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한빛병원 7층 박형준 후보 사무실에서 박형준 부산시장 예비후보가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12.17/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서울=뉴스1) 이길우 객원대기자 = 부산이 뜨겁다.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벌써 선거 분위기가 후끈 달아 올랐다. 최근 더불어 민주당의 인기가 떨어지며 특히 국민의힘 등 야당 후보들이 잰 발걸음을 보이고 있다. 보궐선거의 빌미를 준 것이 더불어 민주당 소속의 부산시장이 성추문으로 자리를 물러난 탓이기에 야당은 더욱 들떠있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여야 예비후보 가운데 박형준 동아대 교수(60)가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신문기자(중앙일보), 국회의원(제17대 부산 수영구), 한나라당 대변인, 대통령 정무수석 비서관, 청와대 사회특별 보좌관, 국회 사무총장, 동아대 국제전문 대학원 국제학과 교수 등 다양한 이력이다. 특히 최근에는 토론 프로그램에 보수 논객으로 출연, 대중의 눈길을 끌었다.

본인은 결코 ‘하고재비’가 아니라고 했다. ‘하고재비’는 무슨 일이든지 안 하고는 못 배기고, 하려고 덤비는 이를 일컫는 경상도 사투리다. 이번엔 부산시장이다. 사실 우리나라 제2의 도시로 불렀던 부산은 활력을 잃고, 침체의 늪에 빠져있다. 박 교수가 그런 부산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지난 17일 오후 부산 진구의 선거사무소에서 만난 박 교수는 이틀전에 공식적인 출마 선언을 한 탓인지 계속되는 스케줄로 분주했다. 선거 사무소에는 이런 저런 사람들의 왕래도 잦았다. 건물 외벽에 걸려있는 큼직한 박 교수 홍보 플래카드가 선거 분위기를 잔뜩 고조시켰다. 매운 겨울바람이 무색하다.






◇ '보수정권 10년' 사과 얼마든지 여러번 할 수 있다

“진보성향을 가진 논객에서 지금은 보수 논객으로 활동하고 있다.”
-진보 논객활동 했던 때가 1980년대 유신 말기였다. 그때는 대학 캠퍼스에 형사 숫자와 학생 숫자가 비슷했다. 서울의 봄과 광주항쟁을 경험했다. 시위를 하다가 눈에 최루탄을 맞아 크게 다친 적이 있다. 그때부터 관심사는 대한민국이 어떻게 가는 것이 좋은가 였다. 진보적인 사회과학쪽 공부를 많이 했다. 그렇다고 해서 마르크스 레닌주의나 주사파는 아니다. 설익은 진보 논객이었다. 1987년 민주화되고, 터닝 포인트가 있었다. 동구권 사회주의와 소련의 체제 붕괴였다. 좌우 이념 문제 이전에, 개인의 자유를 신장하고,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전체주의와 싸우는 것이 중요했다. 전두환 독재와 싸운 것도 전체주의에 대한 저항이었다.

“최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대국민사과를 했다. 동의하나?”
-보수 정권 10년 하다가 정권을 내줬다. 결말이 탄핵이었다. 다시 정권을 찾으려면 잘한 것을 내세우기보다는 무엇을 잘못했는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그런 입장의 사과는 얼마든지, 여러 번 할 수 있다고 본다.

“법무부와 검찰을 치열한 다툼은 어떤 시각으로 보나?”
-문재인 정부는 민주적 운영을 하고, 국민과 소통하고 반대편을 포용하는 국정을 할 줄 알았다. 그런데 2년 지나고 보니 이전 정권보다 더 폐쇄적이고, 권력에 대한 자기 절제 원칙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헌법 정신인 자유주의, 민주주의, 공화주의를 지켜야 한다. 윤석열사태는 헌법 정신 자체를 훼손하고 있다. 검찰총장에 2년의 임기를 보장해 준 것은 검찰이 권력을 유지하는 수단이 아니라 법 집행기관으로서 엄정성을 갖도록 한 것이다. 이 정권이 방탄조끼를 입고 장기 집권을 위한 진지를 구축하는 작업이라고 본다. 문 정권의 리더십은 국가의 미래를 개척하는 혁신의 리더십도 아니고, 국가공동체의 통합을 이끄는 민주적 리더십도 아니다.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어떤 동기인가?”
-1990년대부터 두가지 일을 했다. 하나는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을 세우는 일이다.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으로 세계화와 정보화의 밑그림을 그리는 일에 참여했다. 또 부산 경실련, 문화도시 창조 운동 등을 하며 부산에 대해 많이 고민을 했다. 나는 결코 ‘하고재비’는 아니다. 자리가 있다고 막 뛰어들지 않는다. 내가 해볼만 하고 소명이 있으면 뛰어든다. 이명박 정부때 정무 수석을 하며 친서민 중도 실용의 국정 설계를 했다. 나름 국정 경험이 있다고 생각한다. 국회 사무총장도 했다. 30년간 부산 거주지로 살면서 부산에 대해 안타까운 점이 많아 부산시장에 도전했다.

