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주식시장에도 임재범을 닮은 기업들이 있다는 흥미로운 분석이 나왔다. 뛰어난 가창력의 소유자임에도 불구하고 기회가 없어 대중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던 임재범처럼 주식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소외주를 일컫는 것이다.
김민국 VIP투자자문 대표는 임재범의 특징을 빼닮은 종목들로 일신방직, 경방, 동일방직 등 방직 3사를 꼽았다. 방직주들은 사양산업으로 치부되며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종목들이었다.
하지만 김 대표는 면화가격 상승과 개발도상국의 의류 수요 증가로 방직업체들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00~400% 증가한 사실에 주목했다. 그는 "방직주는 지지부진한 장세 속에서도 실적 발표 이전보다 주가가 20~30%가량 상승했다"고 밝혔다.
임재범도 이와 비슷하다. 한동안 활동을 쉬다보니 수입이 없었지만 과거 발표한 곡 덕분에 월 100만~200만원의 저작권료로 생계를 이어갈 수 있었다. 김 대표는 "영업이익은 별 볼일 없었지만 오랜 역사 덕분에 좋은 부동산을 갖고 있었던 방직회사들 또한 임대료 수입이 주 수익원이었다"고 설명했다.
임재범과 방직회사 모두 새로운 아이템을 갖고 재기에 성공한 게 아니란 점도 비슷하다. 김 대표는 "임재범의 경우 10년 전 발표했던 노래가 다시 대중의 사랑을 받은 것"이라며 "1970~8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방직회사 역시 다시 업황이 턴어라운드하면서 재기에 성공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시대가 바뀌고 대중들의 취향이 달라졌다는 점도 재기의 공통된 요인이다. 김 대표는 "같은 가수가 같은 노래를 부른다 해도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시대와 대중의 취향에 달린 것"이라며 "개발도상국의 의류 수요가 늘면서 방직회사가 생산하는 실의 값어치도 높아졌다는 점에서 닮은 꼴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리스크도 감안해야 한다. 임재범이 노래실력과 상관없이 건강상의 문제로 프로그램에서 하차하자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크게 떨어졌다. 방직회사 역시 최근 원면 가격이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면서 급등했던 주가가 다소 조정을 받고 있다는 게 김 대표의 분석이다.
김 대표는 "현 시점에서도 방직회사들은 상당히 저평가돼 있으므로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투자할 가치는 충분하다"며 "다만 2~3분기 실적이 기대만큼 좋지는 않을 수 있으므로 단기적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신방직의 6월15일 종가는 10만7000원으로 연초(1월3일) 9만9200원에 비해 7.86% 올랐다. 반면 경방과 동일방직의 15일 종가는 12만1500원과 5만5800원으로, 연초 12만1000원과 6만4700원에 비해 떨어진 상태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