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선수들 모두가 대단한 업적을 이룬 선수임에 틀림없다. 한명 한명 골프와 삶에 대한 무한한 지혜를 줄 수 있는 선수들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이맘때쯤이면 꼭 주목 받는 그룹이 있다. 바로 PGA 투어 Rookie Set, 신인그룹이다. PGA 투어 카드를 처음 발급받은 선수들이다. 신인왕타이틀을 위한 경쟁자들이기도 하다. 2012년 시즌에는 26명의 신인그룹이 형성되었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선수가 있다. 게리 크리스챤(Gary Christian. 미국). 1971년 8월7일생으로 올해 나이 만40세다. 그의 과거 이야기를 살펴보지는 않았지만 지난 40년간의 인생스토리가 미루어 짐작이 될 뿐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두번째로 나이가 많은 선수 토미 비어샌크(Tommy Biershank. 미국). 1973년 9월10일생으로 만38세다. 돈이 없어서 2년 전에는 농장에서 일을 한 적도 있고 작년에는 어느 작은 연습장에서 골프카트를 수리하면서 돈을 벌고, 연습을 했다고 한다. 꿈은 그렇게 험난하게 이루어지는 것인가 보다.
갑자기 가장 나이 어린 친구가 누구인지 궁금해졌다. 노승렬 1991년생 만20세. 버드 컬리, 존 허, 대니 리 1990년생 만21세. 1990년대에 태어난 만 20세를 갓 넘긴 선수가 4명이 있는데 그 중 3명이 한국인이나, 한국계 미국인들이다. 여기에 만25세의 배상문 선수와 리차드 리 선수를 합치면 한국계는 모두 5명이 된다. 26명의 신인그룹 중 20대가 18명이고, 그 중 28%인 5명이 한국계인 셈이다. 어떤 의미일까?
PGA 투어가 오랜 역사를 가진 유럽투어를 뛰어넘어 No.1 투어로 자리 잡은 배경에는 많은 요소들이 숨어 있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누가 뭐래도 선수들의 실력이 최정상급이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최정상급의 선수들만 남아있게 만드는 요소는 무엇일까? 합리적이고 공정한 세대교체시스템이다. 180명 중에 26명이 새로운 얼굴로 채워졌다. 올해는 그 규모가 작아서 15% 정도의 비중이다. 해마다 20% 정도는 새로운 피로 수혈된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20% 정도는 항상 물갈이가 일어난다는 뜻이다.
해마다 20%의 물갈이. 새로 들어오는 인물들 중 특히 PGA 투어가 신경을 쓰는 선수들이 바로 20대들이다. 왜냐하면 이들을 꾸준히 지켜보면 PGA 투어의 미래를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국계 젊은 피들의 진출은 과연 무엇을 의미할까? 이제 미국에서도 골프에 All-in하는 전투적 스타일의 선수와 문화가 나올 수도 있다는 뜻일까? 지켜볼 일이다.
PGA 투어의 세대교체 시스템을 분석해 보면서 부러운 것이 있다. 20%의 새로운 물결이 부러운 것이 아니라 20%의 나가는 물결들이 부럽다. 자신의 존재 이유가 약해지면 자연스럽게 물러난다. 그 퇴출시스템이 부럽다. 갑자기 물러서면 죽음밖에 없고, 그래서 죽도록 싸우고, 그래서 죽어야만 물러나는, 한국의 정치시스템이 떠오른다.
세대교체. 그것은 새로운 물결이고 새로운 미래를 뜻한다. 그만큼 존재의미를 다한 과거 물결의 퇴출시스템에 관해서도 한번쯤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최소한 기업의 미래를 결정하는 CEO나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는 정치지도자라면 그런 것도 생각할 수 있어야 균형 잡힌 사고를 하는 리더라고 인정받을 것이다.
PGA 투어의 영건들이 한국의 조직사회에 전달하는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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