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어느 대통령 후보의 선거 구호인데 이 표현으로 꽤나 인지도를 올린 것으로 기억한다. 'economy'의 어원이 살림살이를 관장한다는 의미이니 경제의 핵심을 잘 짚은 구호여서 크게 공감하지 않았나 싶다. '경제'의 유래는 세상을 바르게 다루어 백성을 이롭게 한다는 '경제제민'에 있는데 'economy'든 '경제'든 국민의 살림살이가 좋아야 될 일이다.
"월가를 점령하라!" "1%를 향한 99%의 분노!"
미국 월가 시위의 구호가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 이유는 어처구니없이 돌아가는 현실에 대한 공감이 세계 보편적이기 때문이다. 자본주의의 일반적 경향 중 하나가 부의 집중 현상인데 지나친 부의 편중이 좋지 않다는 것과 이를 경계해야 한다는데 진보, 보수를 막론하고 명시적인 반론을 들어 본 바 없다.
그러나 현실의 결과는 딴판이다. 우리나라 토지소유자 상위 1%가 개인부지 전체의 56.7%를 차지한다든지 미국 상위 1%의 부가 전체의 40%라는 등의 보도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니 왜 진작 분노하지 못했는지를 되묻게 된다. 이러한 구조가 형성되기까지는 역사도 길고 그 뿌리도 깊었을 텐데 말이다.
최근 이러한 문제를 증폭시키고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은 규제완화를 부르짖던 소위 신자유주의의 공(?)이다. 결국 대중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한 금융자본주의의 추악한 행태로 이들의 영향력은 종언을 고하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인 경험을 통해 향후 추구해야 할 경제는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 많은 논의와 모색이 뒤따르겠지만 '사회적 경제'가 그 대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사회적 경제란 사람살이를 살리는 연대와 협력의 경제다. 대체로 협동조합, 마을기업, 사회적 기업, 자주관리기업 등의 기업형태를 띠는데 상급단체 하에서 긴밀히 협력하거나 크러스트 형태로 연대한다. 또한 공제, 기금, 재단, 비영리 단체 등과 상호 보완적이며 생산, 유통, 소비는 물론 복지형 사회서비스 영역까지 역할을 확장하는 추세에 있다.
사회적 경제의 특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머니게임이 아니라 사람중심의 경제다. 사회적 경제에서 기업은 돈벌이의 수단이 아니라 살림살이의 수단으로 정의된다. 둘째, 사회적 문제의 해결을 위한 경제다. 사회적 약자들의 권리 신장과 돌봄, 친환경과 지역 공동체의 과제들을 해결하는 미래지향을 담고 있다. 셋째, 지속가능한 일자리 경제다.
사회적 경제는 작은 기업에서 출발해 여러 개의 기업군을 형성하고 전국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발전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스페인 몬드라곤과 이탈리아의 볼로냐 지역이다. 이들에게 주목하는 이유 중 하나는 2007년 그 혹독한 경제위기를 겪으면서도 문을 닫는 협동조합과 구조조정을 통한 해고가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사회적기업법이 통과된 지 3년여가 지나 제법 사회적기업이 많아졌다. 내년은 UN에서 정한 세계 협동조합의 해이며 국회에는 협동조합 기본법이 발의돼 입법을 앞두고 있다. 빠른 경제 성장으로 앞만 보고 달려온 유별난 우리사회에서 사회적 경제가 뿌리내리고 한축을 형성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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