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주식시장의 앞날은 하느님도 모른다고 말한다. 그만큼 변화가 심해 예측하기 어려운 주식시장을 사람의 능력으로 정확히 전망한다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에 가까울 일이다.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토록 변화무쌍한 주식시장을 20년 넘게 파고든 1세대 애널리스트이다. 그는 향후 코스피지수를 정확히 예측하며 족집게란 별명도 얻었으며, 모두가 주식시장이 좋다고 할 때 소신껏 반대 의견을 펼쳐 증시 비관론자란 오해를 받기도 했다.


그렇다보니 이 센터장은 증권업계에서 스타 애널리스트로 주목받았고, 그의 증시 전망과 자리 이동 하나하나까지 업계의 이슈거리가 되고 있다. 현직 애널리스트 중 최고참급에 속하는 이 센터장을 만나 그가 경험하고 생각하는 애널리스트의 세계에 대해 들어봤다.

류승희 기자
 
- 첫 직장인 대우경제연구소에 근무하던 시절 많은 것을 배웠을 것 같다.
▶국내 최고 경제연구소 연구원이란 자부심을 갖고 상당한 노력을 했다. 고액 연봉자도 아니었고 업무량도 엄청났지만 일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했다. 대우경제연구소는 나름대로 분석툴을 갖고 있었고, 수년간 축적한 데이터의 양도 많았기 때문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양질의 연구도 가능했다.

-스타애널리스트, 족집게애널리스트, 비관론자 등 별칭이 부담스럽진 않은가.
 
▶당연히 부담스럽다. 특히 족집게라는 말은 많이 쑥스럽다. 시장은 항상 변하기 때문에 전망이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는 것 아니가. 비관론자란 별칭에는 사실 불만도 있다. 개인적으로 주식시장을 좋게 판단하는 경우가 70% 이상이다. 하지만 부정적인 의견을 냈을 때는 소수의 반대의견이다 보니 유난히 주목받는 것 같다. 물론 다수와 반대되는 의견을 내는 게 쉽진 않다. 그래도 자신감이 있으니 강조하는 것이다.

- 요즘 후배 애널리스트들을 보면서 느끼는 점은.


▶세일즈 능력이 과거에 활동했던 선배 애널리스트보다 뛰어나다. 예컨대 나 때는 기관에 가서 프리젠테이션을 할 일이 많지 않았는데, 지금은 세일즈가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 보고서를 낸 후 매니저들에게 얘기도 하고 기업도 탐방하고 프리젠테이션도 해야 하는데, 후배들은 이런 공격적인 일을 잘하는 것 같다.

다만 분석 능력은 부족하다. 준비 기간이 너무 짧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6년 정도를 수습기간으로 삼았는데 지금은 2년 정도로 줄었으니 당연히 깊이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또 애널리스트들의 이동이 심한 데 한 곳에서 오래 근무할 수 있는 문화가 형성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 혹시 투자자문사에서 스카우트 제의는 없었나.

▶함께 투자자문사를 만들자는 제의를 받은 적 있다. 그런데 나와 맞지 않는 것 같아 거절했다. 대우투자자문에 근무하면서 운용도 해봤지만 나는 운용보다 리서치가 잘 맞는 것 같다. 리서치로 시작했으니 리서치로 끝내고 싶다.



- 리서치센터장으로서 본인의 색깔이 있다면.
▶자율성을 중요시 한다. 후배들도 나를 그렇게 평가하는 것 같다. 예컨대 만약 나의 시장 전망과 전략팀의 의견이 다를 경우 전략팀의 의견을 충분히 인정해주는 것이다.

또 한 두 명 실력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해서 전체가 잘 되는 것은 아니다. 가능성 있는 사람들을 데려와 트레이닝을 시키는데 주력하고 싶다. 나도 경험이 많으니 트레이닝 시키는 것에 대해선 자신 있다.

- 애널리스트를 꿈꾸고 있는 사람들이나 현직 후배 애널리스트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애널리스트는 항상 의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연구의 출발 자체가 의심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시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같은 얘기를 하더라도 그게 진리가 아니란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남들이 하는 얘기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 훌륭한 애널리스트가 될 수 없다.

또 애널리스트는 실력으로 보여줘야 한다. 마케팅으로 얘기하고 싶다면 애널리스트 보다 브로커가 더 어울릴 것이다. 실력부터 먼저 쌓기를 바란다. 애널리스트의 좋은 점만 생각하면서 환상만 가져서도 안 된다. 특히 높은 연봉에 대해 많이 생각하는 데 회사는 직원들에게 절대 공짜로 돈을 주지 않는다. 능력을 기르기 전에 좋은 면만 떠올려선 안 된다.

- 끝으로 3분기 주식시장을 전망한다면.

▶올해 전체를 봤을 때 시장이 조정을 받으면 2분기 중반부터 3분기 중반내지 말까지 이어질 것이다. 기업실적도 좋았다고 평가하는데 1분기를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3분기 실적도 썩 좋진 않을 수 있다. 그나마 유동성이 풍부해서 주가가 크게 떨어지는 것은 막을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