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능력과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있기 마련이다. 가족 내에 생긴 문제들도 마찬가지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 및 공공기관들이 가족의 복지와 문제 해결을 위한 서비스를 마련해 제공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기관이 한국건강가정진흥원(옛 중앙건강가정지원센터)으로, 가족의 건강성을 증진시키고 여러 문제들을 해결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 구성원 스스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일일 것이다. 이를 위해선 각 개인들이 가족의 의미와 소중함을 느끼는 것이 우선이다.


대학 시절부터 지금까지 30여 년 동안 오직 가족에 대해 연구하고 가족의 복지와 행복을 증진시키는 일에 매진해 온 고선주 한국건강가정진흥원 원장으로부터 가족의 의미에 대해 들었다. 아울러 가족의 행복을 위해 개인들이 솔선수범해야 할 일은 무엇이고, 정부 차원에서 이뤄져야 할 지원은 어떤 것들인지에 대해서도 들어봤다. 
 

류승희 기자
 
-한국건강가정진흥원이 가장 역점을 두고 하는 일은 무엇인가
▶가정을 대상으로 한 복지 지원은 건강가정지원센터와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두 축을 중심으로 이뤄지는데, 건강가정진흥원은 두 곳의 중앙관리기관이다. 반드시 문제가 있거나 위기에 처한 가정만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보편적인 가정이 향후 겪을 수 있는 문제의 해결 능력을 키우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진행 중인 프로그램으로 가족교육, 가족상담, 가족문화프로그램, 부모 및 아버지 교육, 가족 품앗이 및 공동육아 나눔터, 아이돌보미서비스 등이 있다.

- 가족의 의미를 무엇이라 말하고 싶은가

▶작은 것에 행복을 느끼도록 하는 게 가족인 것 같다. 또 나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가족을 통해 책임감을 느끼기도 한다. 예컨대 남편은 내가 선택한 사람이므로, 나에게는 그 사람을 행복하게 해줘야 할 의무가 생기는 것이다. 자녀들도 마찬가지다. 자녀란 존재 자체를 만든 게 부모이므로 그들의 행복에 대한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즉, 가족은 행복과 책임감의 원천이라 생각한다. '행복한 책임감'이란 말을 항상 가슴에 담고 살았으면 한다.

- 현대 가족을 지켜볼 때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아버지의 부재(不在)를 말하고 싶다. 현대 가족에서는 아버지의 위치가 점점 작아지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 40대 이상의 남자들이 행복하지 않다고 느껴질 정도다. 과거와 달리 가족 내에서 아버지들의 권위가 많이 떨어졌다. 보통 가족은 여성, 즉 어머니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자녀를 키우고 가사를 돌보다보니 가족 간의 관계를 만들어 가는 역할을 여성들이 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아버지는 가족에서 소외되는 경우가 많다. 아내와 자녀들이 아버지가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가족들이 아버지를 밀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보기 바란다.

요즘 예능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에서 중장년층이 합창하는 모습을 봐도 느껴진다. 여성들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즐거움을 찾는 데 그런대로 익숙하지만, 남성들은 여성들에 비해 옆 사람과 입을 맞추고 공감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아버지가 가족에게 들어올 수 있도록 가족들이 도와줘야 한다.

-가족들을 위한 정부나 공공기관의 지원에 있어서 개선됐으면 하는 점이 있다면

▶무엇보다 가족지원망이 전국적으로 구축되도록 하는 게 우선이다. 건강가정지원센터의 경우 전국에 138개밖에 되지 않아 특정 지역 가족들은 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전국의 모든 가족들이 고르게 지원을 받으려면 지원망을 구축해야 한다.

또 문제가 발생한 가족을 지원하는 일보다 중요한 게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예방사업을 충실히 하는 것이다. 일단 가족 내에 이상 징후가 보이면 이때는 예방이 아닌 치료가 필요한 것이다. 신체도 건강할 때 예방하는 것이 향후 비용을 더 줄일 수 있지 않은가. 예방사업에 더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각 개인의 행복을 위해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사람은 누구나 장점과 단점이 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단점에 대해 고민하고 보완하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 시키는 데 힘썼으면 한다. 또 건강한 결혼생활을 위해선 애정만 있어선 안 된다. 앞서 얘기했듯이 각자에게 부여된 책임을 인식해야 한다. 남편과 아내로서의 책임, 자녀로서의 책임 등 모든 이에게 나름대로 책임이 있다. 이것을 행복한 책임이라 생각하면, 삶이 더 즐거울 것이라 믿는다.

-본인 가족의 행복을 위해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솔직히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은 없는 것 같다. 단, 남편과 자녀에게 당신들 덕분에 정말로 즐겁고 행복하다는 마음을 충분히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내가 가진 작은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고 상대에게 감사를 표현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포부나 계획이 있다면 

▶우선 가족지원망을 제대로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외형적으로는 더 많은 사람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넓고 좋은 공간을 마련할 필요도 느낀다. 또 전문성 강화를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표준화해서 전국 센터에 보급하도록 할 방침이다. 내년에는 센터에서 성장한 봉사단이나 품앗이가 1년에 한번 정도 모여 서로의 성과와 방향을 공유할 수 있는 자리도 만들어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