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자료를 받거나 간담회 자리에 있더라도 1보 경쟁을 벌이는 온라인 속보기사와 달리 그야말로 맨 바닥에서 취재로만 쓰는 기사는 오히려 고민할 시간이 많다.
머니위크 196호에 실린 <쿨 김성수 집, 경매로 나온 사연>은 길게 고민했던 기사다. 기자가 처음 김성수 씨의 집이 경매로 나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시기는 8월 중순, 기사를 송고한 시기는 9월1일이다. 기사 노출이 9월7일이니 거의 3주간을 묵힌 셈이다.
기사를 미룬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번째로 연예계 뉴스를 쓰기가 부담스러웠다. 산업기자에게 연예 뉴스는 남의 영역이다. 또 하나는 기사가 개인의 실패를 다뤘다는 점이다. 연예인의 사생활이 사실상 무방비로 노출되는 행태에 편승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 솔직한 마음이다. 아니나 다를까 누리꾼의 비판이 없지 않았다.
▶아무리 연예인이라도 사생활이라는 것이 있는데. 너무 자세하게 나오네요. 본인으로서는 기분이 좋지 않을 것 같네요. (하루님)
▶아무리 알권리 보도권리가 있다고 하더라도, 개인의 등기부등본은 왜 보냐? 정말 너무한다. (길가는나그네님)
-> 등기부등본은 아무나 볼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너무한 것이 아닙니다. (나비처럼님)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스는 뉴스였다. 기사는 머니투데이 홈페이지에서만 90만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주요 포털에서도 ‘김성수 집 경매’ 관련 검색어가 상위권에 랭크됐다. 온라인 연예매체를 비롯해 일간지 방송사 등이 김성수 씨의 집이 경매로 나왔다는 내용을 그대로 옮겼다. 한 연예매체는 이날 김성수 씨 경매 기사에 편승해 [단독] 타이틀을 달고 ‘집 경매 김성수, 방송 출연 확정’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우스운 것은 해당 기사 모두 기자의 기사에 근거해 받아쓰면서 경매 결과를 보도한 매체가 단 한곳도 없었다는 점이다. 기자의 기사입력시간은 1일, 노출시간은 7일 오전 9시40분경이었는데, 추종보도 기사는 모두 경매결과가 결정된 7일 오후와 저녁에 쏟아졌다.
기왕에 옮겨 쓰려면 당일 있었던 경매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상식이다. 오히려 받아쓰기를 하는 연예 기자에 비해 누리꾼의 댓글에 팩트가 담겨 있었다.
▶에구. 오늘 8억3600만원에 낙찰됐네. 낙찰자가 김성수씨 팬인가? 좀 비싼 것 같은데. (allureyou님)
▶오늘 낙찰됐음. 8억대에 지방 사람이 들고 갔음. (Clive님)
기사의 댓글 대부분은 김성수 씨의 신상과 관련된 평가가 많았다. 개인에 대한 평가는 조심스러워야 한다. 연예인이라고 해서 비난의 조명을 한 몸에 받아선 안 된다. 다만 보편적인 평가들을 통해 배워야 할 점은 분명히 있다는 것이 기자의 생각이다.
▶살을 빼고 싶다면 식습관부터 고치고, 사업을 하려면 씀씀이부터 고쳐라. 겉멋 들면 망하는 게 사업이다. (우주로님)
▶코미디언 주병진 씨가 속옷 사업 막 시작할 때 한말이 생각나네요. “내차는 기름 냄새만 맡아도 가는 차입니다!” 그 차는 소형차였습니다. (hardrock님)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