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증권사들이 주식워런트증권(ELW) 거래를 하는 초단타 매매세력 스캘퍼(Scalper)를 불법 지원한 사실이 밝혀진 데 이어 최근에는 주가연계증권(ELS) 조작 사실까지 드러났다. 증권사의 신뢰가 땅에 떨어진 셈이다. 증권사의 대표 금융상품인 ELW와 ELS로 고객을 우롱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얼마 전 검찰은 ELW 시장에서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12개 증권사의 전현직 사장을 기소했다. 벌금형만 선고받아도 사장직에서 해임될 수 있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12개 증권사는 현대증권, 대우증권,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HMC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LIG투자증권, KTB투자증권, 이트레이드증권, 한맥투자증권으로 증권업계를 대표하는 대형 증권사들이 상당수 포함됐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다.
해당 증권사 법무팀은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분주히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스캘퍼에게 제공된 ELW 전용선이 외국에서는 이미 합법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 등을 들어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무죄 판결을 받아 사장이 해임되는 사태를 막는다 해도 회사에 대한 신뢰까지 바로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사건에 연루되지 않은 한 증권사 관계자는 "같은 증권업계의 한 사람으로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자 실망스럽다"며 "위법 여부와 관계없이 고객들에게 큰 상실감을 줬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사건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검찰이 증권사 사장들을 기소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엎친 데 덮친 격으로 ELS 주가 조작사건까지 드러난 것이다. 수익금과 원금을 지급하지 않으려고 고의로 주가를 조작한 것. 이 사건으로 대우증권, 미래에셋증권, BNP파리바, 캐나다왕립은행(RBC) 소속 주식 트레이더 4명(회사당 1명씩) 불구속 기소된 것.
이들은 ELS 상품의 중도상환 평가일이나 만기 평가일에 주가가 수익금 지급 기준가격 이상이면 대량으로 주식을 내다팔아 주가를 떨어뜨린 혐의를 받고 있다.
ELS는 각 증권사에서 고액자산가는 물론이고 많은 개인 고객들에게 추천하는 대표적인 금융상품이다. 최근 많은 증권사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경쟁적으로 다양한 ELS를 발행하고 있을 정도. 증권사 입장에서도 ELS는 주 수입원인 셈이다.
한 증권사 PB는 "ELS는 증권사뿐 아니라 고객들도 상당히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상품인데 이번 일로 영업에 약간이나마 타격을 받을 것 같아 우려된다"며 "ELS와 관련해 주가조작 의혹이 종종 언급되던 차에 결국 이런 불미스런 일이 터져 안타깝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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