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광역의원 청년 공개오디션 본선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 /사진=뉴시스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한 뒤 당의 험지로 분류되는 호남 지역에 출마할 뜻을 시사한 가운데 이 위원장의 공천 과정에 대한 평가에 관심이 쏠린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에) 가장 어려운 험지인 호남에서 이 위원장이 가진 상징성이 있다"며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모셔야 할 분"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지난 29일 자신의 SNS에 "기득권을 그대로 두고 익숙한 사람만 다시 세우는 공천으로는 국민의 신뢰를 되찾을 수 없다"며 "정치는 책임이다.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고 썼다.


이는 국민의힘이 후보를 내지 못한 호남 지역 출마를 시사한 것으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전남 곡성 출신인 이 위원장은 보수 진영 내에서 이례적으로 전남 순천에서 19·20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바 있다. 현재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호남을 제외한 14개 광역단체 가운데 경기도를 제외하고 공천을 대부분 마무리한 상태다.

정치권에서는 이 위원장이 주도한 6·3 지방선거 공천에 대해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가 공관위를 이끈 47일 동안 공천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았고, '뉴페이스 공천'이란 목표에도 미진했다는 점에서다.

대표적으로 대구시장 후보 공천 갈등이 꼽힌다. 이 위원장은 지난 22일 대구시장 경선 후보와 관련해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대구 수성구갑)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컷오프(공천 배제)했다. 이에 주 의원은 지난 26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고, 이 전 위원장은 컷오프에 불복해 대구시장 선거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해당 갈등은 컷오프 발표 이전부터 예고됐다. 이 위원장은 지난 12일 주호영(6선)·윤재옥(4선)·추경호(3선) 의원을 대구시장 경선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공관위 내부 반발이 거세지자 지난 13일 사퇴했다. 이후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설득과 '공천 전권' 약속을 받고 15일 복귀했다.

충북지사 후보 공천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이 위원장은 지난 16일 김영환 충북지사를 컷오프했지만, 김 지사는 이에 반발해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후 김 지사 컷오프 직후 국민의힘 공관위는 충북지사 후보 추가 공모에 나섰는데, 김수민 전 충북 정무부지사가 유일하게 공천 신청을 하면서 '내정설' 논란이 불거졌다.

서울시장, 부산시장 후보를 놓고도 공천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 서울의 경우 오세훈 시장이 두 차례 공천 신청을 미루면서 공관위가 경선 후보 확정에 어려움을 겪었고, 부산에서는 박형준 현 시장 컷오프 검토 논란 끝에 경선 방식으로 선회했다.

경기도지사 후보 공천도 난항을 겪고 있다. 양향자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함진규 전 의원이 공천을 신청했지만, 공관위는 현재 후보들만으로는 민주당과의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경선 후보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은 유승민 전 의원에게 경기도지사 출마를 권유했지만 유 의원은 사실상 출마를 거부하고 있다.

이 위원장이 공언했던 '뉴페이스 공천'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14개 광역단체(호남 제외) 중 7곳에서는 ▲유정복 인천시장 ▲김진태 강원지사 ▲김태흠 충남지사 ▲최민호 세종시장 ▲이장우 대전시장 ▲김두겸 울산시장 ▲박완수 경남지사 등 국민의힘 현역 단체장이 단수 공천됐다. 서울·부산시장과 경북지사 후보 경선에도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 ▲이철우 경북지사 등 현역이 유력 후보로 참여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정현 공관위원장이 초반에 의지는 있었겠지만, 결과적으로 국민의힘 공천은 공정성·신뢰성·경쟁력 3가지를 모두 잃었다"며 "젊은 인재를 배치한 것도 아니고, 기성 광역단체장이나 기성 의원을 탈락시키지도 못했다. 새로운 인재를 발탁하지도 못했다"고 말했다.