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대구경북 통합법 처리 촉구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사진=뉴스1
6·3 지방선거를 약 3개월 앞두고 국민의힘이 '대구경북행정통합특별법'(TK통합법) 처리에 뒤늦게 당력을 집중하는 배경이 주목된다. 경북 북부 등 일부 지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이 적극 추진으로 선회한 것은 ▲대구시장 수성 ▲지방의회 찬성 ▲지방선거 영향 등 3가지 이유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5일부터 열리는 3월 임시국회에서 'TK통합법'을 통과시키자고 더불어민주당에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국민의힘 소속 지방자치단체장이 있는 대전·충남의 행정통합특별법도 함께 처리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대전·충남의 통합의 경우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의 통합시장 출마 가능성 때문에 국민의힘은 유보적인 입장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대구경북 통합법 처리 촉구 규탄대회'에 참석해 "대구·경북 통합은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균형발전과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 동력을 만드는 일"이라며 "민주당과 이재명 정권은 반드시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은 'TK통합법' 처리를 위한 농성에 나설 계획이다. 주 의원 측 관계자는 "당초 지난 2일 예정됐던 농성은 취소했다"며 "오는 12일 본회의가 잡혀 있어 농성은 오는 10일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TK통합법은 기존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를 폐지하고 '대구경북통합특별시'를 신설하는 것이 골자다. 통합특별시는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법적 지위를 부여받으며, 매년 5조원씩 4년간 총 20조원의 재정 지원을 받게 된다. 공공기관과 국책사업 유치에서도 우선권을 준다.

지난달 24일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대구시의회와 일부 국민의힘 의원의 반대를 이유로 TK통합법 의결을 보류할 때까진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통합에 대한 의견이 크게 갈렸다. 추 위원장이 의결을 보류하기 전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행정통합을 졸속으로 처리해서는 안 된다"고 항의했다. 대구시의회는 지난달 23일 성명서를 내고 "권한이 빠진 행정통합은 껍데기"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난달 26일 대구·경북 지역구 의원들을 모아 TK통합법 처리에 뜻을 모았다. 이후 추 위원장을 향해 법사위를 열고 재의결할 것을 요청했다. 통합법 처리에 대한 당의 입장은 바뀌었지만 일부 반대는 여전하다. 국민의힘에서 발의한 'TK통합법'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박형수(경북 의성·청송·영덕·울진군)·김형동(경북 안동시예천군)·임종득 의원(경북 영주시영양군봉화군)은 여전히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김형동 의원실 관계자는 "현행 법안은 내용이 충분하지 않으며 보다 폭넓은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 의원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대구시의회는 찬성으로 입장을 선회했지만 경북 북부 8개 시·군은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경북 영양군의회 관계자는 '시대'와의 통화에서 "통합 이후 청사 위치 문제와 북부 지역 소외 해소 방안 등 구체적인 대책이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2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정치·외교·통일·안보에 관한 질문을 하고 있는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스1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의 기류 변화 배경을 크게 3가지로 분석한다.
첫째는 대구시장 선거 구도다. 민주당 소속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국민의힘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보수 지지세가 강한 경북과 대구가 통합해야 선거에서 유리해진다. 지난달 대구일보가 의뢰하고 KPO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기 대구시장 적합도는 김 전 총리 28.7%, 추경호 의원(국민의힘) 19.4%, 주호영 의원 14.1%로 나타났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김부겸 전 총리의 출마 가능성도 일부 영향이 있다. 국민의힘은 대구·경북이 단일로 가는 것이 선거 전략상 더 낫다"며 "대구에서 민주당과 비등하게 붙었다는 식의 구도가 선거 캠페인을 어렵게 하고 전국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일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대구시장이 민주당 소속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으니 이를 막기 위해 (대구 경북)통합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고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둘째로 지방의회의 입장 선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된다. 대구시의회와 경북도의회가 통합에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 경북 북부를 제외하곤 대부분 지역이 찬성으로 돌아섰다. 경상북도의회는 지난 4일 '대구경북통합 특별법'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며 힘을 보탰다.

셋째는 통합 이슈 자체가 지방선거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전략적 판단이다. 뉴시스가 여론조사업체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4명에게 광주·전남, 대전·충남, 대구·경북 초광역권 행정통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 찬성 49.6%, 반대 29.9%로 나타났다. 대구·경북에서는 찬성 47.3%, 반대 37.2%였다.

한편 국민의힘은 TK특별법 처리를 위해 여당의 요청을 전향적으로 수용하기도 했다. 지난 4일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과 오는 12일까지 대미투자특별법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또 TK통합법 처리를 요청하며 지난달 24일부터 이어온 필리버스터도 지난 1일 중단했다.

대구일보가 KPO리서치에 의뢰한 조사는 무선 ARS 표집 방법으로 이뤄졌다. 조사기간은 2026년 2월 6일~8일까지로 대구광역시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을 대상으로 1만6935명에게 접촉해 802명이 응답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포인트다. 응답률은 4.7%다.

뉴시스가 여론조사업체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한 조사는 ARS(무선·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 걸기 100%) 방식으로 이뤄졌다. 응답률은 2.8%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