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12일 이마트 납품 과정에서 담합 행위를 한 돼지고기 가공·판매사업자 9곳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31억6500만원을 부과하고 6개 사업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2021년 11월부터 2022년 2월까지 일반육 입찰에서 사전에 부위별 입찰가격이나 하한선을 합의했다. 일부 업체는 2021년 7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브랜드육 공급 과정에서 사전에 합의된 가격으로 견적서를 제출했다.
같은 시기 소비자 판매 단계에서는 한돈자조금을 활용한 할인 행사가 열렸다.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는 2021년 11월 김장철을 맞아 약 3주간 전국 대형 유통점 및 지역거점 유통업체·기업형슈퍼마켓(SSM)을 통해 삼겹살과 목심을 20%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11월11일부터 17일까지 이마트와 함께 삼겹살·목심을 40% 할인 판매하는 행사도 열었다.
당시 돼지고기 가격은 평년을 웃도는 수준을 기록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11월 삼겹살의 100g당 평균 소비자가는 2522원으로 평년(1956원) 대비 28.9% 비쌌다. 목심 역시 같은 기간 100g당 2383원을 기록하며 평년(1899원)보다 25.5% 높았다. 평년에는 김장철 특수가 지난 12월이면 가격이 하락세를 보였으나 2021년에는 삼겹살과 목살의 평균 소비자가가 전월보다 각각 182원, 46원 상승하는 이례적인 흐름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공급가 인상분이 할인 판매에 가려지면서 소비자가 담합 피해를 체감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소비 촉진을 목적으로 투입되는 공적 자금이 결과적으로 담합으로 인한 가격 인상을 완충하는 역할을 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격이 오르는 국면에서 할인 행사가 이어지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실제 가격 변동을 체감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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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사전 파악 어려워"…제도 개선 논의 확대 주목━
유통업계는 품목 특성상 담합 파악에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저가격 입찰을 통해 매입하는 구조라 업체들이 가격을 물밑에서 정해놓으면 담합행위를 사전에 파악하기 어렵다"며 "이러한 담합행위가 만연해있는 것인지도 알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협력 업체들이 담합으로 납품단가를 높이면 소비자 판매가도 상승해 가격 경쟁력 확보가 핵심인 유통사 입장에서도 피해"라고 덧붙였다.이에 공적 자금이 투입되는 자조금 운용 전반에 대한 감시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담합 등 불공정 행위가 발생하는 시기에 관행적인 할인 행사가 이어질 경우 자조금이 시장 왜곡을 완충하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자조금이 가진 공적 성격을 고려할 때 운영 방식 전반에 대한 정교한 관리체계가 도입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국회에서는 농산자조금 단체의 공적 기능을 강화하고 이들이 자조금을 체계적으로 운용·관리할 수 있도록 권한과 기능을 부여하는 법안이 검토되고 있다. 개별 농업인이 대응하기 어려운 농산물 수급 문제에 대해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제도 개선 논의를 축산 분야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법안을 준비 중인 임미애 의원실 관계자는 "농산 자조금은 규모가 미미해 전반적인 체계 정비를 우선 논의 중"이라며 "축산 분야까지는 아직 살펴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대한한돈협회는 이번에 적발된 담합을 업체 간 문제라고 규정했다. 협회 관계자는 "담합은 업체 간 이뤄진 것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정부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서도 "농가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사항이 아니라서 별도의 입장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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