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으로 비교해도 늦었다고 판다하지 않는다. 나중에 평가 받을 것이다.”(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지난 6월10일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3.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근원물가의 상승이 금리를 인상한 이유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낮추겠다는 것인 금통위의 판단인 것이다. 그러나 시장참여자들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금리인상 시기를 놓고 말들이 많다. 인상 시기가 늦었다는 것이다.
남주하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KERI) 거시연구실장을 지낸 허찬국 충남대학교 경상대 교수, 전성인 홍익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김영익 한국창의투자자문 대표에게 이번 금리 인상이 물가 등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들어봤다.
◆이번 금리 인상 시기를 어떻게 보는가
남주하 서강대 교수 : 금리 인상 시기는 많이 늦었다. 물가안정을 선제적으로 대응하려했다면 불확실성이 있다하더라도 속도상 이미 금리를 올려놨어야 했고 더 올려야 한다. 타이밍상 시장과 안 맞는 부문도 좀 있다. 속도를 봤을 때 늦은감 있다.
허찬국 충남대 교수 : 금리 인상 시기는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물간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기 때문에 통화당국에서 대응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시장참여자들을 일부로 놀라게 할 필요는 없겠지만 금리 인상 시기는 정책당국자의 재량에 달린 문제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 :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만시지탄(晩時之歎 : 시기에 늦었음을 한탄한다는 뜻)이다. 물가상승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한 상황에서 안 올렸으면 시장에서 욕먹었을 것이다.
김영익 창의투자자문 대표 :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그동안 비정상적으로 낮은 금리가 정상화된 것으로 적정금리 수준으로 가는 과정이다. 그러나 경기상황이 변수 인만큼 미리 올려놓고 대응했어야 한다. 경제성장률은 2분기가 가장 나쁜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인상 시기가 많이 늦었다.
◆금리 인상으로 물가를 잡을 수 있을까
남주하 : 물가 상승 요인은 다른 요인도 있지만, 통화정책 차원에서는 분명히 시그널 준 것이다. 올해 정도면 통화정책당국에서 상당히 노력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다른 정책도 동원돼야 한다. 금융기관들이 론의 확산을 줄일 수 있도록 해야 하고, 미시적인 정책도 필요하다. 해외요인은 어떻게 할 수 없기 때문에 미시적인 정책을 통해 물가안정책으로 가야한다. 미시정책의 동원 없이 금리인상 만으로 물가를 잡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허찬국 : 외부 요인이 많기 때문에 이정도 금리인상으로 물가 상승률이 확 줄어드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국내적으로도 가계신용 확장을 막을 필요는 있는 것이고, 코스트푸시 인플레이션(비용상승에 의해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 요인도 있기 때문에 금리인상이 필요했다. 문제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에 따른 인플레이션인데, 이번 금리 인상은 총수요와 물가 상승을 억제하겠다는 통화당국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전성인 : 물가 상승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한 상황에서 금리 인상만으로 물가 상승 기대심리를 억제하기는 힘들다. 기대심리를 통제하려면 한번에 1~2%포인트 이상 높여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기대할 수 없다.
정책당국이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내수와 수출 중 무엇을 줄일 것인가를 선택해야 한다. 금리인상 만으로 물가를 잡으려면 내수가 위축돼 서민경제가 팍팍해 진다. 당국이 직접 환율에 개입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만, 원화절상 추세를 용인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지난달 금통위는 기준 금리를 동결하면서 대외 하방위험(downside risk)이 확대되고 있음을 그 이유로 밝혔다. 이번에는 그리스 부도위험이 극대화 되는 등 대외 리스크가 더 커졌는데도 금리를 올렸다. 도대체 금통위의 금리 올리는 로직이 뭔지 궁금하다.
사람들 마음속에 있는 물가상승 기대심리를 불식시키고 적절하게 통제하는 것이 한은과 금통위의 역할이다. 그런데 통화정책이 오락가락하면 물가 상승 불안심리를 잠재울 수 없다.
◆가계부채에 미칠 영향은
남주하 : 소득이 증가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자꾸 쓰게 하면 안 된다. 은행빚도 줄여야 한다. 경제속도가 더뎌 보여도 소비억제를 위해서는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 금리가 인상되면 개인도 개입도 차입을 줄이게 될 것이다.
김영익 : 국민경제 전체로 보면 금융자산이 더 많다. 금리가 올라가면 전체 개인 금융소득도 올라가는 것이다. 물론 금리 인상은 저소득층은 더 어렵게 한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까지 생각하면서 저금리를 유지하는 것은 문제다. 이들 계층은 미시적인 정책으로 해결해야 한다. 대출 상황기간 연장, 금리부담을 낮게 해 주는 것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거시경제 전체로 보면 일부 계층만 생각하면서 금리 안올리는 것은 문제다. 금리를 올려야 은행 등에서 덜 빌리기 때문에 전체적인 가계부채를 줄일 수 있다.
내수경기, 건설경기 살리면서 가계부채를 줄일 수는 없다. 내수부양 쪽으로 가면서 가계부채 끌고 가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입장은
남주하 : 한두번 더 올려야 한다. 연말까지 최소한 두 번을 더 올려야 한다. 조선과 건설사의 기업 구조조정도 끝나지 않았고, 집값 폭락 가능성도 계속 잠재돼 있다. 시기적으로 금리 인상이 늦었긴 했지만, 지금 하지 않으면 나중에 더 큰 위기가 올 것이다.
허찬국 : 물가 불안요인이 계속되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억제 차원에서 추가 금리 인상은 필요해질 수 있다. 상황진전을 보면서 정책당국자들이 움직이겠지만 통화당국의 행태를 볼 때 금리인상 후 한템포 쉬면서 움직여 왔기 때문에 향후에도 그런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빨리 많이 할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전성인 : 금리인상 만으로 물가를 잡을 수 없다. 그러나 금통위에서 금리를 인상한 것은 정부에 분명한 시그널을 준 것이다. 통화당국이 물가 상승 억제 의지를 정부에 보여주려면 연달아 금리를 올려야 한다. 그러면 당국도 물가를 잡기 위한 조치를 할 것이다.
김영익 : 올해 3.75%까지는 가야 한다. 기본적으로 금리가 경제상황에 비해 낮다. 3분기 초반까지는 초과수요 측면이 계속 나타날 것이다. 또 근원물가도 상당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 높다. 그러나 최근 환율을 보면 4분기에는 금리를 안 올려도 될 것 같다. 즉 3분기 중 금리 인상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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