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의 거물이 교육시장에서 맞붙게 됐다. 김범수 카카오톡 의장이 지원하는 학습앱 콘텐츠업체 ‘포도트리’와 천양현 코코네 회장이 지원하고 있는 어학앱 콘텐츠업체 ‘코코네’가 국내와 일본시장에서 나란히 유료 다운로드 앱 1위를 차지하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
 
김 의장과 천 회장이라는 든든한 버팀목의 힘을 받은 포도트리와 코코네. 하루에도 몇개씩 비슷하게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교육앱 중에서도 이들의 콘텐츠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결은 무엇일까. 요즘 대세라는 앱 비즈니스시장의 新라이벌 열전, 코코네와 포도트리의 경쟁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초기 NHN 성장 이끈 주역들, 이젠 '적수'
 
‘교육 아니면 게임’. 국내에 앱 비즈니스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기 시작하면서 가장 집중을 받았던 두 분야다. 그만큼 수요가 높고,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는 얘기다. 당연히 경쟁도 치열하다.
 
코코네 박용후 홍보팀 이사는 “김 의장과 천 회장이 나란히 교육 앱시장에 진출한 것도, 두 업체의 콘텐츠가 주목 받는 것도 우연만은 아니다”며 “초창기 앱 비즈니스는 반짝이는 아이디어만으로 승부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한 전략적인 마케팅이 더 중요해진 시기”라고 설명했다.
 
‘100인의 CEO 프로젝트’를 선언하며 카카오톡 이제범 대표를 발굴해 낸 김 의장은 두번째 선택으로 포도트리의 이진수 대표에게 지원사격을 아끼지 않고 있다. 천 회장 역시 오랫동안 품어왔던 교육사업의 꿈을 위해 지난 2008년 일본에서 코코네저팬을 설립, 이번 한국시장 출시를 위해 코코네코리아 유희동 대표와 손을 잡았다.
 
지금은 ‘적수’로 만났지만 사실 두 사람의 인연은 각별하다. 초·중·고등학교 동기동창으로 초창기 NHN의 성장을 이끈 대표적인 주역으로 손꼽힌다. 김 의장은 1999년 한게임 창업 이후 2000년 NHN 공동창업자로 합류했으며, 천 회장은 불모지나 다름없던 일본 게임시장에서 NHN저팬을 일본 최대의 게임회사로 키워낸 인물이다. 현재 카카오와 코코네코리아가 같은 건물을 사용하고 있는 것 또한 두 사람의 인연에서 비롯된 것이다.
 
특히 재미있는 것은 김 의장과 이 대표, 또 천 회장과 유 대표의 ‘남다른 인연’이다. 이 대표는 NHN저팬 시절 천 회장 밑에서 일을 배운 인재이고, 유 대표는 김 의장과 함께 NHN 시절 맞고를 탄생시킨 주역 중 한명이다. 그만큼 서로의 장점과 단점을 누구보다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경쟁자인 셈이다.

◆같은 목표, 다른 전략…소비자 선택은?


#1. 저장돼 있는 영어 단어만 3만개에 달한다. 정확한 영어 발음과 함께 단어가 보여지면, 사용자는 순간적으로 자신이 아는 단어와 모르는 단어를 구별한다. 모르는 단어는 아는 단어로 분류될 때까지 몇번이고 반복해서 듣게 되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하루 50개의 단어를 외우는 것쯤은 거뜬하다.
 
지난 3월 국내 출시와 동시에 유료 앱 다운로드 1위에 오르며 관심을 모았던 포도트리의 첫 작품인 어휘학습 앱 ‘슈퍼 0.99’다. 지난 5월에는 일본시장에서도 유료 앱 다운로드 1위를 차지하며 해외진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2. 앱을 시작하면 아직은 엉성한 마을이 하나 보여진다. ‘인간관계’ ‘일상생활’ 등 보기를 선택해 들어가면 영어 대화가 들리고, 듣기 문제를 맞추면 ‘판타스틱’ 등 점수가 매겨진다. 이 점수에 따라 마을이 하나둘 발전을 하고, 그만큼 듣기 실력 또한 늘어간다. 
 

