기 여전 
 
채권은 일반적으로 금리인상과는 역의 상관관계를 보인다. 금리가 올라가게 되면 채권가격이 떨어지고 수익률이 낮아지는 것이다. 따라서 금리 상승 추세에서는 채권의 매력은 점점 감소하므로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채권 비중을 축소하는 유동적인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다만 국채 등 안정성이 높은 채권은 여전히 수요가 크다는 점을 고려할 만하다. 김원기 부부장은 "이론상으로 금리가 오르면 채권 매력이 떨어지는데, 글로벌 경제가 불안하다보니 의외로 국채 등 안정성 높은 채권은 금리 안 떨어지고 있다"며 "과거보다는 수익에 대한 기대가 낮아지더라도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채권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말고, 시장 추이를 봐가며 점진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