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IT계를 호령하던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유작 ‘아이폰 4S’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중동지역에선 42년 철권통치로 악명을 떨치던 리비아의 카다피 역시 생을 마감했다. 선악의 기준을 따지지 않고 본다면 이 둘은 경제와 정치 방면에서 모두 ‘리더’의 위치에 있던 인물이다.

모범적인 리더의 모습은 시대적 상황과 여건에 따라 늘 변한다. 카리스마를 발산하며 자신을 추앙하는 ‘팔로워’들에게 강한 이미지를 보여준 리더십이 주목받는가 하면, 어느 때는 감성적이고 휴머니스트적인 리더가 더 각광을 받기도 한다.


한국인 리더십을 조명하는 CEO리더십연구소의 김성회 소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지금은 냉철한 머리와 실행력을 갖춘 리더가 주목받는 시기”라며 ‘강한 리더’라는 새로운 리더상을 제시했다. 저서 <우리는 강한 리더를 원한다>를 출간하기도 한 그는 ‘강한 리더=강인한 리더’의 등식을 재차 강조했다. 

“강한 리더란 ‘강압적인 리더’가 아니라 냉정과 온정을 겸비한 ‘강인한 리더’를 말합니다. 한때 독단적인 리더상이 문제가 되자 서번트 리더십, 펀 리더십 등이 주목받기도 했는데 이 경우 조직의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 못하는 리더들이 많았습니다. 구성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지나치게 인기에 영합하려는 태도 때문이었죠. 그렇기에 이제 리더들은 조직의 문제점을 냉정히 파악하고 부하직원들을 ‘전사’로 키워내는 리더여야 합니다.” 
 

 
◆능력·성과 따른 구성원 ‘차별대우’ 정당하다
김 소장에 따르면 ‘강한 리더’는 흔히 "까라면 까!"라고 윽박지르는 권위적인 독재자형 리더가 절대 아니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꿈꾸는 리더들이 범하는 ‘오류’를 과감히 벗어던져 내야 하는 리더다.

이를 테면 부드러움과 유약함을 혼동하고 원칙을 어기면서까지 조직을 친목단체로 만드는 부류의 리더들을 그는 ‘약한 리더’로 규정한다. 구성원들이 보고서를 대강 작성해도 싫은 소리 한번 안하는 리더들이다.
 
반면 강한 리더는 무슨 일을 시켰을 때 구성원들 중 잘하는 이들에겐 그 만큼의 대우를 확실히 해주고 그렇지 못한 구성원들에겐 어느 정도의 ‘채찍’을 가하는 성향이 있다. 이 경우 처음 구성원들은 “너무 냉정하다”며 혹평을 하다가도 시간이 지날수록 ‘저 상사 밑에 있으면 일 하나는 확실히 배우겠다’, ‘저 사람 밑에 들어가면 조직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진다는 게 김 소장의 소신이다.


“리더의 힘은 친근함이 아니라 영향력에서 나옵니다. 리더라면 무릇 직원을 전사(戰士)로 성장시키는 ‘능력’과 조직의 핵심으로 키울 수 있는 ‘권력’이 있어야 하는 법이죠. 능력과 권력을 갖춘 리더가 친근하게 배려하는 것은 시너지를 내지만, 그런 역량도 없이 배려의 제스처만 취한다면 ‘친근한’ 리더가 아닌 ‘만만한’ 리더가 될 뿐입니다.”

김 소장은 강한 리더의 행동원칙으로 유독 구성원들에 대한 ‘합리적인 차별대우’ 방식을 내세운다.
 
구성원 개개인의 공과를 무시한 채 모두에게 똑같이 대우하는 것은 조직에서 가장 창조적이고 열심히 하는 사람들의 열정을 꺾는 행위라는 것이다. 따라서 능력과 성과를 따져 우수한 구성원들에게는 금적적인 보상 뿐 아니라 조직 내에서 성취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 열등 구성원들로 하여금 선위의 경쟁을 이끌어내도록 조직 분위기를 만드는 게 강한 리더다.   
 
◆“잡스, 자기 능력 복제 못시킨 안타까운 리더”

미국의 해러스 호텔은 성수기에 선착순으로 예약을 받지 않고 누가 그동안 그 호텔을 이용해 많은 돈을 썼느냐가 예약의 기준이라고 한다. 즉, A라는 고객이 지난번 투숙했을 때 카지노와 쇼핑몰에서 많은 돈을 썼다면 다른 예약을 취소하고서라도 A고객의 예약을 우선 접수시키는 식이다. 김 소장은 조직 역시 이 같은 이치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일 잘하는 사람을 특별대우해주면 그만큼 조직의 성과가 높아집니다. 문제는 납득할 수 있는 ‘기준’인 것이지 절대 ‘차별’이 아니거든요.”

지금껏 김 소장은 리더십과 관련해 총 5권의 책을 저술했다. 성공하는 CEO들의 습관과 미래준비에 대해 썼고, 감성리더십을 강조한 ‘하이터치 리더’의 개념도 소개했다. 그러나 그런 그에게 사후에도 세계적으로 화제를 낳고 있는 스티브 잡스에 대한 리더십 평가를 의뢰하자 의외의 대답이 들려온다. ‘균형이 맞지 않는 리더’라는 부정적인 평가를 내린 때문이다. 

“진정한 리더는 부하를 성장시키고 자기보다 뛰어난 사람을 만들거나, 적어도 성공한 '자신'을 복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스티브 잡스는 구성원들의 열정을 이끌어내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자기’ 만한 사람을 복제하는 데는 실패했다고 봅니다.”
 
김성회 소장이 제안하는 '나쁜 직원' 골라내는 5가지 방법

1. 하나하나 들어보고 일일이 판단하라
2. 여러 사람의 말을 통한 '360도 평가'를 해보라
3. 알고도 모르는 척 시험해보라
4. 사실과 완전히 다른 말을 통해 반응을 살펴라
5.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누가 이익을 보고 누가 손해를 보는지 따져보라

<프로필>
연세대 국문과 졸/서울과학종합대학원 경영학 박사 학위 취득/세계일보 CEO 인터뷰 전문기자/강남구청 공보실장/세계경영연구원(IGM) CEO과정 주임교수/(현)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겸임교수 겸 리더십 스토리텔러로 활동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