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지붕'이라 불리는 북알프스의 3000m 급 봉우리들이 에워싸고 있는 작은 도시 다카야마(高山). 다카야마는 일본 열도 정중앙 기후현의 해발 0m 평지에 다소곳이 들어 앉은 산중 도시다. 

나고야 추부(中部)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울창한 삼림사이로 난 고속도로를 3시간 남짓 달리면 다카야마가 조용히 모습을 드러낸다. 한산한 듯 깔끔하게 단장된 도로가 격자형으로 뻗어있는 다카야마는 일본의 상징과도 같은 교토 문화와 에도시대 문화가 어우러진 독특한 도시풍경으로 일본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손꼽히는 관광지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특히 5월까지 눈이 쌓여있는 북알프스 알펜루트와 주변에 흩어져 있는 온천, 도심을 흐르는 풍부한 수량의 강이 오래된 가옥들과 어우러져 잠시도 한눈을 팔수 없게 만든다.
 
골목길에 들어서면 타임머신을 탄 듯

리틀 교토(小京都). 1000년 이상 황궁이 있던 일본의 옛 수도 교토의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붙은 다카야마의 별칭이다. 16세기 말에 건축된  400년 된 가옥들이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다카야마 전통거리는 시에서 건물의 개·보수를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지금도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골목길을 걷고 있으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일본 전통 양식의 가옥구조를 한 목조주택이 빼곡히 들어찬 전통거리는 골목 구석구석 아기자기한 전통 공예품과 특산물을 파는 가게들이 관광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골목을 걷다 보면 수백년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사케 양조장과 다카야마를 대표하는 목공예품 가게들이 발길을 붙잡는다.


마을을 가로 지르는 강 옆에서는 매일 새벽 조시(朝市)가 열려 신선한 과일과 채소, 생활용품을 싼값에 구입할 수 있다. 또 진야 신사 앞마당에서 열리는 새벽 조시도 빼놓을 수 없는 구경거리다. 농민들이 직접 재배한 과일과 특산품들을 파는 곳으로 여행객들이 새벽잠을 떨치고 나와 장을 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신새벽 골목길 모퉁이를 지나 강을 가로 지르는 다리 위에 서서 바라보는 거센 물살에는 일본의 과거와 현재가 함께 흐르고 있었다.

다카야마는 봄 가을, 축제의 도시로 변한다. 일본의 아름다운 3대 마츠리로 꼽히는 산노 마츠리(봄)와 하치만 마츠리(가을)가 열리는 때에는 도시 전체를 마치 무대인 양 온갖 장식으로 치장해 놓고 여기저기 연기를 뿜어내며 히다 쇠고기로 만든 꼬치를 굽거나 다양한 먹거리를 파는 포장마차가 모두의 마음을 들뜨게 만든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호화스럽게 장식한 수레 행렬이다. 거대한 수레를 끌고 북과 피리소리에 맞춰 전통복장을 한 사람들이 춤과 노래를 부르며 마을을 도는데, 높고 화려한 수레 장식이 장관을 연출한다.
 
온천과 산에서 즐기는 몸과 마음의 호사

다카야마를 대표하는 관광상품 중 하나가 오쿠히다 온천마을이다. 일본 3대 온천 중 하나인 게로를 기점으로 기후현의 북쪽 일대를 '히다'라고 하는데 오쿠히다는 가장 험준한 오지에 있는 천연온천으로, 대자연 속에서 노천온천을 즐기다 보면 마치 신선이 된 듯 몸과 마음이 깃털처럼 가벼워짐을 느끼게 된다.
온천마을에는 일본 전통여관인 '료칸'이 밀집해 있다. 큰 맘 먹고 료칸에 묵으며 최상의 서비스를 받아볼 것을 권한다. 료칸에서 제공하는 정찬인 가이세키 요리는 다카야마 지방의 최고급 소고기인 '히다규'를 비롯해 산에서 나는 온갖 나물과 신선한 해산물 등이 손대기 아까울 정도로 멋스럽게 담겨져 나와 눈과 입이 최고의 호사를 누리게 된다.

오쿠히다 온천마을에서 로프웨이를 타면 2156m까지 오를 수 있다. 로프웨이 종점에 오르면 전망대 뒤쪽으로 新호타카다케로 가는 등산로와 연결돼 있다. 로프웨이를 타고 올라가면서 보는 3000m가 넘는 북알프스 연봉의 아름다운 파노라마도 잊지 못할 감동을 연출한다. 계곡 곳곳에는 여름에도 두께 2~3m의 눈이 그대로 쌓여 있어 마치 만년설을 보는 듯 하다. 북알프스는 짧은 여름 울창한 숲을 보여 주다가, 겨울이 되면 혹독한 바람과 함께 최고 6m까지 눈이 쌓여 이듬해 5월까지 녹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산을 내려오면 히라유 폭포가 기다린다. 히라유 폭포는 온천수가 섞여 있어 옅은 녹색을 띄는 물 색깔이 마치 물감을 풀어놓은 듯 하다.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수를 보고 있도라면 가슴까지 시원해진다. 폭포 입구에서는 무료로 족욕을 즐길 수도 있다. 또 트레킹 코스로도 인기가 있는 히라유 폭포 길은 특히 여름에는 산악자전거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명소이기도 하다.

다카야마의 자연에 취했다면 이젠 인간이 만들어 놓은 위대한 예술품을 감상할 차례. 바로 시라가와고 마을의 전통 가옥이다. 다카야마 인근에 위치한 시라가와고는 손을 합장한 듯한 '가쇼즈쿠리 양식'의 가옥이 특징이다. 한겨울 눈이 많은 지리적 특성에 맞게 지붕 경사를 급하게 만들어 폭설에 견디게 한 옛사람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1995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마을의 모습이 이국적인 정취를 풍긴다. 무쇠 난로가 걸린 카페 실내에 앉아 한잔의 차를 즐기는 여유도 가져봄직하다.
일본은 인천공항에서 2시간여 비행으로 닿을 수 있다. 특히 일본 중부지방은 대도시 위주의 여행을 즐기던 사람들에게 새로운 재미와 볼거리를 제공하는 아이템으로 가득한 곳이다. 맛여행이든, 온천여행이든, 또는 산악여행이든 여행자들을 충족시켜주기에 충분한 자원을 지녔다. 꼭 여름 성수기가 아니더라도 휴가철을 비켜서 여유로운 여행을 즐기기에 맞춤의 장소로서 부족함이 없다.
 
☞찾아가는 법
 
일본의 중심부에 위치해 주요 도시에서 다카야마까지 접근하는 교통편도 다양하고 편리하다. 다카야마에서 가장 가까운 공항은 도야마다. 그 외 오사카, 도쿄에서도 JR이나 버스가 연결된다. 도야마공항에 JR로 1시간30분, 버스로  2시간 30분 달리면 다카야마다. 나고야 추부공항에서는 JR로 2시간20분 혹은 버스로 2시간45분이 소요된다.
<취재협조/다카야마시, 아시아나 항공, 엔타비여행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