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배우 고성희(30)에게 TV조선(TV CHOSUN) 드라마 '바람과 구름과 비'의 의미는 특별하다. 6년 전 첫 드라마 주연작이었던 '야경꾼일지'는 그에게 사극의 매력과 막연한 두려움을 동시에 느끼게 했다. 이후 조금 더 발전하고 경험을 쌓은 후 다시 사극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한 후 만난 '바람과 구름과 비'였다.
고성희는 고민 끝에 만난 봉련 역할을 통해 냉혹한 권력쟁탈전과 갑갑한 시대상황 속에서 희생당하고 이용당하면서도 자신의 신념과 천중(박시후 분)에 대한 마음을 끝까지 놓지 않는 모습을 표현했다. 쉽지 않았다. 긴 시간, 큰 숙제를 풀며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고 고민이 많았다고. 그 결과 시청자들의 호평과 함께 6.327%(닐슨코리아 유료방송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달성하며 필모그라피에 뿌듯한 한 줄을 더했다.
종영 후 만난 고성희는 마음 편히 맞을 줄 알았던 휴식기에 벌써 몸이 '근질근질'하고 현장이 그립다며 웃었다. '바람과 구름과 비'를 보낸, 고성희와의 대화다.
<【N인터뷰】①에 이어>
-현실에 없는 인물인데 어떻게 만들었나.
▶걱정도 했다. 실제와 허구가 섞이다 보니 어떻게 봐주실지 고민이 됐다. 아무래도 작품에 임하면서 잘 몰랐던 역사 부분을 공부를 했다. 감독님에게도 어디 까지 터치해야 하는지 고민이 된다고 했다. 민자영이 명성황후가 되고 딱 끝이 나지 않나. 주변에서는 이 드라마가 50부작이면 어떨까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그건 조금 위험할 수도 있을 것 같고 적절한 시기에 이야기가 마무리 된 것 같다. 엔딩이 정말 좋았다. 삼전도장과 패밀리들이 러시아에 가서 새로운 무언가를 도모하는 모습이 좋았다. 조금 더 좋은 세상이 나올 수도 있다는 희망이 좋았다.
-봉련이라는 인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입체감이 있어서 좋았다. 봉련이라는 인물이 도구적으로 쓰이지 않고 조금 더 절박하고 힘든 상황이지만 본인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인물이 좋았다. 그래서 더 하고 싶었다. 조금 더 맞서 싸웠으면 좋겠다는 아쉬움도 있다. 천중과의 로맨스가 부각되면서 너무 아련해져서. (웃음) 저로서는 조금의 아쉬움도 있다. 그래도 봉련이라는 인물이 되게 멋있었다. 아마 이런 인물이 역사속에 존재했다면 세상이 조금은 바뀌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멋진 사람이었다.
-현대의 시선으로 보자면 답답한 면도 있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 부분이 있었지만, 시대상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었다. 또 드라마적으로 내가 끝까지 몰려야 하는 것도 있었다. 워낙 감정신이 많았고 연이어 나오다보니, 똑같은 걸 반복하면 지루해보일 수도 있지 않나. 울 때도 어떻게 다르게 울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다. 초반에 붙잡혀 있을 때, 김승수 선배와 연기하면서 너무 좋았다. '정글의 법칙'에서 처음 뵀다. 작품으로 만나서 죽일 듯이 쳐다봐야 하니 조금 쑥스러웠다. (웃음) 선배의 그 에너지가, 내가 봉련이에 이입할 수 있도록 해준 가장 큰 힘이었다. 나를 나의 내면의 끝으로 밀어줬다. 찍을 때는 힘들었지만 되게 좋았다.
-감독님은 어떤 점 때문에 캐스팅했다고 하나.
▶보통 사극의 여주인공 이미지가 있지 않나. 나한테는 딱 맞는 이미지는 아니다. 키도 커서 한복을 입어도 딱 맞게 보이진 않고. 나 스스로도 내가 안 맞나? 생각한 적이 있다. 감독님이 너무 당연하게 '나에게 봉련이를 그렸을 때 고성희 말고 떠오르지 않는다. 그걸 믿어줬으면 좋겠다'라고 하셨다. 나 스스로도 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다음에도 작품을 같이 하자고 하셨다.
-극중 정말 많이 울었는데, 눈물연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진짜 너무 많이 울었다. 아무래도 확실히 엄마와 붙을 때가... 이건 내 성향인 것 같다. 나는 남녀간의 감정신보다 가족, 부모님에 대한 감정신이 감당하기 힘들만큼 세게 감정이 오는 편이다. 왕빛나 선배와 만나는 신마다 늘 오열해야 하는 장면이 많았다. 늘 여운이 남을 만큼 많이 아팠다. 봉련의 심정에 이입한 장면에서는 너무 눈물이 나서 재촬영을 한 적도 있다. 봉련으로서 답답한 점이 있었나보다. '그저 자유를 원할 뿐인데' 라는 대사에서도 눈물이 나더라. 그동안 눈물연기를 한 작품이 많은데, 이번 작품처럼 한 회 내내 운 건 처음인 것 같다. 눈이 너무 부어서 메이크업해주는 친구가 힘들어할 정도였다. 쌍꺼풀이 부어서 라인이 안 보이더라.
-지금은 잘 빠져나왔나.
▶보통은 끝나면 잘 빠져나오긴 하는데 이번에는 찍는 내내 다크하긴 했다. 박시후 선배에게도 본받고 싶은 점이 선배는 촬영 전후 '온/오프'가 잘 되시더라. 늘 평정심을 유지하셨다. 그런데 나는 대본을 보면 내가 해내야 할 것들이 미션처럼 느껴진다. 그게 제대로 될 때까지 혼자 있는 편이다. 이미 힘든 신들이 많은 걸 다들 알아서 주변에서도 많이 안쓰러워 했다. 내가 너무 힘들어했으니까.
<【N인터뷰】③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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