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가 오는 5일 라면업계와 회의를 연다. 이러한 정부의 행보가 라면값 인하로 이어질 지 이목이 집중된다. 사진은 서울시내 대형마트에 진열된 라면. /사진=뉴시스
민생 안정을 위한 먹거리 물가 관리에 고삐를 죄고 있는 정부가 이틀 연속 식품업계와 만난다. 최근 밀가루와 설탕 가격이 내려감에 따라 제빵업계가 빵값을 내린 가운데 정부가 라면 등 다른 식품업계에도 가격 인하를 주문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과 오는 5일 각각 식용유 및 라면업체와 비공개 실무진 회의를 진행한다. 이란 공습으로 인한 대내외 환경 변화 및 원가 동향을 살피기 위한 자리로 회의에는 가공식품 물가를 관리하는 농식품부 푸드테크정책과장이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업체를 소집해 원가 동향을 점검하는 만큼 회의에서 가격 인하에 동참해 달라는 취지의 요청이 이뤄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농식품부가 가공식품 업체와 대면 회의를 여는 것은 밀가루·설탕 업계가 가격을 내린 이후 처음이다. 앞서 양대 제빵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 동참을 위해 일부 빵과 케이크 가격을 인하했다.


라면업계는 가격 인하에 전반적으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원자재 품목별 가격 변동성이 크고, 국제 유가, 환율 등 고려할 변수가 많다"고 말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밀가루 가격만으로 전체 원가가 결정되는 구조는 아니다"라며 "가격을 낮추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라면 업체는 가격 조정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당장 가격을 인하할 계획은 없지만 여러가지 요인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라면업계는 전 정부시절인 2023년 한 차례 가격을 낮춘 전례가 있다. 추경호 당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제 밀 가격 하락을 언급하며 라면 업계를 압박했고 이후 농심·오뚜기·삼양식품·팔도가 제품 가격을 인하했다. 지난해 3월 농심과 오뚜기, 팔도는 가격을 다시 올렸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제품 가격 인하를 요구하지는 않겠지만 원재료를 언급하면서 실무진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압박하는 효과가 있다"며 "업계 특성상 한 기업이 가격을 낮추면 따라가는 흐름이 있어 선두 업체의 가격 조정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