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초고가대 종목은 긴 시간 약보합을 거치며 피로감이 누적되어 있던터라 매물 기근현상을 보이며 상승폭을 키웠다. 수도권 근교의 중·저가대 종목들도 거래를 이끌며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2월 들어 급격한 인플레이션 현상에 금리인상론이 대두되고, 신규 골프장들의 개장과 입회금 반환에 따른 일본 골프장 부도사태가 재조명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연초 승승장구하던 주식시장도 불안한 횡보를 보이기 시작하고, 부동산시장도 얼어붙으면서 골프회원권시장은 내내 약보합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이에 기대심리도 약화되면서 대세상승기 이전인 2004년도 수준으로 회귀하는 듯 보였다.
전반적인 하락장 속에도 숨은 진주는 있었다. 여러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초고가대의 에이스피지수가 4.6% 상승하며 귀추를 주목시킨 것. 종목별로 편차는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실적이 호전된 기업체가 사업상의 이용 목적을 고려해 초고가대 종목 매수에 가담한 결과다. 법인의 경우 오히려 전년도보다 낮아진 가격대를 바탕으로 매수세가 누적되며 일부종목은 매물 기근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매매자의 기준은 거래빈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남부와 이스트밸리, 남촌, 레이크사이드 등 강남권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가평베네스트와 비전힐스 등의 강북권 종목은 소폭조정을 보여 대조적인 양상을 보였다.
초고가대 중에서도 남부는 매수세가 집중되며 1억9000만원 올라 15.2%의 비교적 높은 상승세를 시현했다. 법인의 선호도가 높은 이스트밸리 역시 매물부족 현상을 빚으며 9000만원 오른 9.9%대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한편 한동안 소외종목으로 분류되던 레이크사이드는 M&A 기대감이 확대되면서 경영권 다툼으로 얼룩진 기존 이미지를 벗고 5000만원 올라 8.1% 상승세를 기록했다.
신규 골프장 증가에 중가대 불똥, 주중회원권은 강세
지수상으로는 고가대가 일정 수준의 비율로 동반하락하면서 낙폭이 연초 대비 6.9%로 가장 컸다. 그러나 과대낙폭 종목 대다수가 중저가대에 분포되면서 체감온도는 상이한 현상을 보였는데, 특히 신규 골프장 주변 회원권의 하락이 눈에 띤다. 경춘라인의 라데나(22.5%)와 엘리시안강촌(22.4%)은 한때 경춘고속도로 개통 기대감으로 상승 가도를 달렸으나 주변 신규 골프장의 급증으로 현재는 하락률 2, 3위를 차지하는 비운을 안게 됐다.
또한 수도권 남부의 마지막 알짜부지로 인식되던 안성지역 골프장들은 골프클럽Q안성, 햄튼, 에덴블루 등이 새로 들어서고 남안성과 인접한 천안의 마론뉴데이도 매물화 되면서 불똥이 튀었다. 상반기 하락률 1위를 기록한 안성(24.2%)이 대표적이며, 모기업의 후광을 받아오던 안성베네스트(10.2%)도 시세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이러한 동향은 용인권으로도 전파됐다. 법인이 선호하는 고가대보다는 중가대에 주로 영향이 가해지면서 레이크힐스(16.7%)가 하락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고 블루원용인도 줄곧 보합세를 탈피하지 못하면서 실망감을 안겼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시장 환경과 시세변동은 사용가치에 주안점을 둔 실리적 매매 형태를 가져왔다. 이는 중,저가대와 주중회원권에서 두드러지고, 지역별로는 강원, 충청권 및 이들과 접하고 있는 수도권 외곽 종목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지방 골프장에 부여했던 개별소비세 감면혜택 폐지가 그린피 인상으로 이어지면서 해당 종목들 시세에도 희비가 엇갈렸다.
충청권은 시니어층의 선호도가 높은 우정힐스(7.5%)가 긍정적 흐름을 보였고 이외 종목들은 대체적으로 하락세였다. 이 와중에 센테리움(20.7%)의 높은 상승세가 눈에 띠는데, 분양가 반환보장에 대한 골프장의 의지가 확인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한 종목이다.
영호남권은 견고한 시세를 유지하면서 선방했다. 동래베네스트(12.0%)와 창원(9.8%), 광주(7.4%) 등이 상승세를 이끌었고, 분양가 반환보증을 실시하고 있는 마우나오션(4.0%)과 진주(1.4%)도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수도권 종목은 그린피가 인상된 충청과 강원권에 비해 경쟁력이 강화됐다. 특히 실사용자 비중이 높은 주중회원권 매수세가 증가했는데 상승률 상위종목에도 레이크힐스 주중(12.8%)과 은화삼 주중(10%)이 각각 3, 5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종목별 편차 커지고 매물 확보 쉽지 않을 것
회원권시장의 대내외적인 악재는 경기 동향 사이클의 과정을 함께 겪고 있어 단기간에 해소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시장 환경을 고려하면 아직까지는 상승기조보다 점진적인 조정 내지는 약보합세를 우려하는 시각도 더러 있다. 그러나 간과해선 안될 점은 현 상황이 매도물량이 급진적으로 출현하는 급락장과는 다른 상황이라는 것이다. 상반기 시세 하락은 매도물량의 변화보다는 투자적인 매수세의 감소에 기인한다. 바꿔 해석하면 일정 수준의 시세 지지선을 형성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경기 침체 그늘 아래 최근 신규 골프장 증가 등 회원권의 희소성이 약화되면서 매매자의 선택 기준은 ‘사용가치’라는 본래 목적으로 복귀했다. 매매자의 변화된 기준에 따라 지역별, 종목별 차별성을 보이고 하반기에는 그 편차가 더욱 도드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초고가대는 매물이 제한적이라 일정한 프리미엄을 유지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근교의 접근성이 양호한 중저가대 종목들이 몸값을 낮추면서 단기간 내 매수세 증가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중저가대는 앞서 거론한 사용가치라는 관점에서 실리적인 사용금액을 조건으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시세가 하락한 종목 중 대다수가 그린피 절감혜택이 정기예금 이율보다 더 나은 수준인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미 더 이상의 추가 하락을 예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낮아진 종목들은 하반기 거래량이 상반기 수준을 상회하면서 반등세를 시현할 가능성도 있다.
수도권 외곽에 위치해 근접성이 떨어지는 중가 및 고가대의 경우 시장의 하향 조정 이후 저가대와 초고가대의 사이에 끼어 피해를 입는 일종의 너트크래커 현상이 빚어질 수도 있다. 회원혜택을 보다 강화한 중저가대와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아진 초고가대 사이에서 고가대의 기존 입지가 흔들리면 회원권 시장 구도 변화가 예상된다.
매매자의 심리적인 영향도 간과할 수 없다. 사용가치가 뛰어난 종목 위주로 저점매수세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고, 법인의 매수는 시세 변동보다는 이용자의 필요성에 따라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매물벽이 상당히 얇게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결론적으로 회원권 시세 자체가 이미 과도한 하락세를 극복할 만한 제한 수위까지 내려와 있어 매물 확보가 쉽지 않은 기형적인 수급을 보일 수도 있다. 하반기에는 추가 돌발악재만 없다면 급격한 하락세는 극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단 차별화 현상과 국지적인 변화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뇌동매매를 자제할 수 있는 분별력과 사용가치에 기인한 저점매수는 소비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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