◇난 자리 있다고 뛰어들지 않는다, 소명이 있어서 나온 것
“제2의 도시로 불리는 부산이 많이 침체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사실 부산이 위기이다. 1인당 총생산량은 17개 광역단체 중 꼴찌에서 두번째다. 청년인구가 20%밖에 안된다. 해마다 인구가 5만명씩 줄고, 그 가운데 1만2000명 정도가 청년이다. 지난 10년간 전국이 2.9% 성장할 때 부산은 절반 수준인 1.7% 성장했다. 도시 경쟁력은 세계 200위권, 아시아 80위권이다. 부산 원도심이 쇠퇴하고 동서 불균형도 심해졌다. 청년들이 서울이나 수도권으로 가는 이유는 부산에 좋은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부산의 혁신 역량이 수도권에 비해 현격하게 떨어졌다. 사람이 몰리려면 돈과 기업이 몰려야 한다. 대학이 죽어 버렸기 때문이다. 부산에 있는 24개 대학의 재정 규모만 2조2000억원이고, 경제 가치 창출이 4조 5000억원 규모다. 그런 경제 가치면 지역에서 10조~ 20조원를 만드는 원동력이 돼야 한다.

“학생들이 수도권에 몰리는 현상은 비단 부산의 문제만이 아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문제가 아니라, 수도권과 남부권의 문제이다. 이제 수도권은 전국의 절반이다. 수도권이 세종시까지 내려왔다. 수도권 기업은 충남도까지만 투자하고, 남부권으로는 안 내려온다. 남부권은 울산 여수 광양을 빼곤 다 죽어가고 있다. 도시에 혁신 역량이 있어야 사람을 모을 수 있고, 사람을 보고 기업이 들어온다. 서울에는 마곡, 성수, 금천 등 공간을 열어주면 기업이 들어오고 민간이 다 만들어 간다. 민간의 혁신 역량이 꽉 차 있어 가능하다. 부산에는 공간을 열어도 혁신 역량이 들어오지 않는다. 공간을 열면 부동산 개발만 하고, 아파트와 상가만 들어선다.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공간이 안 생긴다.

국민의힘 박형준 동아대 교수가 15일 오전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5층에서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2020.12.15/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부산에 혁신 역량을 키을 묘안이 있나?”
-5년 내에 부산을 한국의 대표적인 산학협력도시로 만들겠다. 미국의 경우 실리콘밸리에서 출발했지만 시애틀, 샌디에이고, 노스 캐롤라이나, 휴스턴, 콜로라도 등 전국에 퍼진 성공한 혁신도시들의 공통점이 산학 협력이다. 또 캐나다 토론토, 스웨덴 시스타, 핀란드 울루, 싱가포르, 독일 슈투트가르트 등 전 세계의 모든 성공 혁신 도시가 산학협력도시이다. 대학이 중심이 돼, 학생은 대학과 산업 연관 구조에서 배우고 취업한다. 부산에는 혁신 역량이 부족하다. 부산의 7개 지역에 인공지능, 해양 신산업, 영상 문화콘텐츠, 관광 마이스, 불록체인,에듀 테크, 의료헬스케어 등 특화된 산학협력단지를 만들 것이다. 대학에 입학하면 절반은 대학에서, 절반은 기업서 인턴십으로 학점을 따는 시스템을 도입할 것이다. 대학이 기업 속으로, 기업이 대학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기업은 자신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미리부터 양성해 쓸 수 있어야 하고, 지방정부는 이를 촉진하고 지원하는 매개체가 되어야 한다. 이른바 ‘지산학 협력체’를 만들면 된다. 스타트업 콤팩트 시티도 만들 수 있다. 일하는 공간과 주거공간, 여가 공간을 통합하면 젊은 사람이 살 수 있는 공간이다. 부산에 가장 중요한 혁신의 인프라는 가덕도 공항과 신항만, 그리고 북항과 에코델타시티, 제2센텀이다. 이곳을 부산을 앞으로 백년 먹여 살릴 혁신의 인프라로 구축할 것이다.
◇ 앞으론 칩보다 데이터가 더 중요, 부산을 데우스 밸리로

