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가지 이야기가 모든 이야기를 압도하고 있다. "Tiger is almost back(타이거의 부활이 멀지 않았다)." 그의 행동에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에 대하여 여러 사람이 여러 가지 의견과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의 논조를 자세히 보고 있으면 모든 시련을 이겨내고 그렇게 빨리 돌아와줘서 고맙다는 뉘앙스가 강하다. 골프선수로서의 타이거가 없는 세상은 너무나 공허했기에….
부활. 재기. 사업과 사업장의 식구들의 생사를 책임지고 있는 CEO들에게 이 단어들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일부 재벌가 2세님들처럼 그런 것 모르고 사는 재미없는 인생도 있을 것이다. 재기와 부활의 이야기로 밤새 술을 마시면서 이야기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보다는 지금도 뼈와 살을 깎는 수련으로 재기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골프는 재기와 부활에 대해서 어떤 이야기를 해 줄 수 있을까?
2011년 가장 극적인 재기와 부활의 이야기를 보여준 선수는 누가 뭐래도 로이 맥길로이다. 마스터즈에서 3라운드까지 단연 게임을 압도해 나갔다. 타이거 우즈 이후 최연소 마스터즈 챔피언에 대한 이야기들이 오가기 시작했다. 언론이 만들어 놓은 그런 기대와 열광과 환상은 맥길로이를 숨 막히게 만들었다. 그리고 80타를 쳤다. 1996년 마스터즈에서 그렉 노먼이 보여준 몰락보다 더한 몰락의 순간이었다.
몰락 이후에 따라 오는 것은 수모다. 18번 홀을 나와, 클럽하우스를 지나, 주차장에 세워 둔 자신의 차로 가는 동안 방송국 카메라 앞에서 세번을 멈춰서야만 했다. 언론은 몰락한 인간의 찢어지는 모습을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이 맥길로이는 성숙했다. 18번 홀을 내려오면서도 응원해 준 팬들에게 미소로 인사하는 것을 잊지 않았고 주차장에 홀로 남겨졌을 때는 캐디와 차분히 무엇 때문에 어떻게 잘못되어 간 것인지 차분히 복기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고 한다. 본인의 표현을 빌리면 그때 카메라 앞에서의 수모 때문에 오히려 더 강해 질 수 있었다고 한다.
덕분인지 로이 맥길로이의 부활은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다. 한달 만에 US 오픈에서 8타차의 대승을 거두면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21살의 젊은 나이에 최악의 좌절을 최고의 속도로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몰락과 수모. 몰락 뒤에는 수모가 따름을 받아들이면 된다. 화를 낼 필요가 없다. 그리고 조용히 되짚어본다, 무엇이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다시 시작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생각해 본다. 마음의 상처가 아물면 다시 시작하면 된다.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한다. 힘들면 그날의 수모를 생각하면서 힘을 내면 된다. 그러면 부활과 재기의 순간은 또 조용히 다가온다.
2011 PGA 투어에서 로이 맥길로이가 와신상담 중인 모든 사람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라고 해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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