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이균진 기자,유경선 기자 = 21대 국회 미래통합당의 험난한 두 달이 마무리됐다. 원구성 협상부터 부동산 관련 법안 본회의 통과에 이르기까지 거대한 몸집을 지닌 더불어민주당의 독주에 속수무책이었다.
원내지도부와 비상대책위원회의 '투톱' 리더십에 대한 의원들의 평가는 상임위원장 '0석'과 민주당의 일방 입법 저지 실패라는 초라한 성적표에 비하면 호의적이다.
민주당의 완력 앞에 무기력했으나 장외로 뛰쳐나가지 않고 원내투쟁에 집중하자는 전략은 유효했다는 평이다. 답답하게 끌려다니던 원내 투쟁의 끝무렵, 9회말에 '윤희숙 홈런' 같은 성과를 이끌어냈다.
반면 '너무 무기력했다'는 질타를 내놓는 의원들도 있었다. 176석의 힘이 강했던 건 사실이지만 당 지도부가 어떤 묘안이라도 내놨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의견이 엇갈리는 지점은 의원들의 선수(選數)에 있었다. 초선 의원들은 대부분 호의적이었지만 다선 이상 의원들은 당 지도부가 더 적극적인 리더십을 보였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초선들 "주호영 인내가 결실…지금 상황에 가장 적합한 리더십"
"인내의 시간이 조금씩 결실을 보고 있다"
한 비례대표 초선 의원은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의 리더십을 호평하며 이렇게 말했다. 수적 열세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도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며 수평적인 당 운영을 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민주적 리더십'이 윤희숙 의원의 본회의 발언이라는 '흥행작'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이 의원은 "(장외투쟁 대신) 원내투쟁을 통해서도 법안이나 절차의 문제점을 국민에게 충분히 알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전반기 국회의 소득'이라고 평가하면서 "너무 무기력한 게 아니냐는 질타도 있었지만, 주 원내대표가 끝까지 당내 여러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을 보여준 덕분"이라며 "똘똘 뭉쳐서 원내지도부를 지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서도 "초반부터 기본소득이나 전일보육제 등 이슈 선점을 이끌면서 당이 변화하려는 이미지를 심어줬다"고 후한 점수를 줬다.
한 수도권 초선 의원은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준 건 아니지만 민주적 정당 운영 방식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본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가장 적합한 리더십"이라고 언급했다.
이 의원은 "'무기력한 야당' 프레임은 저쪽(민주당)에서 전략적으로 내세우는 것"이라며 문제의 원인이 민주당에 있다고 강조했다.
원내투쟁에 나섰던 데 대해서는 "(법안 상정과 통과) 과정이 불법적이었고 부당하다는 것을 기록에 다 남겼다"고 의의를 평가하면서 "원내지도부나 비대위원장의 큰 공"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비례대표 초선 의원도 "당 지도부가 서두르지 않고 내부 소통을 놓치지 않은 부분을 칭찬하고 싶다"며 "(수적 열세에도) 의원들이 기죽지 않게 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보였고, 의원총회에서도 잘했다고 말해주는 것이 보기 좋았다"고 호평했다.
아울러 "의원들이 서로 더 다독이며 결속하는 계기가 됐다"며 "우선은 지도부를 믿고 가자, 100점짜리는 없지 않겠느냐는 의원들이 다수"라고 전했다.
◇다선 의원들 "무기력했다…경청만 했을 뿐 대안 제시하지 못했다"
따뜻한 평가만 있는 건 아니었다. 다선 의원들은 보다 강력한 리더십을 주문하면서 "무기력했다"고 당 지도부를 꼬집었다.
영남 지역 한 3선 의원은 "원내지도부와 비대위가 어느 정도 순기능을 했지만 만족스러운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원내지도부가 민주적이라고 하지만 너무 듣기만 했고 해결책도 제시해주지 못했다"며 "(의원총회에서) 토론을 하면 결론을 잡아주고 대안을 보여줬어야 하는데 토론의 장을 벌였을 뿐"이라고 혹평했다.
비대위에 대해서는 "초기에는 몇 개 의제로 주목도를 높였지만 그 후로는 나오는 게 없는 것 같다"고 짠 점수를 줬다. 또 "원내지도부가 있기는 하지만 비대위에서도 대안을 내줬어야 한다"며 '비대위 역할론'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의원은 "원내의 일이라 소관이 아니라고 할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당의 처지에서 원내 이슈가 절대적인 상황이었다"며 "비대위는 이를 지켜만 봤는데, 당의 진로와 위상에 대해 확실한 방향을 제시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에 대해서도 "5선 국회의원을 한 경륜을 보고 모셔온 것인데, 의원들이 여러 차례 난상토론을 벌여도 답이 나오지 않았다면 경험으로 뭔가를 제시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영남 지역 3선 의원도 "당 지도부가 너무 무기력했다"면서 "(본회의장에서) 나가는 것밖에는 전략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윤희숙 효과'에 대해서도 "'로또'가 하나 얻어걸린 것"이라고 평가를 내렸다.
이 의원은 "민주당이 이후 엄청난 부동산 공급정책 등 국민에 시혜적인 정책으로 '물타기'를 할 것"이라면서 "이 경우 우리는 싸움에서 굉장히 어려운 구도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영남 지역 3선 의원은 "당 지도부가 출범한 지 이제 두 달이 지났다"며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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