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단편적인 정보는 종합적으로 내려진 결론이 아니라 제한된 조건하에 나타난 현상만을 서술하였거나 특정인의 견해에 국한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미래는 어차피 불확실하기 때문에 누구나 받아들여도 될 만한 결론이란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때로는 아예 그 정보 자체가 오류이거나 틀리는 때도 많아서 무조건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잘못된 판단을 할 수도 있다. 더욱이 맞는 경우에조차 다양한 정보를 종합하여 분석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잘못된 판단과 행위로 이어질 수도 있다.
투자하는 사람들이 힘들어 하게 되는 근본적인 이유가 흔히 이러한 것에 기인한다. 요즘만 해도 그리스 사태 및 시장 전망에 대해서 너무나 많은 정보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너무나 많은 분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일부러 작정을 하고 엉터리로 전망을 하고 엉터리로 정보를 전달하는 전문가나 언론은 별로 없다. 음모론에서는 있다고 보기도 하겠지만 실제로 시장 경제에서는 음모론이나 인위적인 거짓말은 드물다. 일시적으로는 속일 수도 있지만 워낙 많은 눈들이 바라보고 있고 워낙 많은 사람들이 개입되어 있기 때문에 결국은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모론은 사람들의 관심을 자극하고 흥미를 쉽게 끌어들이기 때문에 사실 이상으로 확대되어 출판 매체에서도 종종 취급한다.
하나하나의 개별 정보 모두가 사실이고, 언론은 나름대로 성실하게 정보를 발 빠르게 전달하고, 각 전문가도 나름대로 사려 깊게 들여다보며 분석을 내보내지만 실제로 얼마나 투자자들에게 도움이 되는지 여부는 정보를 보내주는 측이 아닌 받아들이는 투자자 자신에게 달려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투자는 본인 책임 하에 하라는 말도 있다.
수많은 정보 속에서 혼란스러움을 피하기 위하여 사람들은 일부 정보만을 취사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사람마다 선택하는 정보가 무작위로 분산되거나 합리적으로 분포되기 보다는 특정 성격을 가지는 정보에 편중되는 경우가 흔하다.
어떤 사람은 그리스 위기가 나비효과를 가져오면서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갈 수 있다는 공포스러운 정보와 분석에만 의존하기도 한다. 그런 사람은 부정적인 시장 전망을 찾아내는데 주력하고 누리엘 루비니(Nouriel Roubini) 뉴욕대 교수의 발언도 언제나 열심히 챙겨 본다. ‘닥터 둠’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루비니 교수는 2006년 9월 국제통화기금(IMF) 회의에서 미국 주택시장의 붕괴와 모기지 금융기관 연쇄 파산 사태를 경고했었다.
실제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가 1년 후 발생하였고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이어졌다. 루비니 교수는 그 당시 베어스턴스, 리먼브러더스 같은 대형 은행들의 파산도 미리 예측하여 맞춘 결과, 그 뒤로 금융시장에서 그의 전망은 주목의 대상이 되어왔다. 하지만 금융위기의 절정이 지난 뒤로도 그의 전망에 지나치게 의존한 투자자는 좋은 수익의 기회를 놓쳐버리고 말았다.
예전에 도이치 증권의 리서치센터장(전무) 스티브 마빈이 1997년 한국의 외환위기를 예측하여 유명해졌던 적이 있다. 아태지역 펀드매니저 700명을 대상으로 여론 조사한 것에서 2년 연속 '최우수 애널리스트'로도 선정되었다.
외환위기의 정확한 예측으로 큰 명성을 얻었지만 그 뒤로도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 1998년 말에 ‘한국에 제2의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책을 출판했지만 시장은 반대로 크게 오르는 결과가 나타났었다. 이렇듯 부정적인 예언이 잘 맞아 들어가서 유명했던 사람이 계속 그렇게 잘 맞추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어려운 시기라도 시장에는 부정적인 전망만 나오지는 않고 긍정적인 전망도 존재하기 마련이다. 심지어 똑같은 정보라도 부정적인 시각에서 가공할 수도 있고 긍정적인 시각을 포함시켜 가공할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은 그리스가 설사 채무를 불이행하는 디폴트, 국가 부도까지 가더라도 전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한시적이라는 정보와 분석을 받아드릴 수도 있다.
대지진, 화산폭발, 혹성충돌과 같은 불가항력적인 자연 재해가 아니라 인간의 경제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은 인간의 의지와 노력에 의하여 상당한 변화가 가능하다. 지난 과거에 있었던 국가 부도의 사례를 통해 볼 때 애초에 예상되었던 파급 효과보다는 제한적으로 영향력이 나타났었다.
그리스 문제도 영향이 세계 경제를 붕괴시키는 수준보다는 제한적이 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이머징 국가들의 부상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이 장기적으로는 더 중요하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남유럽 국가들이 역사의 흐름 속에서 성장에 대한 의지와 추진력이 약화되지만 그보다 인구가 훨씬 더 많은 이머징 국가의 국민들이 현재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면서 성장을 추구해가는 과정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주목할 수도 있다.
지구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변화를 합한다면 위기로 인하여 퇴보하기보다는 위기를 극복하면서 발전해가는 것이 답일지도 모른다. 그런 시각을 가지고 그에 부합되는 정보 취득에 소홀히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만약에 그리스가 채무 불이행을 하게 될 때에 두려워하기 보다는 “위기는 기회다”라는 관점에서 바라볼 것이다. 물론 부정적인 정보와 전망에 주로 의존하는 사람은 그리스 채무 불이행시 세계 경제가 절단이라도 날 듯 두려워하고 주식시장의 지수는 바닥 모르고 추락하는 쪽으로 예상할 것이다.
시장에서는, 언론에서는 수많은 정보와 분석 자료를 내 보내줄 뿐, 어떤 쪽에 비중을 두면서 바라보고 어떤 결론을 내리면서 행동으로 옮기느냐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혼란스러움 속에서도 긍정적인 부분을 찾아서 보려는 사람들과 부정적인 생각과 공포스러운 생각에 마음이 지배되는 사람들이 공존하기 때문에 시장은 한 쪽 방향으로 무한정 쏠리지 않고 결국은 균형을 찾아가게 된다. 다만 줄다리기에서 서로 밀고 당기면서 줄이 왔다 갔다 하는 경우가 있듯이, 긍정적인 생각과 부정적인 생각이 충돌하면서 일시적으로 어느 한쪽이 압도적으로 우세할 때마다 변동성이 심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극심한 변동성 뒤에 다소 일관성을 찾아가는 흐름이 나타난다면 그 흐름에 편승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줄다리기에서 왔다 갔다 하다가 어느 한쪽으로 끌려가는 상황이 나타난다면 그 상황은 한동안 지속되는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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