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에른 뮌헨(왼쪽)과 파리 생제르망(오른쪽)이 2019-2020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맞붙는다. /사진=로이터
우여곡절 끝에 2019-20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대진이 확정됐다. 바이에른 뮌헨(독일)과 파리 생제르망(프랑스, 이하 PSG)이 '빅 이어'(챔피언스리그 트로피의 별명)를 놓고 마지막 일전을 벌인다.
뮌헨은 20일(한국시간) 포르투갈 리스본 에스타디오 조세 알발라데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4강 올림피크 리옹과의 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 결과로 뮌헨은 앞서 열린 4강전에서 RB라이프치히를 꺾은 PSG와 결승전을 갖는다.

코로나 시대 초대 챔피언은?
이번 챔피언스리그 결승은 여러모로 많은 의미를 지닌다. 우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최악의 악재를 뚫고 치른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유럽축구는 코로나19가 유럽 내에서 본격적으로 확산되던 지난 3월 대부분의 일정이 중단됐다. 바이러스 확산이 이어지자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등 일부 리그는 조기 종료 카드까지 꺼내들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UEFA는 어떻게든 유럽클럽대항전 일정을 마무리짓기를 희망했고 결국 8월에 잔여일정을 몰아서 진행하는 방식으로 재개 계획을 수립했다.


일단 재개 일정이 잡히기는 했으나 변화가 따랐다. 우선 모든 잔여일정을 월드컵처럼 한 국가에서 몰아서 하기로 결정했다. 유럽에서도 가장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안정적이던 포르투갈이 '개최지'로 선정됐다. 이어 결승전을 제외한 8강과 4강전은 기존의 홈 앤드 어웨이 방식 대신 단판 승부로 변경됐다. 교체명단도 총 12명으로 늘어났고 경기 때 사용 가능한 교체카드도 3장에서 5장으로 확대됐다. 이런 모든 우여곡절 끝에 치르는 결승전인 만큼 우승팀은 기존과는 다소 남다른 상징성을 부여받는다.

호날두와 메시 없는 결승전… 한 시대가 저문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왼쪽)와 리오넬 메시(오른쪽)는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나란히 조기 탈락했다. /사진=로이터
세계적인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와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가 없다는 점에서도 이번 결승전은 색다르게 다가온다. 호날두와 메시는 지난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유럽축구를 양분해 온 그야말로 '살아있는 전설'들이었다. 지난 10시즌 동안 두 선수 중 한명이라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출전한 횟수는 7차례에 이른다.
이번 대회에서 유벤투스는 16강, 바르셀로나는 8강에서 조기 탈락했다. 호날두와 메시의 결승 진출 실패는 마치 꿈과 같았던 한 세대가 저물고 또다른 세대가 찾아오고 있다는 징조와 같다. 이들이 빠진 자리는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마누엘 노이어(이상 뮌헨) 네이마르, 킬리언 음바페(이상 PSG) 등 또다른 스타 플레이어들이 채울 예정이다. 

독일vs프랑스 역대 4번째 결승 맞대결… 佛 첫승 가져오나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독일과 프랑스 구단이 맞붙는 역대 4번째 결승전이다. /사진=옵타 공식 트위터 캡처
오랜만에 독일과 프랑스 구단이 우승컵을 놓고 다툰다는 점도 팬들의 흥미를 돋군다. 1970년대 유럽 축구를 주름잡았던 독일은 이후 이탈리아와 잉글랜드, 스페인 등에게 최강자 지위를 뺏겼다. 프랑스 역시 국가대표와는 별개로 리그 자체에서는 높은 경쟁력을 보이지 못했다. 독일 구단이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른 건 지난 2013년 분데스리가 두 팀의 맞대결(뮌헨 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이후 7년 만이다. 프랑스는 보다 더 오래된 지난 2004년 AS모나코 이후 16년 만이다.
통계전문 매체 '옵타'에 따르면 이번 결승전은 독일과 프랑스 팀이 격돌하는 4번째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다. 이번 대결 전까지 있었던 3번의 대결에서는 모두 독일 팀이 승리했다. 공교롭게도 이 3번의 대결 중 2번의 승리를 가져갔던 팀이 바로 뮌헨이다. 일종의 징크스처럼 굳어진 상황에서 PSG가 이를 깨고 프랑스에 빅 이어를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PSG 구단 입장에서도 이번 결승전은 중요하다. 1970년 창단한 PSG는 빠른 시간 프랑스 내에서 입지를 다졌으나 유럽클럽대항전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2010년대 들어 카타르 투자청이 구단을 인수해 막대한 이적료를 풀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네이마르, 음바페, 앙헬 디 마리아, 에딘손 카바니, 마르코 베라티 등 수많은 스타가 PSG 유니폼을 입었지만 챔피언스리그 우승컵과 가까워지지는 못했다. 유럽 최고 구단으로의 도약을 꿈꾸던 PSG 입장에서는 애가 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 과정에서 감독들만 계속해서 교체됐다. 절호의 기회를 잡은 만큼 누구보다 절실하게 결승전에 임할 PSG다.


하지만 뮌헨 입장에서도 쉽사리 놓치기 힘든 결승전이다. 일단 선수들의 폼이 우승에 최적화된 상황이다. 최전방의 레반도프스키부터 최후방의 노이어 골키퍼까지 선수단 전원이 최상의 폼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토마스 뮐러, 조슈아 키미히, 다비드 알라바가 주축을 이루고 알퐁소 데이비스, 세르주 그나브리 등 젊은 선수들까지 힘을 보탰다. 이들이 똘똘 뭉친 뮌헨은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도합 42골을 퍼부었고 실점은 단 8점에 그쳤다. 선수단의 기량이 절정에 이른 상황에서 우승을 하지 못한다면 구단 입장에서는 차기 시즌 준비까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니코 코바치 체제로 시즌을 시작했던 뮌헨은 시즌 초반 분데스리가에서 7위까지 떨어지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급히 코바치 감독을 경질하고 한스-디터 플릭이 임시감독으로 부임한 뒤에야 정상궤도를 되찾아 시즌 막판 역전우승에 성공했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이런 '역전의 시즌'에 화룡점정을 찍을 수 있는 업적이다. 오는 결승전에서 승리하면 뮌헨은 통산 6번째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기록하며 리버풀과 최다우승 공동 3위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