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울산현대가 지긋지긋한 2인자 꼬리표를 떼어냈다. 만약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면 한 시즌에 3개의 대회에서 준우승에 그치는 기막힌 성적을 남겨야했는데, 마지막에 한을 풀었다.
울산은 19일 오후(한국시간) 카타르의 알 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페르세폴리스(이란)와의 ACL 2020 결승전에서 주니오의 멀티골을 앞세워 2-1로 승리,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2012년 이 대회 우승을 차지했던 울산은 클럽 통산 2번째 ACL 정상에 올랐다. K리그는 2016년 전북현대 이후 4년 만에 챔피언을 배출했다.
결승에 올랐으니 페르세폴리스라고 마음가짐이 다르지 않았겠으나 울산에게는 너무도 간절한 트로피였다.
2~3년부터 적극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K리그 우승을 목표로 삼았던 울산은 거의 손에 잡을 듯 진보했으나 계속해서 고비를 넘지 못했다.
2019년 내내 선두를 달리던 울산은, 거짓말처럼 최종 38라운드에서 패하면서 전북현대에 1위 자리를 내줬다. 그래서 2020년은 절치부심이었다. 시쳇말로 '영끌(영혼까지 끌어다)'해서 스쿼드의 질과 양을 보강했다. 그런데 울산은 또 뜻을 이루지 못했다. 정규리그와 FA컵 모두 전북에 밀려 준우승에 만족해야했다.
그래서 마지막에 잡은 귀한 동아줄, ACL이 너무도 중요했다. 놓친 대회들보다 더 큰 ACL 우승으로 지난 설움을 한방에 날릴 수 있는 기회였는데, 끝은 다행히 해피엔딩이었다. 내용도 일품이었다.
코로나19 확산 전인 지난 2월 홈에서 FC도쿄와 1-1로 비기며 불안하게 대회를 출발한 울산은 11월부터 도하에서 재개된 이후 파죽지세를 달렸다.
조별리그 5경기와 16강-8강-4강 그리고 결승까지 9경기를 모두 승리하면서 9승1무로 완벽에 가까운 우승을 일궜다. 승리한 모든 경기에서 2골 이상 멀티골을 터뜨렸고 반해 내준 골은 7개뿐이었으니 이상적인 공수 밸런스였다. 중요한 순간 소극적이던 모습도 없었다.
페르세폴리스를 맞아 울산은 경기 시작부터 도전적으로 나섰다. 국내에서, 결정적인 경기 때마다 자신들이 잘하던 것을 버리고 불필요하게 위축되거나 변형된 전술을 들고 나와 실패했던 울산은 그 과오를 씻으려는 듯 울산답게 플레이했다. 덕분에 경기 시작부터 주도권을 울산이 쥘 수 있었다.
먼저 실점하는 큰 위기에 처했으나 전반전 막바지와 후반전 초반 상대의 실수로 페널티킥 2개를 얻어냈고 이를 K리그 득점왕 주니오가 모두 성공시키면서 역전승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하늘도 울산의 우승을 원했던 그림이었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울산현대와의 동행을 마무리하는 김도훈 감독도 그야말로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됐다.
지난 2017년 울산의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2017년 FA컵에서 우승하면서 좋은 출발을 보였으나 이후에는 준우승만 4번(K리그-2019, 2020 / FA컵-2018, 2020)에 그쳤다. 개인적으로도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수 있던 값진 우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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