“부산을 ‘데우스 밸리’로 만든다고 했다. ‘데우스 밸리’는 무엇인가?”
-내가 만든 용어이다. 실리콘 밸리는 실리콘이 IT기술을 상징한다. 앞으로는 칩보다는 데이터가 중요하다. 데이터와 제왕 제우스를 합친 용어다. 부산을 산학 협력도시로 만들어 데우스 밸리라고 부르겠다. 데이터를 매개로 창조도시가 되는 것을 상징한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기로 한 가덕도 신공항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을 갖고 있나?”
-현재 인천공항이 항공 물류의 98%를 차지하고 있고, 더 키우려고 한다. 앞으로는 물류의 대세가 항공 물류이다. 남부권에 허브공항이 하나 더 있어야 한다. 가덕도 공항은 남부권 경제의 기폭제가 된다. 단순히 부산의 여객 관문 공항이 아닌, 남부권 전체의 물류 허브 공항이자, 동북아 허브 공항이다. 남부권 전체를 발전시키는 길이다. 더 이상 정치논리와 수도권 논리로 접근하지 말아야 한다. 남부권 전체에 순환형 고속철도망을 구축하고 ,하이퍼 루프와 같은 새로운 교통수단을 도입하면 남부권 어디서든 1시간 거리로 신공항에 이를 수 있다. 김해공항 지역을 항공부품 및 항공정비, 물류, 신산업이 어우러지는 곳으로 개발한다면 1석2조가 될 것이다.

박형준 교수가 자신의 선거 사무실이 있는 빌딩 앞을 지나고 있다.© 뉴스1이길우 객원대기자

“북항 개발은 어떤 의미가 있나?”
-북항은 부산에 오는 사람들이 꼭 들려야 하는 관광산업의 메카이자, 해양 신산업의 메카가 돼야 한다. 스타트 업 플랫폼이자 스마트 시티가 되야 한다. 부분 개발과 개별 분양 중심은 결국 부동산 개발로 끝날 공산이 크다. 싱가포르의 센토사나 코펜하겐 항만처럼 부산의 명물로 만들어야 한다.
“에코델타 시티를 개발해 e스포츠 올림픽을 유치한다고 했다.”
-북항 개발을 시작해서 2단계로 남항을 개발한다. 낙동강 개발하며 생긴 땅이 에코델타 시티이다. 이 지역은 스마트시티 시범지역이다. e스포츠 글로벌 센터를 만들고,e스포츠 올림픽을 유치하려 한다. 국회의원으로 있으면서 게임산업진흥법을 만들었다. 그때 이미 한국은 온라인 게임 세계 1위 국가로 발돋움 할 가능성이 높았다. 현재는 세계 5억4000여명이 e스포츠를 즐기고 있다.

“부산을 ‘15분 도시’로 만들겠다 했다.”
-도시 혁신의 최종 목적지는 행복한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기업을 육성하는 것은 수단이다. 15분 도시는 4차 산업혁명시대 흐름과 관련해 15분 내에 거의 모든 것이 있는 도시다. 주거, 일자리, 보육, 문화, 생활체육, 도서관 등을 15분 거리내 만드는 것이다. 어디에 살든 15분내에 기본적 공공시설들을 배치하는 것이다. 우선, 도보 15분으로 하루의 일상을 모두 품도록 하겠다. 15분을 걸어가면 직장 근린형 육아시설이 있고, 적정한 의료시설이 있고, 배움이 가능한 문화시설과 생활체육시설이 있다. 도서관이 있고, 공원이 있게 하겠다. 권역별로 어떤 시설들이 빠져 있는지를 파악해 빈 곳을 촘촘히 채워나가겠다. 또 대중교통 15분으로 부산의 모든 곳을 품도록 하겠다. 대심도 교통망 및 급행 도시철도를 건설해 가장 먼 곳에서도 15분이면 도심에 도착할 수 있도록 하겠다.

