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애플이 우리에게 아이폰을 팔아 달라고 할 거 같다. 그때가 되면 아이폰을 할지 말지 생각해 보겠다.”
 
지난 6월30일 열린 LG유플러스 기자간담회에서 LG유플러스 이상철 부회장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실려있었다. 이 부회장은 이날 ‘3등 탈출’이라는 말보다 ‘LTE 1등’을 더 자주 언급했다. 그간의 설욕을 한번에 씻어내겠다고 단단히 작정이라도 한듯 이 부회장의 공격적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 이제부터 진짜 경쟁…"1등 못하면 곤란하다"
 
올 연말까지 300만명, 2014년까지 1000만명. 지난 기자간담회에서 이 부회장이 직접 밝힌 LTE 가입자 예상 수치다. 이는 SK텔레콤의 연말 30만명, 2014년 800만명 전망치보다 훨씬 높다. LTE 시대를 맞이한 이 부회장의 자신감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숫자다. 
 
한국통신프리텔(KTF) 초대사장과 한국통신(KT) 사장을 거쳐 정보통신부 장관, 광운대 총장 등을 역임한 이 부회장은 학자형 CEO 이미지가 강하다. 그러나 업계에선 이미  ‘공격형 CEO’로 정평이 나 있다.
 
지난 96년부터 KTF 사장을 역임하는 동안 하위권에 머물던 016을 업계 2위로 끌어올리고, 2001년 KT 사장으로 민영화 작업을 안정적으로 주도할 수 있었던 것도 그의 이 같은 경영스타일이 주효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년 3위 탈출을 위해 ‘획기적인 돌파구’가 필요했던 LG유플러스로서는 이 부회장만큼 적임자가 없었던 셈이다. 더욱이 후발 통신사업자로서 그간 방통위 등 정부와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었던 기존과 비교해, 정통부 장관 출신의 그를 영입함으로써 보다 원활한 소통 창구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그의 추진력에 힘입어 LG유플러스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LTE 서비스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간담회 중에도 이 부회장은 “적어도 LTE에 있어서 만큼은 SK텔레콤보다 우위에 있다”는 자신감을 여러 차례 피력했다. 
 
무엇보다 그는 ‘꿈의 통신’이라 일컬어지는 LTE의 빠른 속도에 만족감을 표했다. 3G 통신에 비해 5배, KT의 4G 서비스인 와이브로 보다 약 2배 정도 빠르다. SK텔레콤과 비교해도 현재로써는 LG유플러스 쪽이 조금 더 빠르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지난 1일 서울, 부산, 광주 일부지역에 첫 서비스를 시작으로 내년까지 국내 최초로 LTE 전국망을 완성하겠다는 계획도 진행 중이다. 2014년 전국망 서비스를 목표로 하는 SK텔레콤보다 1년 빠르다.
 
여기에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황금주파수’로 일컬어지는 2.1기가헤르츠(GHz) 확보도 호재다. 방통위에서 발표한 2.1GHz 주파수의 여유 대역폭 확보를 위한 오는 8월 경매의 단독 입찰권을 얻는 데 성공한 것.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주파수를 확보한 만큼 단말기 수급이 보다 원활해지게 된 셈이다.
 
사실상 LG유플러스는 3G 통신 경쟁에 있어 2.1기가헤르츠 주파수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단말기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등 스마트폰 경쟁에서 거의 소외된 상태나 다름없었다. “기존에는 경쟁사가 좋은 네트워크와 단말기를 통해 시장에서 훨씬 앞서나갔다면, 이제 비로소 동일한 출발선상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됐다”는 그의 말에 담긴 진짜 속뜻이다.

◆호언장담에 외부선 반격…넘어야 할 산 첩첩
 
그러나 이 부회장의 공격적인 행보에 대한 외부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당장 같은 날 LTE 서비스를 실시한 SK텔레콤의 경우 구석구석 탄탄한 통화 품질을 앞세우며 견제에 나섰다. LTE 가입자 유도를 위해서는 통화품질로 서비스 만족감을 주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이다. 때문에 안정적인 통화 품질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LG유플러스의 LTE 가입자 300만명 목표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LG유플러스 LTE의 경우 현재로서는 서울 광화문 등 일부지역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강남 등의 지역은 아예 서비스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 부회장은 “기지국을 반 정도는 깔아 놓고 서비스를 시작해야 하지만, 우선 필요한 곳에서 LTE를 사용할 수 있도록 먼저 시작했다”고 일부 인정한 바 있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 측은 “현재 LTE 중계기 설치 작업을 진행 중이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다”며 “통화 품질도 떨어지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사용 공간이 극히 제한되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월 3만원 이상의 요금을 따로 부담해야 하는 LTE 서비스에 대한 매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 와중에 KT 역시 '와이브로 가격파괴' 전략으로 가입자 유치전쟁에 뛰어들었다.
 
아직은 LTE 서비스에 대한 검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만만치 않은 투자비용도 넘어야 할 산이다. LG유플러스 측이 밝힌 LTE 투자비용은 약 1조2500억원 정도. 올해 8000억원, 그리고 내년에 450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한다. 2G 등 올해 전체 투자 예산으로 책정돼 있는 1조8000억원 대부분을 LTE에 ‘올인’하고 있는 셈이다. 주파수 확보를 위한 비용 약 4500억원은 추가 부담이다.
 
이 부회장의 호언장담대로 충분한 LTE 가입자를 확보한다고 하더라도, LTE가 활성화될수록  통신사로서는 주수익원이라 할 수 있는 음성통화 수익료의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점 역시 간과할 수 없다. LG유플러스 역시 2012년 하반기부터는 VoLTE(모바일 음성통화) 서비스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때문에 막대한 투자비용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는 것이 관건이 된 상황. 엔지니어 출신으로 누구보다 IT현장에 정통한 CEO인 이 부회장이 지난해 부임과 동시에 ‘탈통신’을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LTE라는 넓은 차선이 만들어진 만큼, 이제 그 위를 달릴 자동차나 마찬가지인 서비스 경쟁이 핵심이라는 얘기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3위 업체인 우리로서는 얻을 건 많지만 잃을 건 없는 상황이다”며 “아직은 탈통신 서비스 분야에서 뚜렷한 수익모델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다양한 시도를 통해 킬러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