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이 지난 8월17일 한동안 생산을 중단했던 ‘박카스F’를 약국 외 유통채널로 다시 공급하겠다고 밝히면서 제약업계의 시각이 ‘박카스F’에 쏠리고 있다.
단종된 지 6년여만에 부활한 이 제품의 판매를 놓고 ‘강신호 회장의 명쾌한 전략’이라는 평가가 있는가 하면, 수퍼판매에 대한 약사들의 반발심리를 교묘히 잠재우려는 꼼수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꼼수냐 전략이냐…유통이원화 놓고 시끌
‘박카스F’는 지난 2005년 3월 현재의 ‘박카스D’로 변경되면서 생산이 중단됐었다. 그러나 지난 7월21일부터 약국에서만 판매됐던 48개 일반의약품이 의약외품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박카스도 슈퍼마켓이나 편의점 판매가 가능해졌다.
그리고 8월16일 동아제약이 ‘박카스F’를 의약외품으로 제조품목 신고를 하며 재생산을 천명했고, 현재 당국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다만 동아제약은 '박카스F'를 기존 '박카스D(100ml)'와 비교해 용량을 20ml 더 늘리고, 타우린 용량은 절반으로 줄이는 대신 카르티닌이라는 성분을 추가해 차별화시켰다. 카르니틴은 지방산을 대사해 에너지로 변환되는 데 필요한 영양소로 소화기능 항진, 심장활력 증대 등에 효과가 있는 성분이다.
동아제약 측은 “박카스F는 추석 전 유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향후 박카스D는 약국에, 박카스F는 약국외 일반유통에 공급할 예정”이라며 “박카스 유통에 관해 내부적으로 많이 고민한 결과 유통가격에 대한 우려가 큰 만큼 고심 끝에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동아제약의 유통 이원화 정책에 대해 일각에서는 약사들의 눈치를 본 ‘꼼수’라는 표현도 거세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동아제약이 의도적으로 소비자들로 하여금 슈퍼용 박카스F와 약국용 박카스D를 구분하도록 했다"며 "이는 슈퍼마켓에서 약국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박카스D를 판매하게 될 경우, 소비자들이 약국이 아닌 슈퍼로 몰려 약사들의 불만이 커지게 된다는 계산을 염두에 둔 전략"이라고 해석했다.
◆방부제 논란, 진실은?
‘박카스F'를 둘러싼 또 다른 논란은 제품성분에 있어 방부제 첨가 여부다.
당초 '박카스F'를 약국외 유통채널에 공급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동아제약은 올 2월 생산시설 노후화로 폐쇄한 경북 달성공장을 재가동하기로 했다. 우선적으로 무균시설을 갖춰 최대 월 400만병 정도를 공급하고, 8개월 후 시설이 완전히 갖춰지면 대량생산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약 7개월 전 박카스에서 방부제 첨가를 중단하겠다던 동아제약이 9월 초부터 공급할 '박카스F' 생산을 재개하면서 이 제품에 방부제를 그대로 첨가한 제품을 식약청에 신고했다고 의혹이 한 언론에 의해 제기됐다. 식약청에 재생산 허가를 신청한 '박카스F'가 과거 방부제(보존제)로 문제가 됐던 벤조산나트륨(60mg)이 그대로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는 추론이다.
이에 대해 동아제약 측은 “현재 식약청에 의약품을 의약외품으로 전환하는 신청을 1차적으로 냈고 2차적으로 120ml 용량의 신규 박카스F 신청건이 따로 있다"며 해당언론의 지적이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동아제약을 또한번 당황케 만들고 있는 것은 공정거래위원회의 '방부제 논란 가능성 있다'는 보고서 내용이다.
공정위는 최근 ‘박카스 달성공장 재가동 관련 문제점'이란 제목의 내부 보고서를 통해 "달성공장은 박카스F(방부제 첨가)만 생산 가능하므로 약사 또는 소비자단체 등이 방부제 논란을 제기하게 되면 동아제약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대형할인점 등 약국외 유통채널 또한 방부제 문제가 제기되면 박카스F를 철수시키고 동아제약 측에 박카스D의 공급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한 바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동아제약 측은 "박카스F가 대량생산 되기 이전에 공정위가 회사쪽에 협조를 구하는 차원에서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작성한 문서"라며 "방부제 문제가 해결된 만큼 이제 당시 공정위의 보고서 내용은 현실성이 없게 됐다"고 해명했다.
◆비타500과의 승부, 피하고 싶지만…
1961년 첫 선을 보인이래 50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는 박카스의 슈퍼판매가 본격적으로 허용된 만큼 이제 또 하나의 관심은 같은 제약회사지만 비타민음료 시장의 강자인 광동제약과의 승부가 어떻게 펼쳐질지에 쏠린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만 3억 5000만 병이 팔렸고 매출액은 1000억 원을 훌쩍 넘는 드링크제 시장의 '부동의 1위' 박카스가, 과연 지난 2004년 광동제약이 출시한 '비타 500'과의 승부에서 얼마나 팽팽한 접전을 벌일 수 있을까가 관심사다.
특히 박카스가 그동안 '약(박카스)'과 '음료(비타500)'라는 차별화된 대결구도로 우위를 점하고 있었던 상황에서 이제 '음료' 대 '음료' 구도로 바뀐 양상이라 양 제약사의 '대표 상품 대리전'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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