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세대는 즉각적인 반응 그리고 지속적 칭찬과 보상을 요구한다. 즉 전반적으로 집중력과 이해력은 낮지만 다양한 정보흐름에 극도로 민감하며, 두뇌회전은 빠르지만 포괄적인 맥락과 문화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스크린에서의 읽기는 속도가 빠르고 사실을 찾아내는 데는 적합하나, 전반적 주장과 개념을 이해하는 것은 종이책 읽기보다 불리하다.
고도로 첨단화된 문명사회에서 점증하고 있는 지적 무기력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전통과 현재의 기술을 적절하게 조합하고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관련해 세계 3대 미래학자로 통하는 미래학의 거목 리처드 왓슨은 <퓨처 마인드>에서 디지털시대에 인간의 사고방식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또 그에 따른 적절한 대처방안은 무엇인지 이야기한다.
미래에는 지식이 여러 곳에 분산될 것이다. 과거에는 지식의 희소성이 있었지만 이미 지금도 그렇지 않다. 앞으로는 지식을 감지하는 것보다 사물의 상호관련성을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며, 창의력을 증진하고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기 위해 다른 분야의 생각을 받아들이고 혼합하는 사고방식이 더 가치 있게 된다. 한편으로는 세상이 세계화와 디지털화 등으로 더 많이 연결될수록 사람들이 알고 있거나 생각하는 것도 점차 수렴될 것이다.
문제는 디지털기술의 발전에 따라 잠식되어갈 인간 두뇌의 능력이다. 웹서핑에 몰두하고 있다 보면 두뇌가 정체상태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 이는 두뇌로 유입되는 정보량이 너무 많거나 과도한 집중이 정신적 교착 상태 내지는 정신적 벽을 만들기 때문이다. 정신적 정체에서 벗어나려면 잠시 생각을 멈추는 것 외에는 별달리 방법이 없다. 창조적 사고나 문제해결에 필요한 깊은 사고를 하기 위해서는 천천히 생각하거나 아무런 생각을 말아야 한다.
깊은 사고를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상상을 하며 개방적 사고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뇌의 활동을 줄이는 ‘디지털 다이어트’다. 미래의 사람들은 전문적인 정보필터를 동원해 정보의 소비량을 조절하기 시작할 것이며, 슬로싱킹운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리처드 왓슨은 말한다. 천천히 읽고 천천히 쓰고 예전처럼 종이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등의 방법이 재조명되는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니콜라스 카는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에서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우리 인간의 뇌를 자꾸 바꾸고 있고, 우리들이 생각하는 능력을 퇴보하게 만든다’며 해박한 지식과 뇌과학 연구 등을 인용하면서 설득력 있게 제시했다. <퓨처 마인드> 역시 다양한 연구결과들을 인용해서 현재의 디지털문화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행동은 다소 줄이되 반대로 생각은 늘려야 한다. 행동과 발전을 혼동하지 말고 모든 커뮤니케이션과 결정을 순식간에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디지털과 인터넷, 소셜 웹이 전반적으로 인간의 삶을 풍요롭고 편리한 방향으로 이끄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우리의 사회와 개개인이 과거에 가지고 있었던 장점을 잃어버린다면 결국 그만큼 불행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빠르고 편리한 도구들의 장점을 누리되 느리고도 진중한 삶과 감성을 잃지 않도록 균형감각을 회복해야 할 것이다.
리처드 왓슨 지음 / 청림출판사 펴냄 /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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