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지난 6월21일 '부산저축은행 예금 부당인출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수사결과의 핵심은 부산저축은행에서 85억여원이 영업정지일 이전에 부당 인출됐다는 것. 검찰은 이에 따라 일부 임원에 대해 업무방해 및 업무상배임 혐의로 추가 기소하고, 부당 인출된 예금 85억여원에 대해서는 예금보험공사와 협조해 환수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검찰은 다수 예금주가 차명계좌를 이용해 예금자보호 한도인 5000만원 이하로 거액을 분산 예치하는 '쪼개기 예금'을 하고 저축은행이 이를 조장해 왔다고 말했다. 따라서 '차명계좌 분산 예치자'에 대해서는 실계좌주 기준으로 5000만원 한도에서 예금을 보호하는 취지의 규정을 신설하도록 금융위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검찰이 실제로 금융위에 통보하고, 금융위에서 이를 법제화 할 경우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대법원에서 분산 예치를 합법으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퇴출된 한 저축은행의 예금자는 예보가 가족명의를 동원해 예금 쪼개기를 한 예금에 대해 합산해 5000만원까지만 예금보험료를 지급하려 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에서 대법원은 2009년 3월 "예보가 분산 예치된 예금명의자의 보험금 지급청구를 거절하려면, 금융기관과 실예금주 사이에 예금명의자의 예금반환청구권을 배제하고 실예금주에게 예금반환청구권을 귀속시키겠다는 명확한 의사의 합치가 있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로 제한된다"며 이 고객의 손을 들어줬다.
여러 통장의 도장(서명)이 동일하고, 이자가 동일인의 통장으로 입급됐다고 하더라도,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금융실명법)에 의해 적법하게 만들어졌다면 각각 명의에 따라 예금자보호 한도 내에서 지급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실명법에서도 제3자에 대해서는 위임장이 있으면 대리 거래가 가능하고, 특히 가족에 대해서는 위임장이 없어도 대리 거래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금융권에서는 검찰이 분산 예치를 불법으로 보는 것은 검찰이 금융실명법은 물론 대법원의 판결 자체를 뒤집는 것이고 지적한다.
현재 대부분의 저축은행에서 분산 예치는 일반화돼 있으며, 재테크 전문가들도 저축은행의 안정성이 은행에 비해 떨어지는 만큼 예금자보호 한도 내에서 분산 예치하라고 조언을 하고 있다. 검찰이 분산 예치를 불법으로 판단한다면, 우리나라의 대부분 금융기관과 그 종사자들, 그리고 은행 PB 등 재테크 전문가들은 모두 불법을 '조장'한 셈이다.
실제로 검찰의 이러한 발표로 인해 일부 저축은행에서는 실제로 분산 예치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고객의 문의가 나타나고 있다.
또한 실계좌주 기준으로 예금을 보호하도록 하면 그동안 가족 등의 명의로 분산 예치된 예금의 대량 해지사태도 발생할 수 있어 금융계 전반에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분산 예치를 문제 삼는다면 모든 금융사들이 재테크의 스탠스를 완전히 바꿔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며 "이로 인해 금융권은 물론 사회적인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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