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3 지방선거에서 1000만 메가시티 서울을 이끌기 위해 출사표를 던진 박주민 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은평갑)을 지난 3일 '동행미디어 시대'가 만났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실에서 지난 3일 동행미디어 시대와 인터뷰에 나선 박주민 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은평갑)의 모습.
동네 골목을 주름잡던 꼬마는 외고에 진학한 뒤 공부벌레로 돌변했다. 첫 시험에서 세자리 등수를 받아들고 충격을 받은 까닭에 이를 악물고 책만 팠다. 그렇게 들어간 서울대 법대. 남들은 판검사를 꿈꾸며 도서관에 틀어박힐 때 그는 4년 내내 학생 운동에 매달렸다. 변호사가 된 직후엔 망설임 없이 거리로 나섰다. 쌍용차 노동자 해고 사태, 밀양 송전탑 반대 활동, 그리고 세월호 참사. 약자들의 곁에는 늘 백팩 하나를 짊어진 '거리의 변호사' 박주민이 있었다.
2016년 국회에 입성한 후에도 그는 여의도의 문법을 따르지 않았다. 동료 의원들과 밥 먹고 술 마시며 세를 불리는 대신 서민의 애환이 서린 현장을 누볐다. 대중으로부터 '거지갑', '성실갑'이라는 애칭을 얻게 된 배경이다. 그렇다고 그의 투쟁이 낭만적이거나 이념적이지만은 않았다. "혁명이 아니라 개량이라고 불릴지라도 삶의 실제적 진전을 이뤄내야 한다"는 신념 아래 정치의 문턱을 낮춰 힘없는 이들을 지켜내는 '실용주의'를 택했기 때문이다.

정계에 입문한 지 딱 10년. '별종'으로 불리던 초선 의원은 어느덧 국민연금 모수 개혁 등 굵직한 난제 해결을 주도하는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이자 3선 중진 의원으로 진화했다. 이제 그는 특유의 소탈함과 지독한 워커홀릭 기질을 무기로 '행정가'로서의 변신에 나섰다. 오는 6·3 지방선거에서 1000만 특별시 서울을 이끌기 위해 출사표를 던진 박주민 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은평갑)을 지난 3일 '동행미디어 시대'가 만났다.


박 의원은 "서울 시민들이 주거, 돌봄, 교통 등 일상을 지키는 '미니멈'(기본)은 든든히 채우고 인공지능(AI)과 바이오 등 혁신을 통해 '맥시멈'(기회)을 마음껏 누리게 할 것"이라며 "그동안 많은 이들이 '무리다', '그게 되겠냐'고 회의했던 법안들을 다수 통과시키며 시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해 온 미래 설계자 박주민에게 서울 시정을 맡겨 달라"고 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실에서 지난 3일 동행미디어 시대와 인터뷰에 나선 박주민 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은평갑)의 모습.
박 의원은 현재 서울이 '결정적 순간'을 맞이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단순히 인구 수축과 고령화, AI 시대로의 급변만이 서울의 문제가 아니다. 당장 3~4년 뒤면 대통령 집무실과 국회가 세종으로 이전해 '정치 1번지'로서의 지위를 내려놓아야 하는 데다, 이번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광주·전남 등 서울과 경쟁할 거대 메가시티들이 중앙정부의 막대한 재정 지원을 등에 업고 출범한다"며 "과거에 하던 방식대로 그저 현상 유지만 하는 관리형 시정으로는 서울의 미래 경쟁력을 결코 유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직 오세훈 서울시장의 시정 운영 방식에 대해서는 '시민이 아닌 시장 중심의 외화내빈'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오 시장은 시민들이 당장 필요로 하는 수요나 미래 먹거리에는 투자하지 않고 본인의 다음 정치적 행보에만 치중한 시정을 하고 있다"며 "만든 지 5년 된 노들섬을 4500억원 들여 (노들 글로벌 예술섬으로) 다시 뜯어고치겠다는 게 대표적인데, 이 돈이면 10년 동안 서울시 초등학생들의 사각지대 없는 돌봄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가 서울시장에 당선될 경우 '한강버스 백지화'를 '1호 결재' 안건으로 올리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 의원은 "당장 노선이 겹치는 9호선 지옥철 혼잡도가 200%를 넘어가는데 대중교통으로서의 가치도 없고 안전성 확보도 미진한 한강버스를 만드는 것이 도대체 무슨 의미냐"며 "현재(한강버스 구축 등에) 1500억원 이상의 돈이 들었고 앞으로 운영비와 추가 비용이 얼마나 더 들지 예측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어 "그 예산을 돌려 원래 8량으로 설계됐던 9호선 급행을 2칸 더 늘리는 데 쓰겠다"고 했다.


