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항공은 수년간 운항중단→법정관리→투자유치 실패를 겪으면서 항공면허를 버려야 할 정도로 만신창이 신세였다. 그러다 2010년 토마토저축은행을 만나 가까스로 회생에 성공했다.
하지만 저가항공업계에선 티웨이항공 경영의 고공비행 가능성을 낮게 점쳤다. 재취항 준비 당시 재무구조가 최악인 상황에서 들어온 토마토저축은행의 우회투자는 불운을 예견케 했다.
대출이 적절했느냐 하는 것도 문제로 떠올랐다. 부실한 기업이 적자 항공사에 투자하는데 담보 없이 대출자금을 내줬기 때문이다. 토마토저축은행의 지분이 최근 출판사인 예림당으로 넘어간 배경도 궁금증을 낳고 있다.
◆불운의 ‘LCC원조’
티웨이항공은 국내 저가항공 '처녀비행' 직후부터 어둠의 터널을 지나왔다. 2005년 한성항공으로 설립돼 제트기 도입과 국제선 취항을 추진하며 저가항공시장을 개척했다. 하지만 자금난과 경영권 분쟁으로 내홍을 거치면서 2008년 날개를 접어야 했다.
2009년엔 재운항을 모색했지만 투자유치 노력이 물거품으로 끝나 부정기 항공운송 면허가 취소될 위기에 처했다. 그러다 법원 파산부가 2010년 3월 신보종합투자의 M&A를 받아들여 회생의 길을 열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9월 김포~제주 노선 운항을 재개했고 11개월만인 지난 8월 탑승객 10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티웨이항공의 생존 여부는 불투명하다. 토마토저축은행의 우회투자 당시 퇴출 직전의 티웨이항공 재정은 적자 투성이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0년 보고된 티웨이항공의 2009년 당기순손실은 187억원, 부채는 334억원에 달했다. 자산은 11억8000만원에 불과했다.
투자유치 금액도 재취항 후발주자가 경쟁관계를 뒤엎기에는 규모가 작았다. 신보종합투자는 당시 저가항공사 자본금 마지노선인 150억원을 투자했다. 그마저도 60억원 가량은 급한 빚을 갚는데 쓰인 것으로 전해져 운영난은 여전한 부담이었다. 항공료 할인폭을 늘리며 공격적인 영업을 시도했지만 적자의 악순환 고리를 끊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대주주인 토마토저축은행이 경품용 무료 항공권 구매 등 마케팅 지원을 하기도 했지만 이마저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재취항 1년을 앞둔 지난 8월엔 윤덕영 사장 등 경영진이 물러났다. 신임 대표이사엔 함철호대한항공 고문이 최근 영입됐다. 적자 누적에 따른 경질성 교체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성수기 반짝 이익을 제외하곤 흑자영업이 쉽지 않은 구조인 데다 대기업이 진출한 저가항공시장에서 할인영업으로 맞서기엔 만성적자의 골이 너무 깊다.
◆복잡한 ‘지분 사슬’
따라서 대주주의 추가 자금지원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티웨이항공은 또다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하지만 실질적인 오너 위치에 있는 토마토저축은행의 구조조정은 회생에 안간힘을 쓰던 티웨이항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복잡한 지분구조를 갖고 있다. 최대주주인 창업투자사 위에 페이퍼컴퍼니, 그 위엔개인 오너가 자리잡고 있다. 창투사인 신보종합투자는 72.4%로 티웨이항공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신보종합투자는 어셋얼터너티브스가 최대주주로 77.7%, 토마토저축은행1.2가 9.5%씩 19%, 테트론텍 3.3% 등의 지분을 갖고 있다. 페이퍼컴퍼니인 어셋얼터너티브스는 신보종합투자의 공인욱 대표이사 사장이 100% 소유한 개인회사다.
이 같은 소유관계로 볼 때 티웨이항공의 경영권은 외형상 150억원을 투자한 신보종투가 쥐고 있다. 그런데 업계에선 토마토저축은행이 티웨이항공을 통해 항공사업에 진출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신보종투는 누적 손실이 수십억원에 달하고 직원수도 10여명에 불과한 투자회사로 알려져 있다. 이런 회사에 티웨이항공 인수자금을 선뜻 대출한 것은 의문의 소지가 있다. 티웨이항공 인수 이후 투자금에 대한 부실대출 논란이 불거진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읽을 수 있다. 신용상태가 좋지 않은 부실 창투사에 150억원을 담보설정 없이 대출을 해줬기 때문이다.
투자대상도 문제였다. 만성적자로 법정관리를 받고 있던 티웨이항공에 투자할 경우 부실여신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는데도 대출을 내줬다. 직접 인수하진 않았지만 토마토저축은행이 우회적인 방식으로 티웨이항공에 투자해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추측이 그래서 설득력을 얻는다.
티웨이항공 입장에선 최근 토마토저축은행을 능가하는 자금을 수혈할 투자자를 영입해 경영관리 시스템을 안착시키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영업정지로 퇴출 위기에 몰린 토마토저축은행은 티웨이의 구세주 역할을 할 수 없게 됐다. 부채가 5482억원에 달해 오히려 저축은행 구조조정 차원에서 티웨이항공 보유지분을 최근 매각해 항공사업에서 발을 뺐다.
관심은 이제 토마토저축은행으로부터 7.24%의 티웨이항공 지분을 15억여원에 넘겨받은 예림당의 속내가 과연 무엇인지에 쏠리고 있다. 예림당 관계자는 “항공산업의 미래와 티웨이항공의 사업의지를 높이 보고 투자했다”면서 “시너지 효과를 노리기보다는 단순투자로 봐달라”고 전했다. 경영권 확보 여부에 대해서는 “이익이나 경영권을 노리고 투자한 것이 아니며 토마토저축은행과도 특별한 관계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회생이 불투명한 항공사에 투자가치가 있어 단순히 지분투자만 했다는 것은 투자원칙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예림당은 유아 도서를 만드는 코스닥 상장사로 자금동원이 용이한 우량 출판사로 꼽힌다. 무차입경영을 2대째 이어오고 있고 보유현금도 200억원에 달하지만 사업연관성이 떨어지는 부실 항공사에 15억원을 투자했다는 설명은 이해하기 힘들다.
따라서 일각에선 이를 예림당의 티웨이항공 경영권 접수로 간주한다. 토마토저축은행과 이면합의 등을 통해 경영권을 넘겨받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티웨이항공 입장에서도 예림당은 경영권 안정과 재무건전성 양면에서 든든한 후원자로 대접받을 가능성이 높다. 대주주의 바통터치가 추가투자로 이어져 험로를 이어온 티웨이항공의 생존력을 갖추는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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