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만 커진 것이 아니다. 상품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2002년 개설 직후에는 코스피200 등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 주를 이뤘지만 2006년에 특정 업종에 투자하는 섹터ETF가 상장됐으며 2007년에는 해외ETF가 시장에 선을 보였다.
2009년 자본시장법 개정은 ETF시장의 전환기가 됐다. 다양한 기초자산과 운용방법을 가진 ETF의 상장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원자재, 통화 등에 투자하는 ETF와 파생형ETF도 등장했다. '투자 슈퍼마켓'이라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다.
특히 다양한 투자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ETF들도 상장됐다. 시장 움직임 2배의 수익이 나는 레버리지ETF와 하락장에서 수익을 내는 인버스ETF는 각각 3종류의 상품이 나와 어느새 투자자들에게 꽤 친숙해졌다.
여기에 최근에 상장이 된 기업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펀더멘탈ETF와 완만한 박스권 장세에서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커버드콜ETF 등도 상장이 됐다. 이 같은 상품을 이용해 투자할 경우 보다 다양한 투자전략이 가능하다.
◆기업가치를 보고 투자한다 '펀더멘탈'
일반 지수형ETF는 한가지 구조적 약점을 가지고 있다. 기존의 코덱스200ETF 등 지수형ETF들은 대부분 시가총액 방식의 지수를 추종한다. 시총에서 10%를 차지하는 편입종목은 지수에도 10%만큼의 영향을 미친다.
A종목의 시총 비중이 10%면 이 종목의 주가가 5% 올랐을 때, 주가상승률의 10%인 0.5% 지수가 상승하는 방식이다. 인덱스ETF들은 이 같은 지수를 따라가기 위해 전체 운용자산을 각 종목의 시총 비중에 맞춰 분산투자한다.
코스피200 시총의 약 11.6%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11.6%, 시총의 4.9%를 차지하는 현대차는 4.9%를 매입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방법의 ETF는 장기적으로 시장 성장과 함께 수익률도 성장해간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방법은 주가가 비싼, 그러니까 고평가된 종목은 더 많이 사들여야하고 주가가 싼, 저평가 종목은 적게 편입해야한다는 모순이 발생한다. 저평가된 종목을 사들이라는 주식투자의 기본과 정반대의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또 매일매일 변동되는 시가총액에 맞추기 위해 꾸준히 주식을 사고팔아야 한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도 비효율적이다.
그러나 우리자산운용이 최근 내놓은 KOSEF 펀더멘탈ETF는 코스피 상장 종목 가운데 기업가치가 우량한 상위 100개 종목을 편입한 'FnGuide-RAFI 코리아 대형지수'를 추종한다.
이 지수는 시가총액이 아니라 기업가치에 따라 편입비중을 결정한다. 최근 5개년 간 매출액 현금흐름 자본총계 배당금 등 4가지 펀더멘탈 지표에 근거해 투자종목의 선정과 투자비중을 결정한다.
그렇다보니 기초자산이 되는 종목들의 비중도 기존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ETF와 차이가 있다.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ETF의 경우 삼성전자는 약 11.6%, POSCO는 약 3.8% 편입한다. 반면 펀더멘털ETF는 삼성전자 약 12.2% POSCO는 6.4%를 사들인다. 게다가 1년에 한번만 편입종목을 조정해 종목 교체와 관련된 비용도 크게 줄였다는 특징을 갖는다.
물론 4가지 지표만으로 기업의 펀더멘털을 평가하는 것이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펀더멘털 인덱스 구성방법대로 지수를 구성해 과거 코스피지수 움직임에 대입, 수익률을 보면 2002년과 2008년을 제외하고 꾸준히 수익을 내왔다는 것이 증권가 평가다.
이중호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탈 인덱스는 경제적 가치를 반영하는 시장중립형인덱스"라며 "특히 적은 회전율과 종목교체로 최소한의 비용구조를 형성하려고 노력했다는 점에서 저비용의 펀드라는 개념에 가장 부합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완만한 박스권에서 초과수익 '커버드콜'
최근 같이 박스권에서 시장이 움직일 경우에는 어떤 상품에 투자해야할까. 완만한 하락장이나 상승장에서 초과 수익을 내기 위해 설계된 ETF가 있다.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커버드콜ETF다.
이 ETF는 코스피200 주식을 매수하고 매월 옵션 최종거래일에 코스피200지수 종가보다 행사가격이 5% 높은 콜옵션을 매도한다. 코스피200 주식의 수익에 콜옵션 매도로 얻은 수익(옵션 프리미엄)이 더해져 완만한 상승장이나 하락장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수익구조를 갖는다.
쉽게 설명하자면 옵션만기일까지 코스피200지수가 5% 이상 오르지 않으면 시장 대비 초과수익을 노리는 것이 가능한 상품이다.
다만 5% 이상 상승장에서는 콜옵션 매도에서 발생하는 손실로 인해 수익이 고정되며 코스피200지수 대비 불리해진다. 시장이 매도한 콜옵션의 행사가격과 옵션프리미엄 상당의 지수 상승분 이상으로 급등하면 코스피200 수익에 못 미친다는 것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이 ETF는 콜옵션 매도에 따른 수익을 추가로 얻고자 하는 전략이므로, 하락장이나 완만한 상승이 예상되는 시장에서 손실 축소 또는 초과수익을 얻고자 하는 투자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커버드콜 상품은 단기에 큰 수익을 기대하긴 어렵다"면서 "코스피지수가 폭등 없이 일년 내내 완만하게 상승할 거라고 기대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거래소 상품상장팀 관계자도 "커버드콜은 콜옵션 매도를 통해 프리미엄 수익을 추가로 얻기 위한 전략으로 하락장 또는 완만한 상승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투자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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