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탈당 3년만에 친정인 민주당에 복당을 신청했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후 인천 남동구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고남석 인천시당 위원장에게 복당 신청서를 제출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 학생운동권 출신)의 큰형'으로 불리는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탈당 3년만에 친정인 민주당에 복당을 신청했다. 송영길 전 대표는 복당 일성으로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외치며 이 대통령의 든든한 우군을 자처했다. 오는 6월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8월 차기 당대표 선거에 출마할지 주목된다. 여권 일각에서는 국정 보좌를 위한 중책 기용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송 전 대표는 20일 오후 민주당 인천시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복당 원서를 제출하며 "어려운 시기와 3년의 투쟁을 거쳐 무죄 판결을 받고 돌아오게 돼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이어 "당에 복귀한 만큼 모든 역량을 동원해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강력히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견에는 박찬대 전 민주당 원내대표와 유동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인천 계양갑) 등이 참석해 자리를 함께했다.

이날 송 전 대표는 오는 6·3 재보궐선거에서 인천 계양을에 출마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그는 "민주당 당원이자 전 당대표로서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최고위원 등 지도부와 긴밀히 상의해 결정하겠다"며 "조승래 사무총장, 한민수 비서실장과 통화했고 다음 주쯤 정 대표가 부르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직전 지역구였던 계양을은 송 전 대표가 5선을 지낸 정치적 고향이다. 송 전 대표는 이곳에서 16·17·18·20·21대 총선에서 5차례나 당선됐다. 이후 지역구 경계 조정으로 계산1동, 계산3동이 제외되고 작전서운동이 편입됐지만 송 전 대표 시절 지역을 대부분 포함하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송 전 대표를 인천 계양을에 전략공천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컷오프)에서 본선 진출이 확정된 김진표, 송영길, 이해찬(왼쪽부터) 후보가 꽃다발을 들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민주당 내부에서도 송 전 대표를 인천 계양을에 전략공천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김준혁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수원정)은 지난 1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송 전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이 국회에 입성할 수 있도록 자신의 지역구를 기꺼이 내어주고 험지로 떠났던 인물"이라며 "오는 6월 치러지는 보궐선거에서 의원직을 돌려주는 것이 그 희생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라고 강조했다.
명분은 단연 이 대통령과의 '정치적 의리'다. 과거 이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배했을 당시 송 전 대표는 당선 가능성이 희박했던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며 자신의 텃밭인 인천 계양을 지역구를 내어줬다. 지역구 양보로 이 대통령이 원내에 진입하고 정치적 재기에 성공할 수 있었던 만큼 이 대통령이 송 전 대표에 정치적으로 보상하고 재기를 도와야 한다는 논리다.

과거 불거졌던 '돈봉투 의혹' 당시 송 전 대표가 보여준 깔끔한 처신도 당내 우호적 여론을 형성하는 데 큰 몫을 했다. 2023년 4월 논란이 터졌을 당시 프랑스 파리에 체류 중이던 그는 즉각 기자회견을 자청해 "당에 폐를 끼치지 않겠다.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당으로 당당히 복귀하겠다"며 자진 탈당을 선언했다.


다만 이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도 계양을을 노리고 있다는 게 변수다. 김남준 대변인은 20일 기자들과 만나 "6월에 예정된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사직하게됐다"고 밝혔다. 이에 송 전 대표와 김 대변인 둘 중 한 명이 인천 연수갑(박찬대 의원), 평택을(이병진 전 의원) 등 다른 지역구로 옮겨 출마하는 '교통정리'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송영길 전 대표는 이날 차기 당대표 도전 등 향후 역할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이재명 정부의 성공이 위기의 대한민국 발전과 5200만 국민의 생명, 8000만 겨레의 평화를 위해 너무나 소중하다"며 "필요한 곳이라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투신해 이 정부의 성공을 돕겠다"고 했다.사진은 송 전 대표가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관련 2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뒤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정치권의 시선은 6월 재보선을 넘어 오는 8월 치러질 민주당 전당대회로도 향하고 있다. 송 전 대표가 차기 당권 주자 반열에 오를 것이란 관측에서다. 그는 이날 차기 당대표 도전 등 향후 역할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이재명 정부의 성공이 위기의 대한민국 발전과 5200만 국민의 생명, 8000만 겨레의 평화를 위해 너무나 소중하다"며 "필요한 곳이라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투신해 이 정부의 성공을 돕겠다"고 했다.
당대표 연임을 노리는 정청래 대표 등 현 지도부 측에서는 잠재적 경쟁자인 송 전 대표에 대한 견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특히 대법원 최종 판결이 나지 않은 상황을 견제 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대표적인 '친청계'(친정청래계)로 꼽히는 박수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송 전 대표의 행보와 관련해 "복당은 자연스럽게 진행돼야 한다"면서도 "어디에 출마하느냐, 어디에 공천되느냐의 문제는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여권 안팎에선 송 전 대표가 국정 보좌를 위한 중책에 기용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정부 내 어떤 직책을 맡게 될지도 열려 있는 상황"이라며 "이 대통령과의 인연은 물론, 인적 네트워크와 풍부한 외교 경험을 두루 갖춘 만큼 정부 내에서 중책을 맡게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