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월 정년 퇴직한 김용출 씨가 은퇴 후 비교적 안정된 생활에도 새 사업을 준비하는 이유를 묻자 내놓은 답이다. 그는 노년에도 경제활동이 중요하다는 얘기를 우스갯소리로 표현한 것인데 김씨는 정년을 맞은 이들에게 은퇴 컨설팅을 해주는 사업을 준비 중이다.
김씨가 구상한 사업은 '베이비부머 세대를 위한 은퇴 컨설팅'(가칭). 1982년 교보생명에 입사해 퇴사할 때까지 29년동안 근무하면서 습득한 노하우를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싶다는 이유에서 구상하게 됐다.
예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맞게된 새로운 도전에 김씨는 "향후 20년을 일할 회사"라며 "실수 없도록 차근차근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창업을 하게 된 데는 그의 치밀한 성격도 있지만 소상공인진흥원의 도움도 있었다. 김용출 씨는 소상공인진흥회의 '시니어 창업스쿨'에서 인생 2막을 여는 지혜를 배웠다.
류승희 기자
◇ 전직에서 익혔던 노하우를 최대한 활용
김씨가 시작할 사업인 '베이비부머 세대를 위한 은퇴 컨설팅'은 철저히 자신과 같은 은퇴자에게 초점을 맞췄다. 현업에서 눈코 뜰 새 없이 일하고 난 후 어느덧 닥친 정년의 시기. 퇴직을 맞게된 직장인들은 저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고민과 갈등을 겪는다. 김씨는 이러한 퇴직자를 겨냥해 재무설계, 건강설계, 인생설계 등을 상담해줄 예정이다.
김씨의 이 사업아이템에는 전 직장에서 쌓은 노하우가 고스란히 반영됐다. 교보생명에서 29년간 일하는 동안 영업관리, 경영관리 등 상품 마케팅에서부터 현장영업을 실제적으로 추진하는 일까지 맡아왔다. 특히 오랫동안 생명보험 상품 개발 업무를 담당했는데 교육보험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에듀케어'(Edu Care)가 그의 작품이다.
"전직장에서 익혔던 노하우가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제 사업은 제가 직장에서 겪고 직접 컨설팅한 경험을 토대로 이뤄지게 됩니다. 누구보다 믿을만하다고 자부합니다."
◇ 인생 2막의 동반자, 시니어창업스쿨
근 30년을 직장생활만 해 온 김용출 씨에게 창업은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은퇴 전부터 확고한 사업 아이템을 구상해 왔지만 막상 일을 추진하려니 막막함이 앞섰던 것. 대략적인 밑그림은 그려놓았지만 구체적인 사례를 들을 수 없던 것에 아쉬움이 컸다.
그때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게 소상공인진흥원에서 주관하는 '시니어 창업스쿨'이었다. 시니어 창업스쿨 1기로 입학한 김씨는 3주 동안 사업을 시작할 때 꼭 알아야 할 과정을 거치며 실질적인 사업의 지식을 습득하게 된다. 회사창업 시 필요한 세무, 법무적인 문제를 배우고 이미 1인 창업에 성공한 사장들에게서 성공사례를 듣고 사업 시 주의사항도 익혔다. 김씨는 무엇보다 사업계획서 작성이 유용한 시간이었다고 말한다.
"제 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처음이어서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면서 계획을 보다 구체활 할 수 있었습니다. 추상적으로만 구상했던 것을 수치로 예측하면서 일의 장단점과 향후 업무 방향도 가닥을 잡을 수 있었죠."
그는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면서 초기 투자 비용과 순익분기점을 산출하는가하면 대차대조표와 손익분기점 등을 스스로 작성했다.
"사업계획서 작성은 머리 아픈 작업이었지만 꼭 해야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니 제 사업이라는 생각을 더욱 확고하게 갖게 됐습니다."
김씨는 한달에 한번 교육과정에서 만난 동료들과 정기 모임을 갖는다. 이러한 네트워크가 사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고 정보를 교류하는 장이 됐다. 김씨는 "새로운 인맥 역시 시니어 창업스쿨을 통해 얻은 덤"이라며 웃어보였다.
◇ 재취업보다 창업
"만에 하나 잘못되면 마누라에게 쫓겨나요."
김용출 씨는 55세에 시작하는 이 사업에 향후 20년의 미래가 달려있다. 50대의 나이이기에 지금 무너지면 돌이킬 수도 없기에 그는 돌다리도 다시 한번 두드린다.
그는 사업이후 수익에 대해 "당분간은 마이너스(-)로 생각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상승곡선만 생각한 게 아니라 초기에 드는 비용과 하락 국면까지 계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가 닥칠 때에도 계획 안에 있음을 확인하며 두려움을 줄일 수 있게 된다.
김씨는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건강검진부터 받았다. 혼자 뛰어드는 사업에 건강이 가장 중요할 거라는 판단에서다. 검진 결과 그는 이상없을 줄 알았던 무릎에 십자인대 파열이 됐음을 진단 받았고 최근 수술을 받았다. 예정에 없던 무릎 수술 때문에 창업 일정이 조금 늦춰졌지만 오히려 얻은 게 많다.
"일을 시작하게 되면 앞으로 제가 앞으로 몸을 많이 굴려야 할텐데 미리 알아서 다행이죠. 몸을 검사하면서 대비하는 것처럼 사업도 차근차근 준비해 나갈 겁니다."
그는 그동안의 노하우와 퇴직 이후의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낼 계획이다. 퇴직후 창업을 시작하기 까지의 경험을 책으로 담아 자신과 같이 고민하는 은퇴자에게 방향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55세인 그가 재취업 대신 리스크가 높은 창업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재취업은 오래 해 봤자 5년이면 다시 정년을 맡게 됩니다. 지금은 조금 고생하더라도 잘 다져놓은 사업은 향후 20년을 영위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남은 인생을 보다 보람되게 보내고 싶다는 김용출 씨. 그의 컨설팅 노하우로 막막한 은퇴자에게 새로운 희망이 비추길 기대해 본다.
◇ 시니어 창업스쿨은 어떤 곳?
김용출 씨가 교육을 받은 곳은 소상공인진흥원이 운영하는 시니어창업스쿨이다. 직장경력 10년 이상인 40세 이상자를 대상으로 운영하는 이 교육과정은 올해까지 총 4회에 걸쳐 진행 중이다. 매 기별 기초과정과 심화과정, 실전과정의 총 80시간 집합교육을 받고 희망자에 한해 1개월간 인큐베이팅 과정을 운영한다.
전체 과정을 수료한 자는 개인재무설계 컨설팅업을 1인기업 형태로 금융기관 소속으로 진행하거나 재택근무를 포함한 부티끄 형태로 운영할 수 있어 소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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