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2에서 한순간 1749로 주루룩. 추석 연휴를 전후한 코스피지수 흐름이다. 유럽의 경제위기가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자 국내 증시도 회복세가 더뎌지는 모습이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주식시장이 열렸던 지난 9일 코스피지수는 1812에서 마감했다. 당시만 해도 추석 연휴가 지난 후 증시가 1900선을 향해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을 가질 만한 분위기였다. 그렇지만 시장은 녹록지 않았다. 연휴가 끝난 후 다시 장이 열린 14일 코스피지수는 오히려 63포인트나 떨어진 1749로 마감했다.

원인은 결국 유럽 경제위기다. 특히 그리스의 디폴트 압박이 가장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상황.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단지 한 국가의 부도 문제가 아니라 유럽지역을 비롯한 금융권 시스템 문제이기도 하다"며 "그리스 문제는 국제금융시장 안정의 발목을 잡는 주범"이라고 진단했다.


또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프랑스의 일부 주요 은행에 대해 신용등급을 강등했고, 피치는 스페인에 대한 신용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을 경고하는 사태에까지 이르렀다.

그렇지만 지나친 비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게 증시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무엇보다 글로벌 경제가 최악으로 치닫지 않도록 국가 간 공조체제가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에 따른 분석이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리먼 파산 이후 3년 동안 글로벌 증시는 아직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여전히 금융기관과 각국의 재정상황은 위험에 노출돼 있고, 변동성도 높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지난 2년간 상승을 주도했던 정책의지와 글로벌 공조가 여전히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박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럽의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되기는 어렵겠지만, 현재 시장 안정을 기대할 수 있는 가장 큰 모멘텀은 각국 정부 및 주요 의사결정 주체들의 정책 공조"라고 밝혔다. 그는 "유로 재무장관회의를 비롯해 브릭스 국가들의 회담, 현재 진행 중인 그리스 자금지원 관련 시사와 미국 FOMC 등이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주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시전문가들은 이러한 시장 상황으로 인해 국내 주식시장은 당분간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면서 트레이딩 전략으로 대응할 것으로 권하고 있다.

박승진 연구원은 "예정된 주요 정치 이벤트들을 통해 불확실성이 완화될 것이라는 가능성에 주목할 만한 시점"이라며 "박스권 흐름을 염두에 둔 트레이딩 관점의 투자전략이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이종성 하나대투증권 연구원 역시 트레이딩 관점의 전략을 제시했다. 이 연구원은 "신평사에 의한 신용등급 강등이란 재료가 추가하락에 대한 우려를 키울 수 있다"고 전제한 후 "하지만 이미 주식시장에서는 선반영된 부분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어 추가하락보다는 박스권 하단에 대한 지지를 기대하고 트레이딩 관점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증권은 단기 유망종목으로 톱텍, 기아차, CJ제일제당, 제닉, SBS콘텐츠허브를 꼽았으며 하나대투증권은 기아차, 한국전력, KT&G, 두산인프라코어, 강원랜드, 빙그레 등을 단기유망종목으로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