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메가 프로젝트로 인정될 경우 국민성장펀드 지원 한도 적용을 면제하거나 별도 심의를 통해 한도를 조정할 수 있도록 확정했다. 기존 대출·보증 부문(50조원)에서 업체별 지원 한도는 최대 10조원(연간 2조원)이었다. 국민성장펀드는 반도체·AI 등 국가 전략산업 투자를 뒷받침하기 위해 정부와 정책금융기관, 민간이 참여해 조성하는 150조원 규모의 정책금융 펀드다.
정부는 이번 논의에서 12대 분야·90개 전략기술을 지원 대상으로 정했다. 반도체 분야는 지원 대상 선정 기준으로 16나노 이하급 D램 설계·제조 기술과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공정 기술 보유를 제시했다.
이번 세부 조정의 수혜 기업으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거론된다. 삼성전자는 10나노 6세대 D램(1c)을 양산해 HBM4에 적용하고 있고 200단 후반에서 300단 초반으로 적층된 V9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도 10나노 5세대(1b) D램을 HBM4에 적용 중이고 낸드플래시는 321단 적층까지 생산 능력을 끌어올렸다. 양사 모두 정부가 제시한 기준을 충족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신설되고 있는 공장 규모와 앞으로의 계획을 고려할 때 향후 확정될 메가 프로젝트 승인 조건에도 부합할 것으로 보인다. 두 기업은 인공지능(AI) 산업 확대로 고대역폭메모리(HBM), 고성능 D램, AI 서버용 낸드플래시 등의 수요가 공급을 웃돌자 생산라인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루빈'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4가 탑재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이미 국민성장펀드서 3%대 저리 대출로 2조5000억원을 지원받아 평택캠퍼스 내 5공장(P5)을 짓고 있다. 펀드 지원을 통해 2030년으로 정했던 설비 가동 계획을 2028년까지 앞당겼다. 같은 해 착공이 예정된 6공장 역시 국민성장펀드 지원을 받는다면 준공 시기가 더 빨라진다.
SK하이닉스의 용인 클러스터 1공장은 아직 국민성장펀드 투자의 1차 관문인 투자심의위원회에 올라가지 못했지만 이번 논의를 계기로 심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약 31조원을 투입해 2027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1공장을 짓고 있다. 향후 지원 내용이 명확해지면 2~4공장 착공 시점도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성장펀드를 통한 정부의 반도체 산업 지원은 긍정적"이라며 "다만 투자 결정이 되고 집행까진 시간이 걸리기에 여러 사항들을 고려해 증설을 계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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