“당선되면 김경수 경남지사와 협력한다고 했다. 가능한가?”
-작은 자원을 나눠 쓰는 것보다 큰 자원으로 만들어 함께 쓰는 것이 좋다. 일본에서는 오사카와 간사이 연합을 만들어서 도쿄에 대응하는 새로운 축을 만들었다. 지금 대구-경북, 광주-전남이 뭉치려 한다. 부산-울산-경상남도(부울경)도 뭉쳐야 한다. 옛날엔 하나의 경남이었다. 김 지사가 함께 하자고 먼저 제안했으니, 내가 시장되면 바로 할 작정이다. 행정통합을 목표로 하면서 경제를 통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특별자치단체를 만들어 경제적 광역사업을 함께 하면 된다. 경남이 찬성한다면 비로 행정통합도 할 수 있다.

◇ YS는 대담한 용기를 발휘한 대통령, 그에게 기댈 필요가 있다
“최근 김영삼(YS)정신을 따르겠다고 천명했다. 다른 후보들도 YS 정신을 이야기한다. 일부에서는 YS 마케팅을 한다고 비난한다.”
-부산에서 YS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 정치인이다. 이미 역사의 한 페이지 장식하고 간 분이다. 우리 나라는 위인을 만드는 데 인색해다. 너무 부정적인 면만 보려고 한다. YS는 민주화를 위해 어마어마한 일을 많이 하셨다. 하나회를 척결하고, 금융실명제도 이끌었다. 민주주의를 불가역적으로 만든 조치한 것이다. 경제를 투명하게 하는 단호한 개혁을 했다. 기득권층이 큰 반대를 해도 해냈다. YS는 사익을 앞세운 대통령이 아니고 공적 가치를 중심에 두고 담대한 용기를 발휘한 대통령이다. 부산은 그분의 정치적 고향이니까 기댈 필요가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예비후보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원인을 무엇이라고 보나?”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율을 받으려면 국민에게 뭔가 각인된 이미지가 있어야 된다. 부산시민들에게 내가 생각의 힘이 있다는 이미지를 준 것 같다. 많은 정책관련 활동을 했고, 시민운동과 방송활동이 도움을 줬다. 특히 최근에는 ‘썰전’ ‘강적’들의 덕을 보는 것 같다.

“야당 예비 후보들이 난립해 경쟁이 치열하다. 결선에 오를 자신이 있나?”
-당내 경선이 치열할 것이라고 본다. 부산은 이미 선거 분위기가 일찍부터 조성됐다. 과거에도 부산시장은 야당 경선이 치열했다. 혼탁하기도 하다. 네거티브가 나쁜 것이 아니라 흑색선전이 나쁘다.

“결론적으로 어떤 부산을 만들고 싶나?”
-부산을 혁신이 물결치는 도시가 되게 하겠다. 그 활력을 대학, 기업을 포함한 세 공간에서 창출하겠다. 부산을 청년들이 희망을 갖고 살 수 있는 도시로 반드시 만들겠다. 이번 선거의 구호는 ‘내게 힘이 되는 시장’이다. 시장이 힘이 있어서 끌고 가겠다는 것이 아니다. 혁신의 결과가 내 삶에 어떤 도움 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17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한빛병원 7층 박형준 후보 사무실에서 박형준 부산시장 예비후보가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12.17/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박 교수는 부산을 6.25 전쟁에서 나라를 건져낸 곳이자, 민주화의 성지라고 했다. 유라시아의 기점이자 종점으로 대륙문명과 해양문명이 만나는 접점이라고도 했다. 그는 새로운 꿈을 꾼다고 했다. 부산이 도약하고, 남부권이 비상하고, 대한민국이 융성하는 꿈이다. 큰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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