" 부동산은 투트랙 스피드전, 대중교통 무상화는 10년 로드맵"

사진은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실에서 지난 3일 동행미디어 시대와 인터뷰에 나선 박주민 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은평갑)의 모습.
그가 꿈꾸는 서울시는 어떤 모습일까. 박 의원은 "시민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기본이 갖춰진 도시"를 강조했다. 그는 "주거와 교통 등 기본이 갖춰져야 안심하고 도전할 수 있고 그 안에서 자연스레 혁신이 싹튼다"며 "혁신이 기회를 창출하고 다시 삶의 기본을 다지는 선순환 구조를 통해, 도시 경쟁력과 시민의 삶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서울을 꿈꾼다"고 덧붙였다.
서울 시민 삶의 기본을 세우기 위한 최우선 과제로는 단연 부동산 문제를 꼽았다. 박 의원은 "과거 민주당이 정비 사업(재건축·재개발)에 소극적이라는 인상이 있었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저를 포함한 민주당 후보들 중 누구도 민간 정비 사업에 대해 소극적이거나 부정적이지 않다. 오히려 민간 정비를 가로막는 것은 인허가 병목 현상을 풀지 못하는 오 시장"이라고 했다.

이른바 '박주민표 주택 공급'의 핵심은 '실용'과 '속도'다. 민간 정비의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공공의 공급을 더하는 '투트랙' 전략이다. 그는 "우선 인허가권을 상하로 나눠 속도를 높이고 시민 리츠나 펀드, 주택도시기금을 투입해 조합의 분담금 허들을 넘게 돕겠다"며 "공공의 공급은 무주택자를 위한 지분 적립형 주택을 포함해 서울 시내에 연간 3만호 규모의 공공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했다.

박 의원은 "핵심 부지인 용산 정비창은 매각하지 않고 공공이 토지를 소유한 채 건설과 운영만 민간에 맡기는 방식으로 2만호의 주택을 지을 수 있다"며 "이 밖에도 주거 취약 계층인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해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50만원 수준의 청년 주택을 연간 1만호 공급하고, 반값 월세 모델 등을 도입하겠다"고 부연했다.

시민 삶의 기본을 세우는 또 다른 축은 '대중교통 전면 무상화'다. 앞서 박 의원은 "대중교통은 시민의 공유자산이고 그 주인이 시민인 만큼 당연히 무상이 돼야 한다"며 이 같은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연간 3조원에서 3조5000억원에 달하는 서울시 대중교통 운임 수입을 단계적으로 없애겠다는 구상이다.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 그는 "3년, 길어도 5년 내 자율주행 기술이 안착하면 교통 운영비가 3분의 1에서 5분의 1 수준으로 대폭 줄어든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라며 "도로 운영 효율 역시 20~30% 늘어나 추가 도로 건설 매몰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여기에 앞서 언급한 용산 정비창 토지 임대로 얻을 연간 5000억원의 수익 등을 합치면 재원 감당이 충분히 가능하다"며 "거대한 기술 변화를 앞두고 차근차근 밟아나가는 10년 로드맵"이라고 덧붙였다.
"강남 3구 외 지역 인프라 몰빵… 공공 도매법인으로 밥상 물가 잡을 것"

사진은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실에서 지난 3일 동행미디어 시대와 인터뷰에 나선 박주민 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은평갑)의 모습.
강남과 비강남 간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해법으로는 시 재정의 '비강남권 집중 투자'를 제시했다. 박 의원은 "시 재정을 투입할 때 강남 3구를 제외한 나머지 자치구에 몰빵하겠다"며 "멈춰 있는 강북횡단선과 서부선 등 철도망을 비롯해 도서관 등 문화 인프라의 강북권 확충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비싼 강남 아파트만 남고 사람들이 서울 밖으로 다 밀려나면 결국 강남 아파트값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강남 주민들을 위해서라도 많은 사람들이 서울 전역에서 편안하게 거주할 수 있는 균형 발전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박 의원은 팍팍해진 서울 시민들의 삶을 보듬기 위한 대안도 내놨다. 우선 서민들의 가장 큰 고충인 밥상 물가를 잡기 위한 처방이 눈에 띈다. 바로 유통 마진을 최소화하는 '공공 도매법인'의 설립이다. 박 의원은 "산지에 적정 가격을 주고 매입해 투명하게 최소한의 이익만 붙여 팔면 폭리를 취하던 기존 민간 법인들도 자극을 받아 유통 마진을 줄이는 등 시장 전체의 흐름이 바뀔 것"이라며 "강서 도매시장에 이미 입주 공간이 있어 초기 구축 비용 외에는 시의 재정이 크게 들지 않는 실용적인 물가 대책"이라고 자신했다.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지방자치단체장과 교육감의 '러닝메이트제' 도입론에 대해서는 '교육 자치' 훼손을 우려하며 분명한 선을 그었다. 러닝메이트제는 시·도지사 등 자치단체장과 교육감 후보가 한 조를 이뤄 선거를 치르는 방식이다. 박 의원은 "다소 불편하고 어색한 부분이 있더라도 교육의 자치라는 이념을 지키기 위해 따로 가는 것"이라며 "제도를 섣불리 합치기보다 시장이 리더십을 발휘해 교육청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면 현장의 많은 문제들을 풀어낼 수 있다"고 했다.

권위주의와 거리가 먼 소탈한 성품답게 서울시장이 된다면 행정의 문턱을 대폭 낮추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박 의원은 "최근 주요 회의를 개방하고 타운홀 미팅을 늘리는 이재명 대통령의 소통 방식처럼 시민과 직접 얼굴을 맞대는 '열린 행정'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싶다"며 웃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