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위기의 와중에는 안정적인 실적으로 버텨주는 게 중요하고 위기가 지나간 직후에는 남보다 빨리 치고 올라가는 성장 여력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넥센타이어가 딱 그렇다. 현대·기아차로 대표되는 국내 자동차업계의 글로벌 질주와 발맞춰 꾸준한 실적을 내고 있는 것은 물론, 타이어업계 내 성장성에서도 눈부신 가능성을 뽐내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증권가에서는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주가가 21배 오른 한국타이어와 비교하는 얘기까지 나온다.
◆ '성장성+안정성' 두마리 토끼 한손에
넥센타이어는 국내 타이어업체 중에서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른 기업이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매출이 연평균 26% 늘었다. 국내 1위, 세계 7위 업체인 한국타이어(16%)보다 높았다.
1분기 실적에서도 가파른 성장세가 확인된다. 연결기준 매출은 403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7% 늘었다. 영업이익은 510억원으로 36.5% 증가했다.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글로벌 시장 침체 상황에서 낸 성적이다.
향후 전망은 더 밝다. 지난 3월부터 일부 가동을 시작한 창녕 신규 공장이 중장기 성장 동력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창년공장은 올해 300만본(타이어 수를 나타내는 단위)에서 내년 600만본, 2014년 800만본 등 2018년까지 2100만본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렇게 되면 넥센타이어 전체 연간 생산능력은 2010년 2300만본에서 6000만본으로 연평균 12.7% 확대된다.
2003년 당시 한국타이어와 비교되는 부분도 바로 이 지점이다. 한국타이어는 2002년 4050만본이었던 생산능력을 지난해 8900만본으로 빠르게 늘리면서 주가와 실적 면에서 속도감 있는 성장을 지속해 왔다.
이 기간 시가총액은 3300억원에서 6조9000억원으로 늘었다. 최근 넥센타이어도 이런 상승장의 문턱에 들어섰다는 게 증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덩치 커진 만큼 수요도 늘어…일각 우려 기우 불과
생산능력 확대에 따른 영업이익률 하락 우려는 단기간에 그칠 전망이다. 그만큼 수요가 뒷받침된다는 얘기다. 특히 해외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최근까지는 K5 등 기아차 중심으로 신차형 타이어 공급이 이뤄졌지만 오는 7월부터는 현대차와 일본 미쓰비시 중형 세단으로 매출이 확대될 예정이다. 이탈리아 국민차로 불리는 피아트의 멀티플라에도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기로 했다.
지난 22일에는 아랍에미리트에서 택시회사를 5개 소유하고 있는 아라비안홀팅그룹에 타이어를 공급하기로 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신흥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동시장 선점 효과는 향후 강력한 성장 동력이 될 전망이다. 넥센타이어는 올해 아라비안홀팅그룹에 6만본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남경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 창녕공장 비용이 반영되면서 영업이익률이 12.6%에서 11.1%로 떨어지겠지만 해외 수요가 늘면서 가동률이 빠르게 상승해 일시적 하락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피아트 등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게 됐다는 것은 넥센타이어의 기술력과 품질이 유럽시장의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했다는 의미"라며 "브랜드 이미지가 올라가면서 향후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신차용 타이어 비중이 늘면서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큰 문제는 아니라는 평가다. 매출에서 신차용 타이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4%에서 2013년 이후 20%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임은영 동부증권 연구원은 "신차용 타이어 마진이 교체용 타이어에 비해 작긴 하지만 초고성능타이어의 비중이 지난해 30%에서 2013년 40%로 늘어나면서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원자재 가격 훈풍, 최대 실적 이끄나
업황 자체도 긍정적이다. 국내 자동차주가 선전하면서 타이어주도 동반 수혜의 단맛을 보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원자재 가격도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태는 모양새다. 천연고무 가격은 1분기 톤당 3786달러에서 최근 3400달러 수준까지 하락했다. 1분기 합성고무 가격도 지난해 4분기보다 4.2% 하락한 3475달러를 기록했다.
합성고무의 원재료로 원유에서 추출하는 부타디엔 가격 역시 최근 유가 하락으로 급락하고 있다. 지난달초만 해도 1.6달러에 거래됐지만 5월 중순 현재 1.2달러까지 하락했다. 서 연구원은 "이런 추세를 감안하면 2분기 합성고무 투입단가가 상승할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말했다.
이런 호재에 힘입어 2분기 실적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이라는 전망이 적잖다. KB투자증권은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2% 증가한 4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증권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증권사별 올해 매출 평균 전망치는 1조777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4.3%, 영업이익 전망치는 1942억원으로 69.9% 늘어날 전망이다.
◆ 9월 한국타이어 휴가, 맹추격 시작될까
수급도 안정적인 편이다. 외국인이 지난 7일부터 18일까지 2주 동안 2조8000억원을 순매도하며 증시가 급락한 와중에도 넥센타이어에는 러브콜이 이어졌다.
외국인은 이 기간 넥센타이어를 오히려 240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기관은 줄곧 순매수세 행진을 벌이며 1600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일각에선 한국타이어의 거래정지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감도 내놓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오는 8월30일부터 10월3일까지 한달여 동안 회사분할 때문에 거래정지가 된다.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타이어사업과 비타이어사업을 나눠 지주회사를 설립하는 작업의 일환이다.
서 연구원은 "타이어 시장 업황에서 5~10월이 성수기인데 이 기간과 한국타이어 거래정지 기간이 맞물리면서 넥센타이어에 대한 투자심리가 강화되는 효과를 기대해봄직하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3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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