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식품업계 실적도 이런 선호도와 맞아떨어진다. 농림수산식품부가 발간한 '2010년 식품산업주요지표' 자료집에 따르면 지난해 1조원 이상 매출을 올린 식품기업은 15개로 전년보다 1개가 늘었다.
식품업계에서 매출액 1조원 이상 기업체는 2008년 10개, 2009년 14개, 2010년 15개로 늘어나는 추세다. 개인 사업자든 대기업 사업자든 '먹는 장사'의 파워는 일관된 셈이다.
그렇다면 증시에선 어떨까. 증시에서도 '먹는 장사'가 남는 장사라는 말이 통할까.
◆가격 부담 덜어내니 수익률 '빵빵'
올 들어 음식료업종 상승세는 여느 해보다 가파르다. 특히 3월부터 6월까지 음식료업종지수 상승폭은 20%를 넘는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는 8.3% 오르는 데 그쳤다.
종목별로 삼양사가 가장 뛰어났다. 삼양사는 이 기간 주가가 5만7000원에서 10만5000원으로 두배가량 뛰었다. 하림 계열 배합사료 생산업체인 팜스코도 60% 넘게 올랐다.
대기업 중에선 롯데그룹주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롯데삼강이 50.5% 상승률을 보인 데 이어 롯데칠성(43.6%), 롯데제과(22.4%)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롯데칠성은 2008년 6월 이후 2년여만에 주당 100만원대를 회복하며 황제주로 복귀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6월 초 롯데칠성 목표가를 200만원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롯데제과는 장중 184만8000원까지 오르며 180만원선을 뚫었다.
그밖에 삼양식품(42.6%), 마니커(26.9%), 현대그린푸드(26.2%), 오리온(20.3%) 등도 시장수익률을 웃돌았다.
증권업계에선 미국의 2차 양적완화(QE2) 종료에 따른 유동성 우려와 그리스 채무재조정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상대적으로 실적 전망이 탄탄한 내수기업이 부각된 덕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세계 경기 둔화 우려가 반영되면서 단기 증시 조정을 염두에 두고 피신처로 내수주를 선택하는 경향이 나타났다"며 "상대적으로 탄탄한 내수 업황의 수혜가 기대되는 음식료가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음식료주 강세를 단순히 순환매에 따른 수익률 '키 맞추기'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송경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등 기존 주도주의 2분기 이익 모멘텀이 상대적으로 좋지만 이익 전망치 상향 속도로 치면 내수주도 빼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차·화·정의 경우 지난달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증가율이 크게 둔화된 반면 음식료주는 4.8% 늘어나며 증가 탄력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하반기에도 '먹는 장사'?
하반기에도 음식료주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상반기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추가 여력이 여전하다는 것. 하지만 '늦게 줄 서면 먹을 게 없다'는 조언도 나온다.
그동안 음식료주의 발목을 잡았던 것은 무엇보다 '가격' 이슈였다. 밀가루, 옥수수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는데도 정부의 물가조절 압박에 제품가격을 올리지 못하면서 부담이 상당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들어 줄지어 가격 인상안을 내놓으면서 이런 부담을 상당부분 해소했다는 평가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설탕이 지난 3월 9~10%, 밀가루가 4월 8~9%, 음료가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2~3월 평균 5~15%의 가격 인상을 거쳤고 과자 가격은 5월 초 소비자가격 기준 5~15% 올랐다.
김민정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주가의의 발목을 잡았던 곡물가격 급등과 가격 전가력 훼손에 대한 우려를 덜면서 업종평균 가치평가 배수가 크게 올랐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당분간은 정부의 물가관리 기조가 계속될 테지만 전문가들은 그동안 곡물가 급등에 따른 음식료업계의 부담이 컸고 음식료업계에서도 가격인상 시기 지연과 인상폭 축소 등을 통해 물가안정에 노력해온 만큼 가격 통제 분위기는 다소 완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엔 밀가루, 유지, 전분당 등 소재식품의 추가 가격인상을 비롯해 상반기 원가 부담을 감내하면서 가격인상을 늦췄던 라면, 맥주 등의 품목도 가격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송우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도 음식료주가 시장수익률을 웃돌았던 때는 제품가격 상승이 원가 상승보다 높아지는 시기였다"고 분석했다.
이와 맞물려 6월 말 발표된 내수 활성화 대책을 계기로 국내 소비가 늘어나면 음식료주 등 내수주가 수출주에 대한 일시적 대안을 넘어 새로운 관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환율 상황도 긍정적이다. 우원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리인상 추세에 따라 환율도 하향안정화가 예상되는 만큼 음식료업체의 수입원재료 원가부담이 줄어들고 외화 관련 수지도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수주의 성장 동력으로 떠오른 중국 소비 상황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 주목하는 시선도 있다. 중국의 점진적인 내수 회복 등을 감안할 때 수혜가 예상된다는 얘기다.
5월 중국 소매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9% 늘어난 것으로 집계돼 지난 3월을 기점으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박종대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소매판매 및 소비심리지수의 반등을 계기로 현지의 국내 소매 · 유통업체의 실적 개선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골라먹는 재미 '쏠쏠'
오리온, CJ제일제당 등이 복수로 추천된다. CJ제일제당의 경우 판매가격 인상과 곡물가격 안정화로 하반기 실적 회복이 예상된다. 내년 이후에는 해외 바이오 부문의 고성장세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우원성 연구원은 "곡물가격 하락폭이 커지면 추가적인 실적 모멘텀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리온은 제과업종의 양호한 가격전가력, 프리미엄 제과 성장에 바탕을 둔 국내 제과 부문의 안정적 실적 개선세가 투자 포인트다. 중국과 베트남 등 해외 실적모멘텀도 지속될 전망이다.
송우연 연구원은 "2분기 가격을 올린 스낵류와 비스킷 외에 파이류 가격인상 요인이 있고 상반기 대비 하반기 마케팅비중도 다소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밖에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라면 가격 인상이 예상되는 농심과 영업이익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는 대상 등도 추천 종목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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