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대출창구/사진=장동규 기자
은행권의 대출금리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빚투(빚내서 투자)족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대출금리가 1% 포인트만 올라도 대출받은 가계의 이자 부담은 12조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2.52∼4.04%다. 지난해 7월 2.25∼3.95% 0.27% 포인트 올랐고 지난달 25일(2.34∼3.95%)과 비교해 0.18% 포인트 더 올랐다.

이달 들어 신한은행이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모두 0.2% 포인트씩 인상했고 NH농협은행도 지난 가계 주택담보대출 우대금리를 연 0.3% 포인트 인하했다.


가계대출 금리가 오르는 이유는 금융당국의 대출규제로 은행의 우대금리가 줄었고 시장금리도 올랐기 때문이다. 신용대출 지표금리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은행채 1년물(AAA·무보증) 금리는 작년 7월 말 0.761%에서 지난 11일 기준 0.885%로 6개월여 만에 0.124%포인트 증가했다.

문제는 가계대출 금리가 오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가계대출 속도가 빠른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03조1000억원으로 집계돼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처음 돌파했다.

대출금리가 조금만 올라도 돈을 빌린 사람들에게 큰 부담이다. 한은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두현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개인 대출(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 등) 금리가 1% 포인트 오를 때 가계대출 이자는 총 11조8000억원 늘어난다.


소득분위별 이자 증액 규모를 보면 1분위(소득 하위 20%) 5000억원, 2분위 1조1000억원, 3분위 2조원, 4분위 3조원, 5분위 5조2000억원이다.

5분위 고소득층을 빼고 저소득층과 중산층에서만 6조6000억원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셈이다. 또 한은은 대출금리가 1% 포인트 뛰면 코로나19로 어려운 자영업자들의 이자 부담이 5조2000억원이나 커질 것으로 계산했다.

경제 전문가들도 시간이 갈 수록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져 대출자의 이자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상승률이 1% 정도를 넘어가면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유인이 생길 것"이라며 "백신 접종 등으로 하반기에 인플레이션이 커지면 기준금리 인상 유인도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