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꼬꼬면으로 자신감을 얻은 한국야쿠르트가 최근 새로운 도전을 감행했다. 코스닥 상장기업인 큐렉소에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21.45%를 확보,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큐렉소는 고관절 수술용 로봇인 로보닥을 제작하는 업체다.
 
‘빨간 라면’이 주류를 이루는 시장에 ‘하얀 라면’으로 돌풍을 일으킨 꼬꼬면의 시도에서부터 최근 새로운 기회를 찾아 추진하는 로봇산업 진출까지. 비교적 보수적인 산업군으로 알려진 식품업계에서 최근 한국야쿠르트의 행보가 눈길을 모으고 있다. 종합생활건강기업으로 면모를 갖춰나가고 있는 한국야쿠르트의 변화와 함께 이를 주도하고 있는 양기락 사장에게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입사 32년 만에 최고경영자, ‘샐러리맨 신화’
 
한국야쿠르트는 소유와 경영의 철저한 분리를 추구하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지난 1969년 창업주 윤덕병 회장과 한국야쿠르트 초대 전문경영인인 윤쾌병 사장이 ‘삼호유업’이라는 간판을 내걸며 발효유 사업을 시작했다. ‘전문 영역은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는 신념에 따라 윤 회장은 창업 당시부터 경영일선에 자신을 전혀 드러내지 않는다. 이는 현재 한국야쿠르트 전무 직을 맡으며 해외 신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윤 회장의 아들 윤호중 전무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윤쾌병 사장을 이후로 지금껏 한국야쿠르트 대표직에 선임됐던 4명의 전문경영인이 모두 사내에서 착실하게 자신의 경력을 쌓아가며 경영에 전문성을 익혀 온 이들이다. 지난 2007년 대표 자리에 오른 양기락 사장 역시 마찬가지. 양 사장은 1975년에 한국야쿠르트에 입사해 32년 만에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른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이다. 재무, 기획, 자재 등 경영전략부문에서 주로 근무했으며 91년 이사로 선임된 후 상무, 전무를 거쳐 2005년부터 총괄부사장으로 재직하다 2007년 대표 자리에 올랐다.  경영일선에 나서지 않는 윤 회장을 중심으로 양 대표가 실제 회사 경영과 관련해 방향키를 쥐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최근 들어 윤 회장의 아들인 윤 전무가 해외 신사업 분야에 참여하며 전문경영인으로서 능력을 키워 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윤 회장을 중심으로 양 사장과 윤 전무가 삼각 편대 경영을 이어가는 것 아니냐는 업계의 관측이 흘러나오는 중이다.  한국 야쿠르트 관계자는 이에 대해  "소유와 경영의 분리는 한국 야쿠르트의 원칙으로 앞으로도 윤 전무가 전문경영인으로 나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최근 윤 전무가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큐렉소의 최대주주 등극과 관련해서도 윤 전무가 관연한 바는 전혀 없었다는 설명이다.  
 

 
◆ 성장 한계 발효유 시장, 기능성음료로 뚫는다
 
양 사장은 ‘고지식해 보이지만 한 우물을 파는 성실함’이 최고의 장점이라는 평이다. 이 같은 평가는 그의 경영 행보에서도 묻어난다.
 
발효유 사업에 뿌리를 둔 한국야쿠르트의 초창기부터 역사를 함께해 온 만큼, 양 사장의 전공 분야라 할 수 있는 발효유와 식품사업 역시 ‘한 우물 파는’ 우직한 경영스타일을 보여준다.
 
1조5000억원 규모의 발효유 시장은 매년 5% 안팎의 성장에 그치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양 사장은 기능성 발효유 개발을 통해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야쿠르트의 42년 역사가 쌓여온 시간 동안 유산균 연구를 통한 건강기능식품 개발 능력은 세계적 수준이라는 자신감이 밑바탕 된 것이다. 
 
지난 2000년 출시된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 등을 통해 가능성을 확인한 한국야쿠르트는 양 사장이 취임한 이후인 2008년 메디컬그룹 나무를 설립하고 헬스케어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헬스케어 부분을 한국야쿠르트의 신 성장 동력으로 키워나가겠다는 방침이었다.
 
이후 천연원료 비타민 ‘브이푸드’를 시작으로 홍삼, 다이어트 제품 등 다양한 건강기능식품을 선보이며 매출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어린이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5년간 50억원의 연구비를 들여 대장 건강 기능에 초점을 둔 ‘알엔비(R&B) 밸런스’를 내놓는 등 신제품 개발에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식품 분야에서는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꼬꼬면을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켜 ‘왕뚜껑’ ‘비빔면’과 같은 장수 브랜드로 육성시킬 계획이다.
 
마찬가지로 새로운 성장동력 육성을 위해 사업 다각화를 꾀하면서도 ‘국민 건강 사회 건설’이라는 창업 이념에 충실한 편이다. 최근 큐렉소의 인수와 관련해 “의료기기 사업에 새로 진출한다는 것보다는 국민 건강을 위한 다양한 사업 전개와 같은 맥락에서 봐야한다”는 것이 한국야쿠르트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 2009년 티클라우드CC 등 골프장을 인수하기도 했다. 
 

 
◆ 꾸준한 사회공헌 활동, “받은 만큼 돌려준다” 
 
 “고객 만족을 넘어 고객 가치 창출로.” 지난 2009년 한국야쿠르트의 40주년 행사에서 양 사장은 한국야쿠르트의 나아갈 방향을 이렇게 제시했다. 평소 기업의 이윤추구 만큼이나 ‘사회 환원’을 중요시 여기는 것으로 알려진 양 사장은 한국야쿠르트의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에도 깊은 관심을 쏟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한번 시작한 사회공헌 활동은 그만두지 않고 지속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42년간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해 왔다. 과학꿈나무 육성을 위한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와 함께 34년 동안 해마다 개최된 ‘전국어린이건강글짓기대회’, 어려운 이웃에게 사랑을 전달하는 ‘사랑의 손길펴기회’와 세계 유산균 관련 학술 세미나인 ‘국제학술심포지엄’이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야쿠르트 아줌마’도 한국야쿠르트 사회공헌 활동의 핵심이다. 실제로 양 사장은 고객과 1대1로 만나 친밀감을 통해 생활 속에서 봉사활동과 함께 홍보우먼의 역할을 해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야쿠르트 아줌마’를 한국야쿠르트의 핵심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해 온 바 있다.
 
1971년 처음 활동을 시작한 야쿠르트 아줌마는 단순한 판매원의 의미를 넘어 주변 곳곳에서 봉사활동을 펼치는 ‘사랑의 전도사’다. 1994년부터 외로운 노인 건강확인방문운동 등을 펼쳐 온 것을 시작으로, 2008년 겨울부터 서울시청 광장에서 포기 김치를 담가 소외 이웃에게 전달하는 등 다양한 행사를 펼쳐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