지난 6월 국내에 첫 출시되며 현재 교육 앱 다운로드분야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코코네의 ‘갑자기 들리는 리스닝 왕국’이다. 이 앱은 일본에서 먼저 유료 앱 다운로드 분야 1위를 차지하는 등 호평을 얻은 뒤, 국내로 진출해 입소문을 타고 교육 앱 분야를 석권 중이다.
 
김 의장과 천 회장의 인연뿐 아니라 여러 면에서 비교가 되고 있는 두 업체는 시장 공략을 위해 조금은 다른 전략을 펼치고 있다.
 
포도트리 이진수 대표는 “포도트리는 콘텐츠업체라기보다 유니버설콘텐츠업체로 불렸으면 한다”고 밝혔다. 만화, 어학, 전자책, 장난감 등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단순히 보고 외우고 읽는 것을 넘어서 시각과 청각 등 공감각적 경험을 통해 매력적인 학습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것이 목표라는 설명. 영단어 학습앱 ‘슈퍼 0.99’ 위인전만화앱 ‘세계인물학습만화-Who?’ 그리고 3D 장난감앱인 ‘큐브독’ 등 지금까지 행보에도 이런 점이 잘 보여진다.
 
특히 김 의장의 조언이 현재 포도트리의 모습을 이끄는 데 주효했다는 것이 이 대표의 평가다. 포도트리를 향한 김 의장의 조언은 크게 세가지다. 첫째, 아무리 오랫동안 웹을 중심으로 콘텐츠를 고민했더라도 지금과 같은 패러다임 전환기에는 철저하에 모바일 콘텐츠라는 키워드를 갖고 원점에서 사업계획을 출발해야 한다. 둘째, 이 시장에 대한 확실한 비전을 공유한 인력구성이 핵심이다. 셋째, 어떤 분야를 선택하든 유저가 진정으로 포도트리의 열정과 디테일에 감동할 수 있는 장인 정신이 유일한 전략이고 경쟁력이다.
 
이 대표는 “김 의장과의 만남을 통해 얻은 조언과 메시지가 명확했고, 실제로 사업을 꾸려가면서 결정적인 계기와 실마리가 됐다”며 “처음부터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김 의장의 노하우와 정확한 조언이 없었다면 혼자서는 어려운 일”이라고 평했다.
 
코코네는 포도트리 보다 ‘에듀테인먼트’의 기능을 더욱 강조한 것이 눈에 띈다. 이 대표는 “어학 공부를 위한 동기 부여를 위해 자신의 학습 진도와 점수에 따라 마을을 키우는 듯한 재미를 주게 된다”며 “게임을 즐기듯 영어 공부를 하다 보면 반복 학습을 통해 어휘 실력 또한 자연스레 향상된다”고 설명했다.
 
코코네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머지않아 ‘소셜 러닝’을 실현하겠다는 목표가 뚜렷하다. 유 대표는 “언어학습이란 실제로 써 먹을 수 있을 때 가장 성취감이 크고 동기부여가 강하다”며 “마치 지식검색처럼 앱을 통해 전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을 연결해주고, 사용자들이 직접 표현법을 묻거나 답을 해줄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 줄 것”이라고 넌지시 힌트를 던졌다.
 
유 대표는 일본에서 게임개발자로 일했던 경험을 덧붙였다. 마작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었는데 한국 개발자들만으로는 신통치 않던 결과가 일본 개발자 영입 후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게임의 형식만 놓고 봤을 땐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지만, 일본의 문화가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소비자들의 마음까지 열게 한 것이다.
 
그는 “그때 콘텐츠사업이라는 것이 기술력이 아니라 문화라는 걸 깨달았다”며 “천 회장은 고객 서비스에 굉장히 섬세하고 철저한 면이 많다. 그런 점이 코코네 직원들에게도 두루 영향을 준 게 사실이다. 그게 코코네의 핵심이자 동력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유 대표는 “포도트리와 여러 면에서 비교가 되고 있지만 싸워 이겨야 할 적이 아니라 좋은 자극을 주는 상대다”며 “실제로 포도트리의 높은 퀄리티를 보면 더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결과적으로는 소비자들에게도 긍정적인 혜택을 줄 것이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